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걱정 따위 날려버려!(2)

런린이 다이어리 22-2

by 견뚜기

여러 종류의 운동을 하다 보니, 매번 느껴지는 바가 다 달랐다.


오랜만에 농구를 시작한 첫날, 내 체력이 얼마나 형편없이 망가졌는지 적나라하게 깨달았다. 조금만 뛰어도 숨이 헐떡이고 다리가 풀렸다. 공을 잡기는커녕, 공을 쫓아 양쪽 코트를 따라가기도 벅찼다. 10분도 안 뛰었는데 이미 나의 멘털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다리는 풀려서 덜덜 떨리고 사고 기능은 멈춘 채 나의 몸만 맹목적으로 공만 따라다녔다. '진짜 저질 체력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체력이 붙는데 시간이 몇 달이 걸렸다.


직장 동료 O에게 맨몸 운동을 배우면서, 세상엔 다양한 운동이 있음을 알게 됐다. 피트니스 운동하면 러닝머신 달리기, 사이클, 벤치프레스 등 헬스 운동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스쿼트를 시작으로, 런지, 플랭크, 마운틴 클라이머, 버피 등 기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았다.

'우와! 신기한 운동의 세계! 나를 스스로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무척이나 많았다!'

O와 함께 운동을 하면서 머릿속에서 피트니스 운동=러닝머신+벤치프레스 공식이 깨졌다. 크로스핏이란 운동이 있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또한 매일 쉬지 않고 고강도 운동을 하다 보니 몸에 피로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참 미련 맞게 운동하는 것은 여전하다.


수상스키를 배우면서 좋은 자세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느꼈다. 수상스키를 타면서 무게 중심을 앞으로 두는 전경, 턴 할 때 골반의 움직임 등 좋은 자세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분명히 내 몸인데 내가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매번 스키를 타고 코치의 코칭을 받으면서 여러 번 시도하다 보니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며 깨닫게 된다. 몸이 새로운 동작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과 그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나는 운동에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평범한 사람임을 새삼 깨달았다. 늘 그렇지만 이상과 현실은 괴리가 크며, 현실은 늘 냉정했다.


특히 수상스키를 타면서 애 먹었던 자세는 무게 중심을 앞에다 싣는 '전경' 자세였다. 살짝 몸만 앞으로 기울여 무게 중심을 앞발에 두면 된다. 말은 쉽다. 하지만 40km/h~50km/h로 달리는 보트 줄에 매달려 가면서 무서워서 무의식적으로 엉덩이부터 뒤로 빠지게 된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속도에 익숙해져야 하고, 한발 내딛는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막상 그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마음은 있지만, 당최 몸이 말을 안 들었다.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내가 복근, 골반 근육 등 몸의 근육 사용법을 전혀 모르고 몸을 쓰고 있었다. 분명히 40년 넘게 사용해 왔던 내 몸인데, 미세 근육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처음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큐잉이 '겨드랑이 근육을 잡으라'는 것이었다. 어깨가 습관적으로 솟지 않게, 겨드랑이를 잡아 날개뼈를 아래로 고정시키라는 지시였는데, 큐잉을 듣자마자 '대체 뭘 어쩌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만 해도 날개뼈를 내 의지로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큐잉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말 그대로 오른손으로 왼손 겨드랑이를 잡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몸 사용에 대해 무지했다.


그래도 LS 원장님 등 강사들의 자세한 큐잉을 듣고, 따라 해 보려고 애쓰다 보니 조금씩 근육을 의식적으로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필라테스를 배우기 시작한 지 4년이 되어가니, 단순한 동작도 내 의지로 컨트롤해 가면서 만드는 것이 몸에 많이 배었다. 그리고 내 몸의 상태와 움직임에 대한 느낌이 상당히 예민해졌다.


달리기에 도전하면서 내 인내심이 약한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운동 능력을 끌어올리는 나만의 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물론 그 힌트는 LS 원장님이 줬다. 천천히 저속으로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라는 조언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역시 나의 운동 멘토! 엄지 척!


나의 적은 나다. 거리나 속도나 무리하게 욕심을 내면 항상 부상이 따라온다. 체력이 안되니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이다. 결국 내 체력이 향상되는 속도에 맞춰 달리기 강도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도 지속해서 거리, 시간 등을 천천히 늘려가며 체력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약한 인내심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심하고,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를 찾고 있다.


일단 달리기, 헬스, 수영, 사이클 등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어느 순간 선순환의 파도에 올라타게 된다. 운동을 하니 체중이 줄고 몸을 자주 쓰다 보니 근육에 힘이 붙는다. 그러면 근육에 힘이 붙으니 몸을 움직이기 한결 편하다. 그러다 보면 체중도 조금씩 줄어든다. 그래서 다음에는 훨씬 더 편하게 운동을 하고, 그에 따라 체력과 근육이 더 향상되며, 평상시에도 에너지가 넘치며 지치는 일이 없다. 그렇게 일상생활에도 활력이 생긴다.


게다가 성인병 예방은 당연히 따라온다. 나도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식단이나 건강 관리를 안 했었지만, 당수치가 위험하다는 경고는 받았지만 다행히 성인병이 발병하진 않았다. 그리고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성인병 걱정 없이 지내고 있다.


혹자는 내가 달리기에 과하게 몰입해서 적당히 하라고 충고를 한다. 하지만, 달리기를 통해 얻는 긍정적인 효과가 달리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그래도 운동을 안 해서 당뇨병 등 성인병으로 아플 바엔, 달리다가 부상으로 아픈 것이 훨씬 낫다.





필라테스를 통해 내 몸의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필라테스 운동법의 창시자인 조셉 필레테스(남자)도 애당초 운동의 이름을 '컨트롤로지'로 불렀을 정도로 내 몸의 컨트롤을 중요시한다. 사진은 일산 라페스타에 Miom pilates에서 운동 중인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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