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향여행자 Sep 15. 2016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송지호만 같아라

백조의 호수여행-고성 송지호 1편

석호 탐방을 하면서 드디어 모범 답안이 되는 석호를 찾았다. 바로 송지호다. 18개의 석호 중 수질이 가장 양호하다는 송지호.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호수인데도 깨끗하다. 어떻게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호수를 찾았다.      

송지호의 온화한 풍경은 여전하다. - 고종환 제공

          


자연과 인간의 상생은 이런 것송지호 

6개월 만에 송지호를 다시 찾았다. 죽왕면 환경감시반장 조명환 씨가 동행했다. 그는 수시로 호수를 돌아보면서 호수의 상태를 살피고, 버려진 쓰레기는 없는지, 불법 행위를 하는 사람은 없는지 등을 감시한다. 자신을 비롯해 여섯 사람(석호 부유쓰레기 작업반)이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둘레길을 걸으면서도 사이사이 보이는 생태계 교란식물을 제거하기도 했다. 송지호가 깨끗하게 보존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석호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9월의 걷기 좋은 여행길로 선정된 송지호 둘레길.-고종환 제공.]

 

송지호가 석호 중에서 가장 수질이 양호한 이유를 그에게 물었다. 오염원이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수 가까이에 있는 마을도 왕곡마을뿐이다. 유역인구가 적고 가축 수도 적다. 그래서 호수 주변 식생과 수질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 이곳은 재첩 생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염분이 적은 기수호에 서식하는 민물조개다. 이것은 수질을 맑게 해주는 수질정화 작용도 한다. 호수를 깨끗하게 해주는 숨은 공로자인 셈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송지호. (2014년 5월 항공 촬영).- 고성군청 제공.

원주지방환경청 동해안 자연호수 석호 자료에 따르면 예전엔 화진포, 매호, 향호 등 석호 대부분에서 재첩이 서식했으나 환경오염과 서식환경 변화로 지금은 송지호에서만 재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송지호에 재첩이 잘 서식할 수 있는 것엔 고성군청과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숨어있기도 하다.      

[지난 7월 민․관․군 합동 석호 살리기 캠페인 진행.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및 환경정화 활동을 했다.(왼쪽)-원주지방환경청 제공/ 돼지풀은 비염과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토착식물의 생육을 저해하는 생태계 교란식물이다.(오른쪽)-고종환 제공]


이곳의 재첩은 품질이 우수해 대부분 양이 일본으로 수출된다. 지역 주민의 큰 소득원이 되고 있다. 하지만 고성군은 연간 채취량을 제한하고 있다. 자원 보호를 위해서다. 허가를 받은 주민에 한해서만 재첩 채취가 가능하다. 1일 채취량, 채취 기간, 시간도 정해져 있다. 


규제가 엄격하지만
재첩 자원고갈을 막기 위한 노력엔
한마음이다. 


한때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고, 폐사 현상까지 발생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 이후 재첩 채취가 더욱 엄격해졌다. 올해도 재첩 채취를 시행했다. 하지만 며칠 시행하다가 중단되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어린 재첩이 많아서 이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금년도 재첩 채취를 중단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체계적인 관리와 감독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소망한다. –고종환 제공.

송지호엔 황어, 붕어, 숭어, 전어, 빙어 등의 담수성 어류와 해양성 어류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갯봄맞이도 자생한다. 이들이 건강하게 서식하는데 오늘도 석호를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은 진행 중이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가 된 호수, 청초호 -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