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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향여행자 Aug 11. 2016

또 다른 반전,
쌍호 안에 움직이는 섬 출현?!

백조의 호수여행-쌍호,가평리 습지 2편

지금 쌍호의 호소 면적은 0.004 제곱킬로미터다. 호수 대부분은 갈대가 장악하고 있다. 거대한 갈대숲을 이루며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난다. 쌍호 안에 움직이는 섬이 나타난 것이다. 이 섬의 정체는 갈대숲에서 떨어져 나온 갈대 군락지다. 자연이 만든 섬인 셈이다. 이 섬은 시시때때로 위치가 달라진다.      

호수 가운데 떨어져나온 갈대 군락지가 움직이는 섬이다.-고종환 제공

호수에 살고 있는 고기들에 의해 이동하는 걸까. 예전엔 장어, 잉어 등이 풍부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수심이 얕아졌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끌어당기는 장치가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섬이 움직이는 걸까. 그 비밀은 갈대와 바람에 있었다.      


갈대는 정수식물이다. 물속에서는 부력이 작용하므로 식물의 몸이 떠 있을 수 있다. 물에 떠 있어도 물에 있는 영양분을 흡수해 잘 산다. 이렇게 갈대 군락을 이룬 섬은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움직인다. 인근 바닷바람이 육지로 불어올 때 섬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인다. 육지에서 바다로 바람이 불 때 역시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이동의 변화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쌍호와 유적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탐방로.-고종환 제공

하지만 이 신비로운 광경을 얼마나 더 오래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쌍호의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2002년 호소 면적은 0.031 제곱킬로미터. 불과 14년 사이에 80% 이상 줄어들었다. 갈대가 수질정화 기능이 우수한 식물이라지만 과한 것은 오히려 습지가 보전되는데 해가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된다. 최근엔 버드나무가 군락을 형성하면서 더욱 육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갈대.-고종환 제공

오산리 유적을 통해 쌍호의 역사적 가치를 알았다. 쌍호의 자연적 가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소중한 석호가 우리 곁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전문적인 연구가 보다 활발해지길 소망한다. 이를 통해 쌍호의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해본다.  


*<쌍호, 가평리 습지 석호 탐방> 3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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