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나라에서 고군분투 여주되기 / 대드 리뷰
낭만수급니 제목은 자주 들어봤는데, 그저그런 로맨스 드라마라 생각하고 넘겼어요. 근데 왜인지 대만드라마가 보고 싶어서 꺼내보았습니다. 추천 글에 이 드라마의 진가는 3~4회를 넘어가야 나온다고 하기에, 1~2회는 흘리듯이 봤어요. 그리고 추천 글에 있던 그 말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죠. 주인공들이 소설 속으로 들어가야 본 재미가 살더라구요.
드라마 기본정보에 있는 소개글은 정말 땡기지 않는 스토리였는데, 실제 스토리는 달랐어요. 주인공 정샤오언은 작은 출판사에서 로맨스 소설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맞은편 건물의 CEO 허톈싱을 훔쳐보는 거예요. 어느 날 허톈싱의 추락사고를 목격하고, 충격으로 정샤오언도 고열에 시달리다 쓰러집니다. 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주인공들은 ‘대표님은 나빠요’라는 로맨스 소설 속으로 들어가게 돼요.
소설 속에서 허톈싱은 투자회사의 CEO 쓰투아오란이고, 정샤오언은 그 회사의 직원입니다. 근데 여기서부터 재밌어져요. 이곳이 로맨스 소설 속이라는 걸 샤오언만 알거든요. 그리고 그 소설 속 여주는 따로 있습니다. 주는 것 없이 얄미운 청순가련형 추추예요. 샤오언은 소설 속에서 그냥 단역도 아니고, 여주는 괴롭히는 무리 중 한명이에요. 그래서 쓰투아오란에게 오지게 찍혀서 회사까지 짤립니다.
여기가 로맨스 소설 속이라는 걸 아는 샤오언이 로맨스 소설의 공식을 독백으로 읊는데 그 부분이 너무 재밌더라구요. 샤오언이 연회장을 쭉 둘러보고 이곳은 여주에게 너무 위험한 곳이라며, 각 사물들의 위험지수를 메기다가 마지막으로 ‘대문 99%, 로맨스 소설의 여주라면 문이란 문은 죄다 원수가 되지. 눈이라도 먼 것처럼 툭하면 부딪히니까. 대표적인 살인 무기야.’ 이러는데 정말 낄낄거리면서 봤어요. 일단 여주가 위험에 빠지면 남주가 구하러 오니깐 그걸 막아보려고, 추추 대신 궂은일은 샤오언이 다 합니다. 그러다 냉동차에까지 갇히는데, 오히려 쓰투아오란의 오해만 잔뜩 사죠.
근데 우리의 진짜 여주 샤오언은 그런 것 따위에 굴하지 않아요. 쓰투아오란이 뭐라고 하든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이런 느낌으로 남주의 구박에도 서슴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제 할 말을 합니다. 근데 그게 굳세어라 캔디형 여주가 아니라 그냥 밝고 쾌활한 느낌이에요. 송운화 배우는 ‘나의 소녀시대’ 이후 정말 오랜만에 보는데, 이런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리더라구요. 그리고 감정연기도 좋아서, 순간순간 샤오언이 애잔할 때는 또 정말 애잔합니다. 거의 여주 보는 맛으로 본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가 한드 매니아인지, 아니면 한드 연구를 많이 했는지 곳곳에서 한드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일단 소설 속이 아닌 현실은 재벌가의 막장스토리인데, 이 부분은 일일드라마를 떠올리게 했어요. 그리고 소설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건 ‘파리의 연인’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현실에서 두 주인공이 혼수상태인 건 ‘시크릿가든’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샤오언이 회사에서 짤리고 쓰투아오란 집에서 입주가정부로 일하며 둘이서 티격태격하는 건 ‘풀하우스’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현실과 소설 속 세계가 평행세계처럼 흘러가는 건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떠올랐습니다. 소설 속 여주가 따로 있고, 샤오언이 단역인 건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떠올랐어요.
근데 그걸 교묘하게 비틀어서 로맨스의 공식을 써먹기도 하고 깨부수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니 재밌더라구요. 무엇보다 샤오언이 어떻게 여주의 자리를 꿰찰 것인가가 흥미진진했어요. 그러면서 소설 속 서브남 돤무칭펑과 공조를 하기도 하죠. 그러나 우리의 진짜 여주는 샤오언이기 때문에, 로맨스 나라의 불청객에서 어느새 남주의 구원자가 됩니다. 그리고 서브남의 마음에도 호감의 싹을 틔우죠. 소설 속 여주인 추추는 위험에 빠지거나 넘어지는 거 말고는 딱히 하는 게 없거든요.
그리고 서브남 돤무칭펑의 경우, 샤오언이 로맨스 소설, 작가, 짝사랑 설정, 온미남, 허구의 인물, 단골 스토리, 주인공, 캐릭터 이런 단어들을 거침없이 쓰는데도 묵묵히 듣고 있어요. 그리고 샤오언이 쓰투아오란의 트라우마를 알게 된 후, ‘그 사람이 겪은 공포가 현실처럼 다가오나 봐요’라고 했을 때 샤오언에게 호감이 생겼을 것 같고, 그때 한쪽어깨부터 화염에 휩싸여요. 그리고 현실에는 없고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기도 해서, 혹시 칭펑은 자신이 소설 속 캐릭터라는 걸 아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소설 속 캐릭터 설정이랑 달라지는 발화점을 저런 식으로 보여주나? 싶었어요.
샤오언이 욱해서 쓰투아오란에게 고백할 때는 ‘도깨비’에서 수세에 몰린 김신이 지은탁에게 ‘여기 있잖아, 니 남친! 여기 니 앞에 나!’ 할 때랑 비슷한 느낌이 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백씬 이후에 ‘도깨비’ ‘태양의 후예’ ‘더 킹’까지 아예 대놓고 패러디를 해서 보여줍니다.
여튼 고백 이후 집에서 쫓겨난 샤오언은 회사로 복직하고, 추추 자립여성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는데, 역효과로 적극적으로 남주에게 대쉬하는 여주가 되어 버려요. 실망한 샤오언은 현실로 돌아가고자 애쓰지만 그마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때 칭펑이 샤오언을 위로하면서 안아주는데, 그때는 화염이 등 전체를 휩싸고 있어요. 그래서 캐릭터 설정에서 벗어날수록 저 화염이 커지고, 나중에는 사라지는 거 아닌가 불안불안하더라구요.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단오의 운명 개척을 도와주다가 하루가 사라진 전적이 있으니, 한드의 공식을 따라간다면 그것도 가능할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이후 쓰투아오란과의 대화에서 칭펑이 작가나 설정의 의미를 깨닫는데, 칭펑역의 배우가 워낙 의뭉스러운 표정이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를 모르겠더라구요. 소설 속 쓰투아오란과 샤오언이 현실의 허톈싱과 샤오언으로 만나 사랑을 이루는 스토리일 거란 짐작은 되는데, 칭펑에 대한 부분은 짐작이 안 가고 존재여부조차 불투명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쓰투아오란이 남주 설정에 메여 추추에게 삽질하는 동안 칭펑이 샤오언을 옆에서 살뜰히 챙기다보니, 고마 너네도 설정 벗어나서 둘이 잘 되라 싶기도 했습니다.
여주 대신 궂은일하고, 여주를 자립시키려던 샤오언은 이제 여주의 영웅까지 돼요. 추추 아빠 병원비 마련 및 빚 청산을 위해 알바까지 하게 됩니다. 거의 로맨스 소설 속 극한직업이에요. 그리고 저렇게 칭펑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티내고 있건만 눈치를 못 채는 샤오언을 보며, 너도 여주 재질 맞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쓰투아오란도 슬슬 샤오언을 신경쓰며 간질간질해집니다.
칭펑과 쓰투아오란에게 추추는 연막이고, 샤오언이 실질적 여주 자리를 꿰차고 있을 즈음, 타이밍 좋게 쓰투모란이 등장하죠. 쓰투모란은 현실에서 허톈싱의 형 허톈젠입니다. 옥상에서 허톈젠이 허톈싱을 민 건지 아니면 잡지 않은 건지 명확하게 나오진 않지만, 사실 그거나 그거죠. 사람 좋은 척 하지만 실질적 빌런의 등장입니다.
샤오언이 걱정된 쓰투아오란이 샤오언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추추에게 메시지가 가는 걸 보면서, 어떻게 설정들을 뛰어넘어 쓰투아오란과 샤오언이 맺어질까 궁금해졌어요. 칭펑은 서브남이다보니 비교적 설정에서 자유로운 반면, 쓰투아오란은 남주다보니 샤오언을 좋아하려면 장애물이 많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웬걸? 쓰투아오란에게 허톈싱의 기억이 파편처럼 돌아오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꿈도 꾸게 되죠. 그리고 샤오언에게는 여주에게 생기는 동그란 빛도 생겨요. 쓰투아오란이 샤오언을 좋아하며, 여주의 설정이 샤오언에게 넘어온 거죠. 이런 식으로 캐릭터 설정을 뛰어넘는다고? 싶었어요. 그리고 주인공 버프는 무시 못한다고 쓰투아오란이 샤오언을 슬슬 좋아하기 시작하니까, 역시 너네 둘이 잘 되라 싶었습니다.
중반에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늘어진다 싶었는데, 딱 중반을 넘어서며 현실과 겹쳐지고 설정들이 바뀌더라구요. 대드는 이런 리듬감 조절이 탁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판타지적인 설정인데도 기가 막히게 써먹어요. 상견니도 그러했죠. 그리고 쓰투아오란의 꿈이야기가 나오면서 ‘그저 꿈인 걸까요? 당신이 꿈일까요? 아니면 제가 꿈일까요?’ 이런 호접몽스러운 설정까지 끌어옵니다.
샤오언이 여주가 되면서 추추가 악역이 되고, 추추로 인해 두 사람은 오해하고 싸울 일만 생겨요. 근데 여기서 쓰투아오란이 허톈싱을 질투하는 신박한 상황도 덩달아 생기죠. 자기가 자기를 질투하는 상황인데 애절하기는 애절하고, 쓰투모란까지 가세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급물살을 탑니다. 쌓아온 시간보다 감정이 애절해서 좀 급작스럽긴 했는데, 로맨스 남주여주니 그러려니 했어요.
소설 속에서 실질적 여주가 샤오언이라면, 현실에서 실질적 여주는 허밍리인 것 같아요. 악역이긴 한데, 일단 배우가 너무 예쁘고 연기를 잘하다보니, 초반의 막장스러운 행각들은 상쇄되고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진짜 빌런인 허톈젠과 후아저씨가 있다보니, 점점 허밍리가 악역처럼 느껴지지도 않아요. 자신이 동생의 밑거름이라는 걸 알고 자조할 때의 연기는 너도 여주 재질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대드의 특징인지 서사가 꽉 차 있는데,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살고, 달달할 때는 또 달달한 느낌이에요. 키스씬도 화끈하고, 바로바로 합방까지 시켜버리죠. 그리고 소설과 현실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보여주는데, 헷갈리지 않더라구요. ‘어쩌다 만난 하루’에서는 스테이지와 쉐도우를 구분하려고 색감이나 화면을 다르게 보여주고, 효과음도 넣잖아요. 낭만수급니에서는 이런 연출적인 배려가 없습니다. 근데 불친절하게 느껴지지도 않아요. 아마도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칭펑은 역시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설 속 인물이라는 건 샤오언을 만나고부터 깨달은 것 같아요. 칭펑이 사라질까봐 불안했는데, 이야기가 끝나면 칭펑만 빼고 다 사라지는 거였더라구요. 그리고 칭펑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자신만의 결말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라는 게 굉장히 쓸쓸하게 들렸어요. 작가의 설정을 따르지 않고 이야기 속에 남아 영원히 자신으로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이토록 고독한 캐릭터라니 싶었습니다.
칭펑은 샤오언에게 이야기 속에 함께 남기를 청하지만, 샤오언은 거절해요. 사라짐을 무릅쓰고 쓰투아오란과 함께하는 결말을 택합니다. 그리고 소설의 결말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이 멈출 때, 칭펑만 움직일 수 있는 걸 보면서 더 슬펐어요. 자신만의 결말을 갖지 못해 사라지지도 못하고, 작품들을 떠돌 테니까요.
그러나 정샤오언과 쓰투아오란은 사라지지 않고 현실로 복귀합니다. 샤오언은 소설 속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데, 허톈싱은 모르겠더라구요. 그리고 쓰투아오란/허톈싱 역할을 배우가 특유의 일시정지된 듯한 표정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어요. 가끔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림처럼 가만히 있는 표정이 있거든요. 그리고 스토리적인 재미로만 따진다면 샤오언은 소설 속 일을 기억하고, 허톈싱은 기억을 못 하는 게 재밌죠. 현실에서 샤오언을 만나면서 기억을 찾는 게 애틋하니까요.
현실로 돌아오며 허톈젠이 허톈싱을 민 추락사고 장면을 명확하게 보여주더라구요. 그리고 샤오언은 추락사고의 목격자로 허톈싱을 다시 만납니다. 허톈싱은 샤오언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샤오언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로맨스 소설을 심오하게 탐독하는데, 애간장 타게 하필 ‘대표님은 나빠요’만 쏙쏙 피해가면서 읽습니다.
춘톈이 ‘대표님은 나빠요’를 읽으며, 추추와 샤오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언급하며 ‘대체 남주가 아오란이야, 너야?’ 이러는데 빵터졌어요. 샤오언이 소설 속에서 남주보다 열일하긴 했죠. 춘톈이 짚어준 소설 속 구절을 보며, 샤오언은 그제야 칭펑의 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작품 속을 떠돌고 있을 칭펑을 찾고 있어요. 그만의 해피엔딩을 만들어주려구요.
그리고 칭펑이 작품 속을 떠돌고 있는 이유가 밝혀져요. 칭펑은 작가가 끝맺음을 못한 소설의 주인공이었어요. 그리고 칭펑을 감싸던 화염은 작가가 소설을 끝맺지 못하고 원고를 불태워서 그랬던 거였어요.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스테이지와 쉐도우를 통해 캐릭터 설정의 한계를 부각시키는 반면, 낭만수급니는 완결을 맺지 못해 작품을 떠도는 캐릭터의 쓸쓸함이 부각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진미채 요정이 다음 작품에서도 이전 작품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 잔인하게 느껴졌는데, 낭만수급니의 칭펑이 이전 작품들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 고독하게 느껴졌습니다.
소설을 벗어났지만 현실 또한 여전히 로맨스 장르기 때문에, 샤오언과 허톈싱은 사소한 우연들로 엮이고, 자서전을 이유로 인터뷰도 진행해요. 근데 허톈싱은 쓰투아오란보다 진중하고 성숙한 느낌이고, 샤오언은 조신한 사회인입니다. 샤오언도 그곳이 소설이라는 걸 알았기에 그리 천둥벌거숭이 같았나봐요. 현실에서는 자기검열과 자아성찰을 겁나 해요. 거기다 쓰투아오란 때문에 허톈싱을 밀어내는 신박한 상황이 또 나와요. 소설에서는 쓰투아오란이 허톈싱을 질투하더니, 현실에서는 쓰투아오란 때문에 허톈싱을 사랑할 수 없는 샤오언이에요. 현실의 허톈싱과 샤오언의 캐릭터가 이러하다보니 진도가 더디고, 소설에서의 회상 장면도 자주 등장하다보니 후반부가 좀 늘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나 추락사고 이후, 샤오언이 어떻게 해야 허톈싱을 구할 수 있을지 기도를 했었다는 게 밝혀지죠. 아마도 샤오언의 그런 바람이 로맨스 소설의 세계와 교차되며, 둘을 소설 속 세계에 빠트린 것 같아요. 그리고 현실에서 다시 만난 둘은 의외로 공감하거나 통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허톈싱이 샤오언의 손을 잡은 것도 그렇고, 둘은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질 인연이었나 봐요.
그리고 마지막회에 허톈싱이 ‘대표님은 나빠요’ 소설을 읽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때서야 기억이 돌아옵니다. 그러나 기억이 돌아온 허톈싱을 통해, 소설 속 쓰투아오란은 허톈싱이 버린 자신의 일부라는 게 밝혀지죠. 그리고 자신조차 미워하던 모습까지 사랑해준 샤오언을 소설에서도 현실에서도 사랑한다는 게 설득력 있었어요.
마지막에는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찾은 칭펑의 안부까지 전해주는데, 이야기 속 캐릭터는 캐릭터로서 완결성을 갖고 독자의 마음에 살아남아야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까지 전해주죠.
로맨스 소설에는 분식점, 호텔, 공사장이 없다는 깨알설정, 극의 말미까지 등장하는 자잘한 반전들, 매력적인 여주 캐릭터, 공들여 만든 듯한 남주와 서브남의 설정 등 굉장히 흡족한 로맨스 드라마였어요. 그리고 상견니도 그렇고, 대만 작가들은 어찌 이리 싱크빅 돋는 스토리를 생각해내는 걸까 감탄했습니다.
가끔 중드를 보면서 이것이 대륙의 스케일인가 어찌 이리 방대한 세계관을 생각해낼까 감탄했었는데, 대드는 다른 느낌으로 감탄을 자아내곤 해요. 그리고 중드에서 몇 생에 걸친 생이나 천년 정도는 거뜬히 뛰어넘는 시간 개념을 보며, 큰 땅덩어리에 사는 사람들이라 시간 개념도 우리랑 다른 건가 싶을 때가 있었는데, 대드는 방대한 세계관이나 시간 개념보다는 세계의 교차, 시간의 순환 등으로 그걸 극복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의미로 흥미롭고 재밌는 것 같아요.
드덕은 국경을 초월한다 그래서 한드라면 꽤나 봤다, 샤오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로맨스 공식쯤은 줄줄 읊을 수 있다 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느끼며 볼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아요. 이만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