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향여행자 Apr 08. 2016

내 생애 첫 카약 도전이
가르쳐준 것, 춘천호

백조의 호수여행 - 춘천호 2편 

내 생애 첫 카약 도전이 가르쳐준 것 

고향이 강릉이면 으레 수영을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수영을 못한다. 오리배도 못 탄다. 어렸을 때 물에 빠진 경험 때문이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때의 공포가 마음에 계속 머물러 있다. 이를 극복해보고자 수영을 배웠지만 두 달 동안 유아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필자가 춘천호에서 카약 타기에 도전했다.      

1965년 2월 준공된 춘천댐으로 생겨난 인공호수인 춘천호.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며 카약을 탈 수 있다.

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탈 수 있을까?’ 고민이 점점 커졌다.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노를 젓는데 사용하는 패들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어떻게 저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주의사항 몇 가지도 알려주셨다. 차례가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이 커졌다. 언제까지 두려워만 할 수는 없는 일.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물에 빠질 일은 없다고 했으니까.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니 용기를 냈다. 

     

앞서 출발하는 팀을 보면서 과연 잘 탈 수 있을까 두려움이 커지는 순간

드디어 출발이다. 생애 첫 카약 여행이 시작되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상태가 되니 마음은 초긴장 상태가 되었다. 머리는 백지상태가 되어 조금 전에 배운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만 갔다. 둘 다 ‘어떡해’ 소리만 연발했다. 일어서는 순간 배가 뒤집힌다고 했다. 어떻게서든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선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친구와 노를 젓는 방향을 맞추기 시작했다.   

갈피를 못 잡던 방향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친구의 구령에 맞췄다. 갈피를 못 잡던 방향이 조금씩 잡혔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감을 잡았다. 그제야 호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젠 감탄사를 연발했다. 지난 소양호 여행 때 배를 타고 호수여행을 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내 눈이 카메라가 되어 호수를 줌인, 줌아웃해서 보는 것 같았다. 호수를 더 생생하게 느끼는 시간이다. 내가 그려가는 물결을 보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놀이 중 으뜸은 뱃놀이라고
       했던 말이 피부로 와 닿는다.       


느긋하게 보아야 호수의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조급함을 내려놓으면 고민을 풀어낼 방법도 보이지 않을까.

두려움을 이겨내니 카메라로 풍경을 담는 여유가 생겼다. 물에 빠지면 나보다도 카메라가 더 걱정이었다. 카메라를 두고 탈까 고민했지만 늘 해서 한 후회보다 하지 않아서 한 후회가 더 컸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가져가기로 했다. 잘한 선택이었다. 하마터면 큰 후회를 할 뻔했다.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든 인연들

카약을 타면서 고민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처음에 카약을 탔을 때
갈피를 잡지 못했듯,
우리의 고민도
처음엔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대로 고민을 내버려둘 것인지, 해결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고민을 해결하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방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됨을. 나만의 물결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통해 배운다. - 김지호 제공 
노를 왼쪽으로 저어보고,
오른쪽으로도 저어 보면서
방향을 잡는다.
중심이 잡힌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알게 된다.  
같은 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소중한 사람들 - 김지호 제공 


또한 노를 저으면서 알았다. 

갈 길은 내가 정하면 된다.
조급함도 내려놓게 한다.
힘들 땐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숨고르기를 통해 다시 노를 젓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짜릿함을 즐기는 보팅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여행 꿀팁 

1. 이용방법 및 이용료 : 낭만지호 게스트하우스에서 <카약+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 10시에 한다. 게스트하우스 예약 시 혹은 방문 시 문의하면 된다. 이용료 20,000원. 

2. 도미토리 1박+카약+보트+바비큐+무료 픽업 ‘67,000원 -> 50,000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3. 특별히 소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여유롭게 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카약이 끝나면 보팅 체험도 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민을 잘 이겨내는 방법은 없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