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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Jun 30. 2016

파로호 산소 100리길,  호수를 달리다 마음을 보다

백조의 호수여행-화천 파로호 2편 & 에필로그

*화천 파로호 산소 100리길 자전거 여행 2편입니다.

     


멀리서 바라볼 땐 호수는 그저 평온하기만 하다. 숲으로 다리를 건널 때였다. 호수 위 다리를 걸으며 호수를 가까이서 보니 곳곳에 지저분한 것이 보였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가까이서 봐야 안다.
왜 나는 늘 이해받는 쪽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쪽이었을까.
상처를 주는 쪽이 아닌
상처받는 쪽이었을까.
챙김 받는 쪽이 아닌
챙겨주는 쪽이었을까.

김훈 작가가 작명한 ‘숲으로 다리’. 물 위를 걷는 듯하다.
착해서였다.


착한 엄마. 착한 아빠. 착한 남편. 착한 아내. 착한 딸. 착한 아들. 착한 언니. 착한 오빠. 착한 친구. 타인에겐 착한 사람이면서 정작 나 자신에겐 착하지 못했다. 그래서 힘들었다. 마음이 힘들다는 신호를 무시하다 보면 결국 몸이 탈이 나고 만다. 자신을 챙기지 않고 착하게 사는 건 착한 게 아니다.   


파로호는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호수로 화천댐으로 인해 생긴 호수다.


다시 속도를 내본다. 화천 꺼먹다리 표지판이 보인다. 드디어 꺼먹다리에 도착했다. 꺼먹다리는 1945년에 화천댐과 발전소가 준공되면서 세워졌다. 교량상판이 검은색 콜타르 목재라서 꺼먹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전쟁 당시 포탄과 총알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한 다리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볼 수 없다. 노후화되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꼭 걸어보고 싶은 다리였는데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등록문화재 제110호로 지정된 꺼먹다리. 한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다리다.

   

아쉬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많은 이들의 발길에 지칠대로 지쳤을 다리. 아무리 튼튼해 보이는 다리도 낡아지고 위태로울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더 위태로워지기 전에
내 마음에도 출입금지를 걸고
 나를 챙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잔잔한 풍경 안에서 마음이 쉬어가기 좋다.   

여행 꿀팁   

1. MTB 자전거 대여소 주소 : 강원 화천군 화천읍 하리

2. 자전거 대여료는 만원이다.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신분증이 없으면 대여할 수 없다. 신분증 확인이 끝나면 자전거와 함께 화천사랑상품권 5,000원 권을 환급해준다.  

3. 시원한 생수 한 통을 준비할 것. 이왕이면 꽝꽝 얼린 생수가 좋겠다.

4. 하절기 대여시간은 오전 9시 ~ 오후 3시 30분이며, 반납시간 오후 5시 50분까지다.  

5. 자전거 코스 : 자전거 대여소 -> 화천대교 -> 미륵바위 -> 숲으로 다리 -> 꺼먹다리 -> 미륵바위 -> 화천대교 -> 자전거 대여소

*초보도 무난한 코스다. 2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사진을 찍고, 중간중간 쉬면서 돌아서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화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붕어섬 입구에 자전거 대여소가 보인다. / 사진13-화천사랑상품권은 화천전통시장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파로호 뷰레이크 타임, 못다 한 이야기  

‘착하게 살았는데 왜 아픈 걸까?’에 대해 생각해보는 여정이었다.

내 마음이 불편하면서까지
착할 필요는 없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착한 마음 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나를 먼저 챙기자. 나에게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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