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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Jun 30. 2020

해바라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출근하자마자 소집 옆 텃밭을 보고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거센 비바람에 해바라기가 일제히 쓰러져 있었다.  마음이 시큰했다.  


활짝 핀 해바라기 꽃들 덕분에 웃는 요즘이었다. 출근길을 반겨주었던 기억 때문에 마음이 더 먹먹했다. 예보 소식에 미리미리  장대를 세우고 대비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후회가 밀려왔다. 쓰디쓴 경험이다.


내 마음이 이러한데 아버지 마음은 오죽할까 싶다. 해바라기를 심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물을 주셨던 아버지. 막상 꽃이 원하는 방향과는 반대로 피어서 당황해하기도 하셨지만 그 모습도 예뻐서 요 며칠 카메라에 담곤 하셨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추억해야 하는 해바라기가 되었다. 마음이 울적한 하루다.


새싹이 막 움텄을 때 마냥 신기했다. 그날 이후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이 대견했다. 키가 쑥쑥 크더니 해바라기 꽃이 하나둘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날들을 선물해주었다. 그렇게 주는 것이 많았던 해바라기. 그래서 더 아프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추억해야 하는 해바라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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