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윤 개인전 <쓸모의 균형> 전시 이야기, 소집
저는 소집이 정말 예뻐서 좋았거든요. 특히 완전한 화이트큐브보다 이런 집 분위기의 전시장을 좋아하는데 작품을 걸고 싶다고 느낀 멋진 장소예요. 그리고 기록해 주고 홍보해 주는 과정도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어떤 때는 사랑에 빠져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절망에 빠져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일의 성취로 가득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현실적인 것들을
겨우 해결하기에도 벅찰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 때에 좋은 건 더 오래,
나쁜 건 얼른 빠져나올 수 있으려면
내가 가지는 어떤 기준이 있을수록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는 고통스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열심히 균형을 맞춰가는 거죠. 어쨌든 제 개인적인 잘 살고자 하는 노력은
대부분 저울질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살려는 노력을
그림으로도 옮겨 보고 있습니다.
엄마가 되는 거대한 책임이 생겨나고서 제가 기준하고 있던 것들이 모두 무게를 잃는 거예요. 직설적으로 일, 건강, 수입 이런 것들이 다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거기서 저는 균형을 완전히 잃은 적이 있어요. 늘 어느 정도의 균형을 유지하며 살다가 완전히 기울어진 어떤 때부터 다시 중심에 오기까지 고통스럽기도 하고 많이 배우기도 하면서 지나왔거든요. 제가 욕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많았던 것 같더라고요. 스스로에 대해서 기준이 가혹한데 그래서 가진 기준들을 모두 채워서, 저울에 추를 계속 매달아 가면서 중심을 잡았던가 봐요. 근데 이번에 알게 된 건 완전히 다 비워내는 게 가장 흔들리지 않고 균형 잡힌 상태가 되는 것이더라고요. 그 가벼운 균형을 한번 알고 나서는 뭔가 치우치는 상태가 될 때에 이제 덜어내는 걸 먼저 생각해요.
취미이지만 그리는 기술보다 작품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과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가고 계속 작가인 태도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함께 그려보는 수업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