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한국에서는 영화도, 뮤직 비디오나 웹 드라마, 광고도 아무것도 하기 싫다. <베테랑>을 이제야 보았다.
2. 그 날은 일이 너무 늦게 끝났다. 12시간을 약속했던 나는 다음 날 저녁까지 일을 했다. 결국 생애 첫 총선 투표도 못했다. 다행히 차비를 약속받아 택시를 타고 서울로 퇴근을 했다. 잠은커녕 씻지도, 밥을 제때 먹지도 못했던 나는 꾀죄죄하고 초라한 몰골로 서울 번화가를 걸었다. 겨우 동료와 저녁을 먹고 집까지 가니 밤이 늦은 시간이었다.
3. 임금은 약속된 기한보다 두 달 쯤 늦게 들어왔다. 계속 재촉하는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구한 일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 겨우 받은 임금은 나를 불행하게 했다. 나는 약속보다 24시간을 더 일했는데 추가수당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차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들은 말은 ‘미안하다’ 뿐이었다.
4. 법대로 계산하면 54만원 정도 들어왔어야 했다. 하지만 누가 막내를 그 돈 주고 쓰겠어.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아주 적게, 대충 계산해서 절반인 26만원을 생각했다. 하지만 들어온 돈은 내가 쓴 4만원의 차비를 포함하여 19만원이었다. 나는 그 날 저녁도 먹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5. 어디 이것 뿐이겠는가. 나는 일이 늦어진대도 추가수당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계약서를 쓰겠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지인을 통해 구해진 일이므로 그 사람의 체면을 생각하여 입도 뻥끗 못한다. 추가수당을 제대로 달라고 말하고 싶고, 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싶다.
6. 막내는 원래 돈 못 받고 일하는 거야. 나도 다 그렇게 했어. 그 시절에, 맨날 밤새우면서 일해도 월급 80만원 받고 고시원 방에서 하루 한 끼 먹고 일했다. 다 열정이 있으니 그렇게 했지. 아니 근데, 계약서? 뭐? 너네 열정 없냐? 선배 못 믿어? 하여간 요즘 애들은 물러 터졌어.
7. 야. 너네는 막내 때 그렇게 고생한 거 지금 헤드 돼서 다 뜯어먹고 살잖아. 막내들 줘야 할 돈, 추가수당, 너네 젊을 때 너네가 입 못 열어서 못 받은 그 비겁한 돈!!!!! 그거 다 우리가 일한 거 갈취 해서 스스로 보상 하는 거면서. ‘크으~ 우리가 그 때 고생했던 게 이제야 살 길 트이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자위 하잖아.
8. 외국 기업 일을 맡아서 해도 뻔뻔하게 월급 떼어먹는 건 결국 한국 회사 뿐이었다. 대한민국 대기업 망하면 어떻게 할 거 길래 세금을 그렇게 떼고 회사들을 괴롭히냐고? 아니 저기요. 그거 다 우리가 일해서 일군 거예요. 우리 윗 세대가 분신 자살까지 하면서 일했다구요. 그렇게 죽어라 일해서 만든 게 대한민국 대기업입니다. 내야 할 세금 안 내고, 범죄 저지르고, 자기들끼리 기업 돌려먹기 하는데. ‘법’을 안 지키는데 가만히 내버려 두나요?
9. 혹자들은 내게 빨갱이라고 했다... 내가? (증명 : 김정은 개새끼!) 어차피 자기들도 다 일개미인 주제에. 돈 못 받고, 가정도 생활도 포기하면서 승진하면 인정 받았다고 헤벌쭉. 나중에 40대 쯤 되어서 막내들 밥 굶기고 돈 떼어 먹으며 ‘나 때는 말야...’로 설교 시작할 사회악들. 그래요. 나는 요즘 젊은 애라서, 버릇도 없고 되바라지고 돈만 바라요. 그러니까 돈 없으면 직원 쓰지 마세요. 촬영도 하지 마시고, 회사 굴리지 마시고, 예술 운운하(실 거면 같이 <시계태엽 오렌지> 한 편 찍을 테니까 그러)지도 마세요. 1인 프로덕션 하시란 말이에요.
10. 나는 한국에서는 영화도, 뮤직 비디오나 웹 드라마, 광고도 아무것도 하기 싫다. 모두 지인을 가장한 적들 뿐이다. 웃는 얼굴로 다가와, 나의 노동력을 갈취하고, 계약서를 쓰고 정당한 임금을 바라며 노동부에 진정을 넣으면... 업계에서 매장 시키려 한다. 세상은 넓고 내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많다. 나는 더 이상 영화에 열정 없다. 1) 일한 만큼 2) 제 때 맞춰 임금을 지급하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 내 열정은 모두 지금 이 글 읽고 찔리는 당신들이 갉아먹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