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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Jun 03. 2016

삽교호에서 다시 되새기는  호수여행의 이유

백조의 호수여행-삽교호 2편 & 에필로그  

삽교호를 찾아간 이유는 단 하나. 일몰을 보기 위해서다. 벤치에 앉아 해가 저무는 풍경을 바라보던 여자의 뒷모습 사진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처음에 도착한 장소는 삽교호 관광지. 한적한 호수 풍경은 찾을 수 없었다.      

함상공원, 해양테마과학관, 놀이시설, 수산물시장 등을 갖추고 있는 삽교호 관광지.

삽교천방조제로 향했다. 제방만 보일 뿐 사진 속 장소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위치를 검색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 사이 날은 저물어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카메라 배터리가 다 닳아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다음 날을 기약해야 했다. 자료를 더 찾아보았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각도로 찍은 사진 몇 장을 더 찾을 수 있었다.      


삽교호 기념비.삽교호는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과 당진시 신평면 사이에 있는 담수호다.

삽교천방조제 어디쯤인 건 분명했다. 다음 날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화물차 과적단속을 하는 곳 옆으로 삽교호 기념비가 어렴풋이 보였다. 그곳으로 들어서니 드디어 사진 속 장소가 나온다. 하지만 일몰을 기대할 순 없다. 이번엔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그래도 장소를 찾아서 다행이다.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뷰포인트. 언젠가 이 자리에서 꼭 일몰을 볼 수 있길 소망해본다.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본다. 이곳을 찾느라 분주했던 마음을 정돈한다. 일몰을 빼곤 멋스러운 풍경을 자아내는 호수는 아니다. 특별한 것이 없다. 어떤 이야기를 풀어야 하나 막막해진다. 그러다 호수여행을 결심했던 처음을 떠올려본다. 무슨 특별함을 찾기 위해 시작한 여행이 아니었다. 힘들 때마다 찾았던 곳이 집 가까이에 있는 호수였다.


어딘가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누군가도 호수에서
마음이 쉬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 출발점이었다.


그 호수가 당신이 사는 곳 가까이에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호수를 찾아 여행하는 이유다.   

   

당신의 지친 마음이 잔잔한 호수 풍경 안에서 잠시 쉬어가면 좋겠다.

혼자만의 여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만큼 책임감도 크다. 하지만 좀 다른 책임감이다. 내가 하고 싶어서 스스로 짊어진 책임감이다. 열정을 다하게 된다. 혼자라면 감히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열다섯 번의 여행 중 아홉 번의 여행은 아빠와 함께 했다. 큰 힘이 되어주는 아빠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 그리고 이 여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독자에게도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여행 꿀팁   

주소 : 충남 아산시 인주면 문방리 (삽교천방조제)

*삽교대교를 지나 인주면 방향으로 삽교천방조제를 가다 보면 화물차 과적단속 중인 곳이 나온다. 그 옆으로 삽교호 기념비가 보일 것이다. 작은 길이 나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삽교호 뷰레이크 타임, 못다 한 이야기  

지난주에 내게 막중한 책임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여정이었다면, 이번 주는 누구나 짊어진 책임감과 스스로 짊어진 책임감을 생각해보는 여정이었다. 책임감도 양면성이 있었다. 삶의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만약 감당하기 힘든 책임감을 안고 있다면 혼자 끙끙 안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 어떻게 해서든 털어놓았으면 한다. 누군가에게 직접 말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편지에 마음을 담아보는 것도 좋다. 여기 댓글에라도 좋다. 그래서 그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었으면 좋겠다.


*<뷰레이크 타임>은 현재 동아사이언스에도 매주 목요일마다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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