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미리 써둔 것으로 올리는 시점과 글의 시점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부탁합니다. ^^
드디어 나도 마라톤 대회를 달린다.
5월 25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앞으로 10일 남았다.
태어나서 첫 마라톤 대회다.
두근! 두근!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리는 '제29회 바다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로 거리는 10km 대회다.
참 다행이다.
회사에서 내가 속한 팀원들이 나를 포함해 6명밖에 안되지만 그중에 4명이 달리기를 좋아한다. 특히 후배인 P 과장은 주로 한강변을 달리며, 작년부터 10km 대회를 참가하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날이 풀리기 시작하자, P 과장이 올해도 어김없이 대회를 알아보고 5월 말 바다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를 참가한다고 했다.
P 과장이 올해도 대회 참가한다니 최근 달리기를 시작한 옆자리 K 대리도 5km를 참가 신청을 했다며, 둘이서 대회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자연스럽게 귀가 솔깃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자니, 두 귀가 팔랑팔랑 시동을 걸었다. 그러던 차, P 과장이 '드디어' 함께 나가자고 권했다. 내심 기다렸지만, 대수롭지 않은 말투 유지는 필수.
"그래? 생각 좀 해보고.."
일단 뜸을 들였다. 그리고 바로 자리에 앉아 P 과장과 K 대리에게 티 나지 않게 조용히 참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는 그들에게는 다음날 나도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3월 말 난생 첫 마라톤 대회 참가를 신청했다. 이 대회는 상암 평화의 광장에서 출발해 별자리광장-메트로폴리스길-난지천공원-노을계단부근에서 반환해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마라톤 대회 참가는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2년간 매주 주말 호수공원 1바퀴 또는 평일에는 5km 이상 러닝머신을 달렸으니, 5km 대회가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에 참가를 고민해 봤을 것 같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에 대해 워낙 무지했다. 5km, 10km, 하프 마라톤, 풀마라톤으로 코스가 나뉘어 있음을 몰랐다. 내가 들어본 대회는 10km, 하프 마라톤, 풀코스뿐이었다. 게다가 마라톤 대회가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굵직한 언론사에서 개최하는 유명 마라톤 대회만 있는 줄만 알았다. 결국 내가 나갈 깜냥이 되겠냐?라는 생각에 감히 도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P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작은 대회가 많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얼마 전 집 근처에서 교통통제 플래카드가 붙어서 자세히 보니, 4월 21일 '2024 고양특례시 JTBC 하프마라톤 대회'로 인한 교통통제였다. 일산에도 마라톤 대회가 있었다니, 진작에 알았으면 집 근처 대회로 신청했을 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같이 일하는 후배들과 같이 달리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후 여의도에 갔다가 다른 마라톤 대회를 위한 교통통제 플래카드를 봤다. 날이 풀리니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것 같았다. 역시 어떤 정보든 내가 알아야 눈에 띄는 법이다. 대회 참가를 결정했더니, 마라톤 대회로 인한 교통통제 플래카드만 눈에 들어왔다.
일단 올해 매주 1회는 10km 달리기로 목표를 세운 터라, 해볼 만했다. 다만 걱정은 최근에 속도보다는 거리와 새로운 코스 욕심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내가 편한 속도 9.6km/h~10km/h로 더 오랜 거리를 달리는데 재미를 붙였다. 사실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나 스스로를 거칠게 몰아붙이는 것,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심박수로 달리는 것이 괴롭게 느껴져, 무리하지 않고 내 몸이 편한 속도로 즐기면서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 달리는 패턴이 대회에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매주 10km는 달리니까 대회 앞두고 다르게 준비할 것은 없지 싶었다. 무리하지 말고 현재 페이스대로 운동하다가 대회에 나가면 될 것 같았다.
착각이었다. 대회 신청하고 나니, 거리 욕심이 커졌다. 4월 첫 주 처음으로 15km를 달렸다. 일산호수공원 2바퀴 반과 집으로 오가는 거리까지 15km를 채웠다. 그리고 왼 발목에 통증이 생겼다. 발등에 발목이 접히는 부분이 묵직하면서 접힐 때 통증이 생겼다.
재활병원에 갔더니 왼발 힘줄이 무리를 한 것 같다는 진단이었다. 처방은 역시나 '휴식!' 그래서 평일 운동을 걷는 것으로 바꿔, 통증이 없으면 달렸다.
그리고 5월 1일 발목 상태가 괜찮아져서 고양시 산책로 중 하나인 경의누리길을 왕복으로 달리며 15km를 달렸다. 또 왼 발목이 아팠다. 그래서 다시 쉬엄쉬엄 달리며 발목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그냥 쉬어야 맞지만 대회가 다가오니 무작정 쉴 수는 없었다.
나는 대회 신청을 하고 욕심을 안 낼 줄 알았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거리 욕심을 내고 있었다. '10km 대회를 기점으로 하프 마라톤 체력을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이 머리에 꽉 차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갑자기 거리를 늘리다 보니 결국 그러다 탈 났다.
그 후로 무리하지 않고 통증 없이 달릴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대회가 아직 2주 남았으니, 무리하지 말고 페이스 조절을 해야겠다 싶다.
대회 2주를 앞두고 대회 주최 측에서 등번호, 마이크로 칩, 티셔츠를 보내왔다. 마이크로칩을 등에 달고 달리면, 내 기록이 측정된다 한다. 대회에 따라서는 마이크로칩을 러닝화 끈에 달리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마이크로칩은 10km 대회부터 제공된다. 소심하게 5km 대회 신청했으면 억울할 뻔했다.
첫 대회 내 등번호는 '12704'. 보고 있자니 묘하게 설레고뿌듯했다.
대회를 달리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코스는 평지일까? 언덕이 있을까? 그날 날씨는 어떨까? 완주를 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일면서 기대감에 마음이 설렌다.
'아. 어서 대회날이 왔으면.'
5월 25일 제29회 바다의 날 마라톤 대회 10km 코스. 출처:바다의 날 마라톤대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