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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Feb 22. 2016

그리워하면 미련한 걸까?

백조의 호수여행-소양호 1편

춘천 소양호 뷰레이크 타임 코스   

코스 ☞ 소양호 -> 점심식사(추천 : 송학가든 산채비빔밥) -> 청평사 -> 카페 (추천 : 카페 나스)        

소양강 처녀는 제목만 들어도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노랫말의 의미를 몰랐을 때부터 따라 불렀다. 그 의미를 아는 나이가 돼서 불러보니 그리움이 절절하다. 그 애틋한 정서가 흐르는 춘천으로 향했다. 뷰레이크 타임의 첫 번째 질문 ‘그리워하면 미련한 걸까?’. 이 질문의 답을 찾고자 떠난 여행이다.



소양호에서 청평사로 향하는 뱃길     

   

“곧 출발합니다. 어서 타세요!”   


소양호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배에 올랐다. 운이 좋았다. 청평사로 향하는 다음 배는 30분 뒤다. 그곳에서 하룻밤 머무는 게 아니면 막배를 타고 나와야 한다. 돌아와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30분을 더 머물 수 있는 건 고마운 일이다. 겨울이라  바깥쪽 좌석은 썰렁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가 앉기는 싫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풍경을 생생하게 보는 걸 포기할 수 없었다. 10분이면 도착할 거리니 추위와  겨룰만하다.    


겨울 호수에 반해 10분이 짧게만 느껴졌다. 호수의 진짜 아름다움은 겨울에 숨어 있었다. 어떠한 멋을 내지 않아도 아름다웠다. 다른 계절엔 호수와 어우러진 산을 보는데 집중했었다. 겨울은 달랐다. 맨 얼굴을 드러낸 호수에서 시선이 고정되는 곳은 물결이었다. 배가 지나가고 있는 자리에 물결이 그려졌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부럽게 느껴졌다. 자기만의 물결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다. 언젠가부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데 공허하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 지조차 잊어버린 지 오래다. 한때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시절이 있었다. 그때가 그리웠다. 그땐 내 이름만이 나를 표현할 뿐이었다. 내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하나 둘 늘어감에 따라 나에게 소홀해지게 되었다.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바로 답하지 못한다면 다시 나를 챙겨야 할 때다.


하루 10분이라도 좋다.
소양호 선착장에서 청평사 선착장으로 향하는 시간만큼만
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달라질 것이다.


여행 꿀팁

1. 소양관광 소양호 선착장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신샘밭로 1128   

2. 소양호에서 청평사로 향하는 배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30분 단위로 운항한다.

청평사에서 소양호로 돌아오는 배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30분 단위다.   

3. 왕복 요금은 대인, 중고생 6,000원, 초등학생 4,000원이다.         


*이 글은 현재 동아사이언스에서 연재 중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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