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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Mar 21. 2016

마음을 밝혀주는 빛,
주문진등대

백조의 호수여행-향호 3편

주문진등대로 향했다. 등대 가는 길 표지판을 따라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오르던 중 문득 뒤돌아 본 풍경에 한번 반한다. 중간 쯤에 있는 전망데크에서 또 한 번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바다를 마음에 한껏 담기 좋은 명당이기 때문이다.      


등대를 오르던 중 문득 뒤돌아보고 반한 풍경


다시 등대로 향한다. 주문진등대는 강원도 최초의 등대다. 1918년에 세워졌다. 다가오는 3월 20일이 생일이다. 높이 약 10m의 하얀 외벽. 첫인상은 멋스럽다. 헌데 찬찬히 들여다보니 갖은 고초를 겪었을 세월이 읽혀진다. 등대는 여러 번 등명기(등대에서 불을 켜 비추는 기계)를 교체하며 세월을 견뎌냈다. 등대는 오랜 세월 묵묵히 주문진 앞바다를 지켰다. 한 자리를 진득하게 지키지 못하는 내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아빠 사진-고종환 제공] 강원도에서 첫 번째로 세워진 주문진등대

       

세상에도 등대 같은 사람들이 있다. 


한 자리를 오래 지키는 사람들.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 묵묵히 누군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나온 한 편의 글이, 한 장의 그림이, 한 소절의 노랫말이 어두운 마음을 밝혀주는 빛이 되기도 한다.      


카메라 감독으로 일하셨던 아빠는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모범이 되어 표창패를 받기도 하셨다.


내 마음을 밝혀주는 사람들을 찬찬히 생각해본다. 


회사를 그만둘 때 나를 가장 힘들게 한 상사는 ‘취직하기 힘든 세상이다, 고정 수입없이 어떻게 살거냐’는 등 끝까지 모진 소리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전보다 10분의 1도 안 되는 돈을 벌지만 잘 살아가고 있다. 옷, 화장품, 가방에 여전히 관심없고 돈 욕심이 없는 것도 한몫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든든하기 때문이다.      


주문진등대 앞에 자리한 안택규 작가의 작품, 바다의 벗

어떤 선택을 하든 내 편이 되어주는 아빠, 엄마, 동생들이 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잡아주는 멘토가 있다. 틈틈이 안부를 물어봐주는 사람들이 있다. 문득 책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연락해 온 친구가 있고, 피곤할 때 커피 한 잔 하라며 기프티콘을 보내는 친구가 있다. 넌 잘 될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고, 지금이 제일 행복해보인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다. 따뜻한 글을 전해줘서 고맙다는 언니가 있고, 내 글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선배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려보는 시간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묵묵히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다.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본다.
이 글을 빌어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여행 꿀팁

1.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옛등대길 24-7 주문진등대 

2. 등대 개방시간 : 하절기 06:00~18:00, 동절기 07:00~17:00 

3. 야간에는 출입할 수 없다. 폭설 또는 안개 시에도 출입할 수 없다. 

4. 비, 눈이 온 경우 매우 미끄러우니 조심히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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