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여행 - 춘천호 2편
내 생애 첫 카약 도전이 가르쳐준 것
고향이 강릉이면 으레 수영을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수영을 못한다. 오리배도 못 탄다. 어렸을 때 물에 빠진 경험 때문이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때의 공포가 마음에 계속 머물러 있다. 이를 극복해보고자 수영을 배웠지만 두 달 동안 유아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필자가 춘천호에서 카약 타기에 도전했다.
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탈 수 있을까?’ 고민이 점점 커졌다.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노를 젓는데 사용하는 패들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어떻게 저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주의사항 몇 가지도 알려주셨다. 차례가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이 커졌다. 언제까지 두려워만 할 수는 없는 일.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물에 빠질 일은 없다고 했으니까.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니 용기를 냈다.
드디어 출발이다. 생애 첫 카약 여행이 시작되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상태가 되니 마음은 초긴장 상태가 되었다. 머리는 백지상태가 되어 조금 전에 배운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만 갔다. 둘 다 ‘어떡해’ 소리만 연발했다. 일어서는 순간 배가 뒤집힌다고 했다. 어떻게서든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선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친구와 노를 젓는 방향을 맞추기 시작했다.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친구의 구령에 맞췄다. 갈피를 못 잡던 방향이 조금씩 잡혔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감을 잡았다. 그제야 호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젠 감탄사를 연발했다. 지난 소양호 여행 때 배를 타고 호수여행을 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내 눈이 카메라가 되어 호수를 줌인, 줌아웃해서 보는 것 같았다. 호수를 더 생생하게 느끼는 시간이다. 내가 그려가는 물결을 보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놀이 중 으뜸은 뱃놀이라고
했던 말이 피부로 와 닿는다.
두려움을 이겨내니 카메라로 풍경을 담는 여유가 생겼다. 물에 빠지면 나보다도 카메라가 더 걱정이었다. 카메라를 두고 탈까 고민했지만 늘 해서 한 후회보다 하지 않아서 한 후회가 더 컸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가져가기로 했다. 잘한 선택이었다. 하마터면 큰 후회를 할 뻔했다.
카약을 타면서 고민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처음에 카약을 탔을 때
갈피를 잡지 못했듯,
우리의 고민도
처음엔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대로 고민을 내버려둘 것인지, 해결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고민을 해결하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방법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노를 왼쪽으로 저어보고,
오른쪽으로도 저어 보면서
방향을 잡는다.
중심이 잡힌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알게 된다.
또한 노를 저으면서 알았다.
갈 길은 내가 정하면 된다.
조급함도 내려놓게 한다.
힘들 땐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숨고르기를 통해 다시 노를 젓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여행 꿀팁
1. 이용방법 및 이용료 : 낭만지호 게스트하우스에서 <카약+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 10시에 한다. 게스트하우스 예약 시 혹은 방문 시 문의하면 된다. 이용료 20,000원.
2. 도미토리 1박+카약+보트+바비큐+무료 픽업 ‘67,000원 -> 50,000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3. 특별히 소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여유롭게 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카약이 끝나면 보팅 체험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