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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이젠 '신뢰' 를 묻습니다.

저가 전쟁, 시장 포화, 그리고 다시 떠오르는 홍삼

by 키움가치


건강기능식품, 이젠 ‘신뢰’를 묻습니다
– 저가 전쟁, 시장 포화, 그리고 다시 떠오르는 홍삼

한때 건강기능식품은 ‘온 가족 필수템’이었습니다.
3050 여성들은 부모님을 위한 홍삼부터 아이를 위한 유산균까지, 가족 건강을 챙기는 일상의 일부였습니다.
명절엔 선물세트로, 평소엔 루틴으로 너무도 익숙한 존재였지요.

하지만 지금, 그 뜨거웠던 사랑이 서서히 식고 있습니다.
지갑은 닫히고, 관심은 해외 직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건기식 시장은 여전히 크지만, 그 안의 분위기는 예전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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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인 성장곡선, 그 안의 이유

2019년 4조 8,936억 원이었던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3년 6조 원을 돌파하며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도는 점점 둔화되고 있습니다.
2021년 10%
2022년 8.1%
2023년 –0.1%
2024년 –1.6%

빠른 포화, 브랜드 피로, 가격 민감도가 작용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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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뛰어들었습니다, 그래서 흔들립니다

건기식은 의약품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마진도 높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이 뛰어들었습니다.

제약, 식품, 화장품, 심지어 주얼리 회사까지 말입니다.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농심, hy,

빙그레, 삼양식품, 제이에스티나 등
다양한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최근에는 신신제약, 압타바이오, 박셀바이오 등도
정관을 변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품질’입니다.
건기식 전문 제조사 10곳 중 7곳은

연 매출 10억 원 미만이고,
85%가 연 매출 50억 원에 못 미쳐
품질 관리나 지속 가능한 운영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모두가 신뢰받을 수는 없다”

말이 실감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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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파괴, 다이소와 편의점의 등장

이런 시장 구조 속에서
다이소와 편의점이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떠올랐습니다.

다이소는 3,000~5,000원대의

오메가3, 비타민, 루테인 제품을 출시하며
건기식의 ‘가성비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고, 온라인몰까지 확대 운영 중입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입니다.
CU와 GS25는 제약사와 협업한 이중제형 제품을 통해
전년 대비 각각 137%, 63%의 매출 성장을 이뤘습니다.

CU는 상반기 중 5,000개의 건강식품 특화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국 편의점 건기식 판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또 한 번 질문을 남깁니다.
“싸니까 좋은 걸까, 아니면 진짜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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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르는 홍삼

국내 시장이 포화된 지금,
건기식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홍삼입니다.
면역력과 전통을 동시에 상징하는 홍삼은
미국, 동남아, 중국 등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홍삼젤리, 스틱형, 액상음료 등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하며
K-헬스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효도템에서 글로벌 건강식품으로.
홍삼은 다시, 브랜드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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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한 3가지 조건

1. 신뢰
– GMP 인증, 기능성 검증, 원료 투명화
– ‘누가 만들었는가’가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2. 품질 중심의 스케일 확보
– 연 매출 50억 원 이상 확보,
소량 생산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제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3. 해외 타깃 제품 개발과 현지화 전략
– 홍삼, 유산균, 루테인 등 글로벌 인기 원료를 바탕으로
국가별 니즈와 인증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 기획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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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건강기능식품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하지만 그 매력은 이제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음’이 아니라
‘오래도록 신뢰받을 수 있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신뢰 없는 시장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건강을 다룬다는 책임은
언제나, 브랜드의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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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Note.

제품보다 사람이,
효능보다 태도가 중요한 시장.

이제는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믿게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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