내가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라고?

브런치가 달아준 연두색 '가족' 크리에이터 배지

by 흥미진진한 독자

'가족'은 나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사는 사람들이다 보니 가장 먼저 내 글의 첫 소재가 되었다.


글쓰기를 마음먹었을 때 가장 가까이 있었고 가장 잘 알았고 그래서 가족생활 안에서 벌어진 일을 글감으로 활용했다. 특별할 거 없다고 생각한 이야기를 재밌게 읽어주는 분들이 계셔서 용기게 글을 썼고, 그러다 보니 브런치에서 '크리에이터'라고 불러는 일이 생겼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1개월 전이다. 발행한 글 개수는 적지만 매일 1편씩 올렸고, 1~2편의 글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라는 배지가 달린 것 같다.


내 글은 소재가 아이들, 남편, 앵무새다.

아이들 생활에서 관찰한 부분은 '핸드폰'과 관련된 갈등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핸드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신기하게 글을 쓰고 있다 보면 다른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났다. 1년 동안 핸드폰 없이 살면서 겪은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았다. 항상 우리 생활을 함께 해온 물건이었기 때문에 없는 빈자리가 커서 어디서든 문제가 되었다.


남편 관련해서도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이런 사람이랑 사는 사람 없을 거라는 푸념과 좌절이 지금 와서는 고맙게도 전화위복이 되어 글감을 제공해 주고 있다. 세상에 공짜 없다고 맞춰가며 적응해 산 덕분에 얻는 의외의 혜택(?)같이 느껴진다. 부부의 삶이 다 그렇듯이 불만도 비슷비슷해서인지 몇 편 쓰지 않았지만, 조회수 높은 글은 남편과 관련된 글이다. 글에는 남편 욕을 많이 하지만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사람이다. 이혼이 유행하고 있지만 절대 이혼 생각은 없으니 오해하지 말자. 아마 평생 이렇게 아웅다웅할 것이다.


글을 쓰면서 생긴 장점은 아무리 남편의 'ㅈㄹ'스러운 면을 만나도 화나지 않고 '이거 좋은 글감인데?', '글로 써서 복수하리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쳐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남편님, 만약 억울하시다면 당신도 내 이야기를 글로 쓰시오. 예를 들어 정리를 잘 못한다거나, 냉장고에 얼음으로 박제된 식재료들이며....내 이미지를 위해 이하 생략)


아이들과 남편 말고도 소중한 가족이 한 명(마리?) 더 있다. 에너지충전 역할을 맡고 있는 앵무새로 이름은 '앵순이'다. 가족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며 가장 높은 서열에 위치한다. 절대 미모를 지닌 절대 강자로 살아가고 있는 부러운 '새 팔자'다.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라는 명명이 붙었을 때 솔직히 기쁘지 않았다. 나는 인문, 교양, 에세이, 도서 분야 타이틀을 원했다. 맨날 자유부인을 외치며 가족을 탈출하고 싶어 하던 사람이었는데 또다시 '가족'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으니 영 불편했다. 하지만 나에게 이렇게 글 쓰는 즐거움을 주는 대상도 가족이라는 이 아이러니함을 이제는 즐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브런치의 초록색 배지에 걸맞은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로 자아실현을 해보려고 한다.


맹자 이루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道在爾而求諸遠(도재이이구저원)
事在易而求諸難(사재이이구저난)
人人親其親, 長其長(인인친기친 장기장)
而天下平(이천하평)

"도가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먼 곳에서 찾고, 일이 쉬운 곳에 있는데도 어려운 곳에서 찾는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어버이로 섬기고 어른을 어른으로 섬기면 천하가 평온해질 것이다."


모든 시작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로 다가오는 구절이다. 함께 살고 자주 마주하는 대상인 가족에 대한 이해 없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먼저 이해하려고 시도할 수 있을까?

'가족분야 크리에이터'라는 꼬리표가 나에게는 세상을 이해하는 첫 시작점 앞에 서있게 한다.


가족에서 시작한 글쓰기가 점차 확장되어 사회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이치탐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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