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번째 생일과 39만 원

종자값도 인정!

by 흥미진진한 독자

생일이 되면 여기저기서 축하받는다. 치과, 안과와 같은 병원에서 시작해 미용실까지 다양한 곳에서 생일 축하 메시지와 생일을 빙자한 할인 쿠폰이 도착한다. 심지어 네이버 홈 화면에서도 신기하게 나의 생일을 축하해 준다.


나의 생일을 만들어 주신 분이 계신다. 바로 어머니! 이날 가장 공이 큰 분이다. 10달 동안 뱃속에 품었다가 몇 시간 진통을 겪고 한 생명을 이 세상에 내놓는 순간, 본인의 삶도 가장 큰 변화를 맞이했을 터였다.


생일축하는 내가 받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엄마라 생각한다. 생일날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항상 용돈을 주셔서 받아오기만 했다. 올해만큼은 엄마를 위한 이벤트를 해야겠다고 불현듯 생각했다. 의미 있는 용돈이 되기 위해 내 나이 39살이니 39만 원을 꽃과 함께 사한 마음으로 드렸다. 어머니께서는 생각지도 못하셨는지 무척이나 기뻐하셨고, 이런 깜찍한 이벤트를 생각해 낸 나 스스로 대견했다.


반전은 어머니께 용돈을 드렸더니 아버지께서 종자값은 없냐고 하신다. 그렇다. 나의 생명 지분을 반 소유하신 아버지를 잊었다. 그런데 종자값이라니! 가족 대화방에 아버지의 발언으로 발칵 뒤집혔다.


하루 종일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우리 아버지 정말 재밌으시다. 어머니께서 종자도 중요하다며 큰딸이 드린 용돈을 사이좋게 나누셨다. 2% 부족한 이벤트였지만 아버지의 종자값타령으로 하루 종일 웃고 지낸 하루였다. 가장 행복한 생일이었다.


ft. 반응이 좋아서 내년에는 남편 생일 때 시어머니께도 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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