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걸어가는 길도 평소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리고 청소 시간도 두 배가 걸렸지만 그래도 기다리던 눈이라 좋다. 고향와서 6년을 살면서 눈 다운 눈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소집 주변에 눈이 많이 쌓였을까 걱정했는데 큰 나무들 덕분에 눈이 덜 쌓였다. 고마운 나무들. 의자 위로 눈 방석이 생겼다. 채광창은 눈으로 덮였다. 지붕 눈을 치울까 하다 그냥 햇살에 자연스레 녹을 때까지 놓아두려 한다. 괜스레 걱정이 됐던 초담이도 변함없이 출근해서 아점을 먹었다. 지금은 출입문 앞에서 눈멍을 하고 있다. 나도 덩달아 눈멍 중이다.
강릉에 눈이 많이 와서 걱정해 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대신해 소집 눈 온 풍경을 전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