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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Jul 28. 2016

풍호마을 연꽃축제로
풍호의 추억 소환!

백조의 호수여행-강릉 풍호 1편 

추억은 힘이 세다는 걸
보여주는 축제가 있다.
풍호마을 연꽃축제다. 


축제의 시작은 7월 28일. 축제가 열리기 사흘 전, 마을을 찾았다. 정 많은 사람들이 모여 화합이 잘 되는 마을이라는데 그 말을 실감했다. 후덥지근한 날씨임에도 마을 주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막바지 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풍호마을 연꽃단지에 올해 새로이 생긴 분수대 조형물. 고종환 제공

정자 옆으로 물레방아가 새로 생겼다. 마을 주민들이 새롭게 손수 만들었다고 한다. 운치를 더한다. 푯말을 직접 만드시는 이종순 할아버지의 모습도 인상 깊다. 조롱박, 관상용 호박, 수세미 등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터널은 더위를 잊게 해 줄 그늘막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마을주민들이 모종을 하나하나 심어 가꾼 박 터널 - 고종환 제공 

어느덧 8회째를 맞은 풍호마을 연꽃축제. 일회적으로 끝나는 축제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 축제를 한번 여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 풍호마을 연꽃축제는 매년 여름마다 열리고 있다. 8년째 이끌어 온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마을 주민들의 단합에 있다. 

단합의 원동력은 바로 추억이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에게 풍호는 아련하고 먹먹한 장소다. 단풍 풍(楓), 호수 호(湖). 마을의 이름에 담겨있듯, 이곳엔 호수가 있었다. 옛날에 호수 주위에 단풍나무가 우거져 여름엔 단풍 향기가 그윽했고, 가을엔 붉게 물든 단풍이 호수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신라시대엔 화랑들이 시를 읊고, 뱃놀이를 했었다고도 전해진다.      


축제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전통 갯배 체험. 갯배에 올라 직접 운전해볼 수 있다.-고종환 제공

강릉 향토지 <임영지>의 기록을 보면, 풍호의 둘레는 약 4km. 면적은 약 30만 평에 이르는 호수였다. 호수 중심엔 연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호수는 사라졌다. 형태만 겨우 남아있을 뿐이다. 마을 주민들의 추억에만 살아있는 호수다. 풍호 연꽃축제위원장인 박종훈 이장 역시 어린시절에 갯배를 타고 나가 통가리로 가물치를 잡고 붕어도 잡았었다며 풍호에서의 추억 보따리를 풀어놓으셨다.    

[옛날 물고기 잡던 어구인 통가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시는 박종훈 이장님(왼쪽). / 논에 물을 대던 농기구인 파래(용두레)도 체험해볼 수 있다(오른쪽).고종환 제공.]


*풍호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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