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를 배운 지 1년 만에 일산호수공원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전에만 해도 달리기를 해볼까 하고 뛰기 시작하면 정강이 근육부터 힘들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그랬는데, 필라테스를 배우고 나서는 달려도 다리에 큰 무리가 없었다. 코어 근육이 달련되면서 다리에 부담이 적어진 것 같다. 필라테스를 통해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근육이 형성된 것이다.
나는 필라테스를 3년째 배우고 있다. 계기는 수상스키였다. 수상스키를 하다가 손목에 무리하게 힘을 줘서, 오른 손목 밑 전완근에 통증이 생겼다. 오른팔 전완근이 퉁퉁 부어서 주먹이 안 쥐어졌다. 그래서 재활병원을 찾았다. 손목 인대가 늘어났다는 진단을 받고, 도수 치료를 받았다. 그러다가 의사 선생님이 도수 치료의 연장선상으로 '필라테스'를 권했다.
처음에는 필라테스가 여자들이 하는 운동인 줄 알았다. 이때만 해도 필라테스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필라테스하면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으로 운동 강도가 낮아 운동 효과가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단지 여자 강사들이 주를 이뤘고, 여자들이 많이 배운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하게 필라테스라는 운동을 평가절하했다.
그래도 의사의 권유에 용기 내서 시작했다. 그리고 일산에 이사 와서 가장 먼저 한 것 중에 하나가 집 근처 필라테스 센터를 찾은 것이다. 일산에 이사오기 전 살던 동네에서 필라테스 센터를 1년간 다녔고, 일산에 와서 집 근처로 새로운 센터를 물색했다. 내가 새롭게 발견한 필라테스센터는 물리치료사 출신 원장 선생님이 운영하는 '필라테스온'으로, 여기서 2년 넘게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다. 다행히 필라테스온에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았다. 열정 가득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정말로 많이 배웠다.
필라테스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여자들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다. 조셉 필라테스라는 남자가 창시한 운동으로 원래 명칭은 '컨트롤로지'다. 운동의 목적은 가슴, 복근, 골반으로 이뤄진 코어를 단련시켜, 신체가 바른 자세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코어 근육을 강화시켜 평소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등의 오른쪽 날개뼈 아래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담이 습관적으로 들었었는데, 필라테스를 배운 이후 2년간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 필라테스를 하다 보면 재활 병원에서 도수 치료를 할 때 가르쳐주는 운동과 비슷한 동작이 있었지만, 동작들이 훨씬 더 다양하다.
필라테스가 통증 치료 효과도 있어서인지 조셉 필라테스 생전에 주로 여성 무용수들이 컨트롤로지를 배웠다고 한다. 필라테스 사후 컨트롤로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그 계승자로 여성 무용수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컨트롤로지라는 명칭이 필라테스라로 바뀌었다. 여성 무용수가 메인이 되니 여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필라테스는 여자들 또는 무용수 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든 배울 수 있고, 배워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결코 운동 강도가 낮지 않다. 매트, 캐딜락, 리포머, 래더배럴, 체어 등 필라테스가 개발한 기구에서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티저, 플랭크, 스쿼트, 런지 등 다양한 동작을 배운다. 나도 필라테스를 배우면서 땀에 흠뻑 젖어 멘털이 '탈탈' 털린 채 집에 온 것이 수 차례다.
나는 필라테스를 주로 개인 수업으로 들었다. 처음에 개인 수업으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운동에 적응이 되면 단체 수업으로 바꿀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인 수업과 단체 수업을 들어보니, 조금 더 비싸더라고 개인 수업이 훨씬 운동 집중도가 높고 운동 효과도 좋았기 때문에, 지금도 개인 수업 위주로 수업을 듣고 있다.
흔히들 필라테스가 비싼 운동이라 말한다. 맞다. 비싸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개인 레슨 기준 1회당 최소 6만~7만 원이 넘어간다. 나는 개인적으로 필라테스를 하면서 배우고 몸이 개선된 것이 많아서, 돈 값을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내 몸이 불편함 없이 편해졌다. 그것만으로도 나한테는 충분했다.
일산에 내가 다니는 필라테스센터 '필라테스온'(표지 사진). 래더배럴 위에서 옆 복근을 사용해서 사이드 밴드 자세를 하다 보면 옆구리에 자극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