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린이 다이어리 23-2
※ 이 글은 미리 써둔 것으로 올리는 시점과 글의 시점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부탁합니다. ^^
"잘할 수 있을까? 잘할 수 있겠지? 잘하고 싶다."
생애 첫 마라톤 대회 '바다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가 당장 내일로 다가왔다. 대회를 신청했을 때, 2주 전 배번표를 받았을 때의 설렘은 어느새 불안감으로 변해간다.
태어나서 시험, 모의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제외하면 대회 참가는 처음인 것 같다. 어려서부터 무슨 대회에 나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나마 수상스키에 한참 빠졌던 시절, 2년 차~3년 차가 되면서 같이 스키를 타던 지인들이 하나 둘 수상스키대회를 참가했다. 나도 따라서 대회를 참가해 볼까 했으나, 조금만 더 레벨을 끌어올리고 참가하기로 했다. 아직은 대회에 참가할 실력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대회 참가를 못해봤다.
그리고 달리기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엉겁결에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아마 나 혼자였다면 고민하다가 수상스키 때처럼 조금 더 레벨업 하고 참가하겠다며 미루고 미루고 미뤘을 것이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것이 2022년 5월 중순이었는데, 2024년 5월 중순에 첫 대회를 참가하는 것이니, 대회 참가를 결심하는데 꼬박 2년이 걸린 셈이다.
막상 대회 참가를 결정하니 대회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코스는 10km. 상암 평화의 광장에서 시작해 난지천 공원을 지나 반환점을 돌고 돌아오는 코스다. 대회 시작은 오전 8시 30분이니 평소 내가 달리는 시간대보다는 기온이 좀 더 높을 것 같다. 워낙 새벽에 달리니, 선선한 기온에 달리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도 아침이니 괜찮을 것 같았다.
또 대회 참가자는 대략 얼마나 될지 궁금했다. 그래서 대회 주최 측에서 보내준 참가자 리스트를 보고 굳이 세 봤다. 대회 참가자는 약 8758명이었다. 내가 참가하는 10km는 4088명, 남자 2904명, 여자 1184명이다. 하프 마라톤은 남녀 합해 1609명이다. 5km는 3061명이 참가 신청했다. 역시 10km 참가자가 가장 많았다.
참가자 리스트를 보다 보니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10km는 배번이 10001번으로 시작했다. 여자는 15000번부터다. 그리고 하프 마라톤은 남자는 20001, 여자는 25001로 시작했고, 5km는 남자는 50001, 여자는 55001로 시작했다. 배번만 봐도 저 사람은 어떤 대회에 참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5000번을 기준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수 있었다!
대회 당일은 오전 7시 30분에 모여 준비 운동을 하고 8시 30분부터 대회가 시작된다. 마라톤 대회를 위한 준비 운동은 어떤 동작을이 있을까? 보통 나는 필라테스하면서 배운 스트레칭과 저속 러닝으로 몸에 열을 낸다. 달리기를 위한 준비 운동이 새삼 궁금해진다. 그리고 다른 러너들은 어떻게 몸을 푸는지도 알고 싶어 진다.
그런 반면 대회가 눈앞에 다가오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 불안감이 커진다.
5월 왼쪽 발목 통증이 살짝 있어 달리기를 쉬엄 쉬엄했다. 강도도 낮추고, 달리는 날도 줄였다. 통증이 있으면 걸었다.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의 체력이 떨어진 느낌이다. 휴식으로 인해 10km 이상 달리는 체력이 사라질 것만 같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일산호수공원 2바퀴를 달렸는데, 8km 정도에서 지쳐서 걸었다. 평소에는 곧잘 달렸던 구간인데 유독 힘들게 느껴졌다. 아니면 대회를 앞두고 달려서 몸에 힘이 들어갔을까? 확실히 이날 대회를 생각하면서 평소보다 아주 조금 빠른 페이스로 달렸다. 그래봐야 0.5~0.6 km/h 정도 빨랐다. 왠지 팔 스윙도 평소보다 힘 있게 했다. 그래서 몸이 지쳤을까?
10km를 완주를 못하니, 과연 내가 대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면서 자신감이 확 떨어진다.
대회 10일 전만 해도, '내 페이스대로 즐기면서 달릴 거야'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간과 속도를 신경 쓰고 있다. 그래도 10km를 60분 안에는 달릴 수 있겠지? 나름 마지노선은 60분으로 정해놨다.
발목의 통증이 없어서 평일에도 평소 달렸던 페이스로 러닝머신을 달렸는데, 마지막에 힘이 달려 속도를 줄였다. 느낌은 몸에 힘은 남아있는데, 호흡이 거칠어지며, 편하게 달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뭔가 나한테 또 진 기분이다.
대회를 앞두고 10km 또는 러닝머신 달리기를 평소 페이스로 성공했으면, 불안감이 적을 것 같다. 하지만 내 페이스를 못 찾고 있는 기분이다. 시험 날은 다가오는데 뭔가 제대로 준비가 안된 듯한 찜찜한 느낌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목에 통증은 없었다. 통증 없이, 통증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이 편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대회날까지 무리하지 않으면, 달리면서 발목 걱정은 안 할 것 같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괜히 초조해진다. 단순히 아마추어 대회일뿐인데.
다행히 대회 하루 남기고, 같이 대회에 나가는 P 과장, K 대리와 점심을 먹었다. 온통 내일 대회 이야기다. 나나 K 대리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출발을 하면 그 많은 인파가 어떻게 출발하는지가 궁금했다. 이미 대회를 4 차례 참가해 본 P 과장이 설명을 해준다. 하파마라톤 먼저 출발하고 10km가 출발하고 마지막으로 5km가 출발한다. 그렇게 나눠서 출발해도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걸어서 앞으로 나가가게 된다. 하지만 곧 선두 주자들이 달려 나가면서 차례로 공간이 생겨 속도가 붙는다고 한다.
그리고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어떤 기분일지도 궁금했다. 완주해야 한다는 비장함일까? 대회를 달린다는 흥분감일까? 잘 달려야 한다는 초조함일까?
그래도 같이 참가하는 후배들과 이런저런 대회 이야기를 나누니 초조함이 사라진다.
이제 남은 것은 컨디션 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