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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Aug 22. 2021

[세계미진리] 애쌤은 언제부터 증리에게 관심이 생겼을까

중드 리뷰

‘원래아흔애니’랑 원작 작가가 같다고 해서 첫회를 봤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 딴짓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여주에게 머피의 법칙처럼 연이어 터지는 불운들, 남주와의 우연한 만남이 자꾸 반복돼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주와 친구들, 증리-마의의-오영 세 친구 설정이 좀 뻔하고 시트콤스러웠어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나와 인연이 아닌갑다하고 접어뒀다가 왠지 다시 보고 싶어서 6회부터 거꾸로 봤어요. 6회 → 1회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서 보니 또 잼나더라구요. (6회까지 봤어요.)


우선 6회에서 이미 애경초쌤이 증리한테 지대한 관심이 있는 것부터 보고 시작하니깐, 언제부터 애쌤은 증리한테 관심이 생겼나 추적해가면서 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봐도 첫회가 가장 장벽입니다. 첫회만 지나가면 그냥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인데 소소하니 재밌어요.


글고 애쌤이 언제부터 증리한테 관심이 생겼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도서관에서 증리와의 첫 만남 때도 약간 동공지진하면서 증리를 보거든요. 근데 그냥 잘생긴 사람이 저리 쳐다보니 별 의미없는데도 의미심장해 보이나보다 했어요. 그리고 치과에서 다시 증리와 재회했을 때도 정말 증리를 못 알아본 건지 어쩐건지 환자 대하듯 하거든요. 짐작을 해보자면 증리와의 우연이 반복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쌓인 것 같아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에 증리가 먼저 본 기록이 남아있어서 관심이 확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전문서적부터 취미서까지 증리의 흔적이 남아 있으니, 이 여자는 뭘까 싶었겠죠. 그리고 다음날 도서관에서 와서 알렉산더 구강학인가 뭔가하는 전문서적이 있냐며 물어보죠. 아마도 설마 이 책도 봤으려나, 하고 찾아본 것 같아요. 그리고 아, 이 책은 안 봤구나, 하고 확인하죠. 이 책 카드에는 없네요? 라고 하지만 증리는 못 알아들어요.


그리고 동산 에피들도 우연의 반복이에요. 하필 증리는 산으로 올라가는 차편을 놓치고, 하필 애쌤은 그 길로 지나가죠. 그리고 두두의 열쇠를 풀어주러 간 증리와 혼자 일몰보러 온 애쌤은 또 마주쳐요. 근데 이런 여주와 남주의 우연한 만남 이후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 소소하니 좋아요. 두 사람이 같이 눈발 속에서 호텔까지 걸어간 일은 증리의 독백을 통해 훗날 두고두고 기억할 추억이 될 정도로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나는 여전히 이 장면을 추억한다. 혼자서 긴 밤을 견뎌야 할 줄 알았는데, 그가 나타나서 아주 추웠던 바람도 잊어버리고, 남은 건 환한 달빛과 눈 위에 비추는 토끼 귀 그림자였다.’ 장면도 독백도 너무 예쁘죠.


그리고 이 드라마는 아주 작정하고 남주의 미모에 의탁합니다. 햇살이 비추는 뽀샤시 필터는 다 남주 차지예요. 이게 여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주를 표현하려고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애쌤이 슬쩍 증리를 쳐다보기만 해도 뽀샤시 필터 걸려서 화면에 잡혀요. 그리고 남주가 처음에는 세상 무표정에 아무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눈빛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모르게 억울한 눈빛이에요. 아마도 증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수 없으니 그렇겠죠.


이 드라마의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제 스물여섯인 여주가 입버릇처럼 곧 서른이 된다고 하거나, 여주 엄마가 앞으로 어떻게 이십대초반과 경쟁할 거냐며 애인 만들라 타령을 하는 거예요. 아직 서른 되려면 4년이나 남지 않았니? 그리고 아직 한창 때 아니니? 싶은데, 뭐 중국은 우리나라랑 나이 개념이 좀 다른 걸로;; 그리고 생각해보면 2005년 작품인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엄청 노처녀 취급받던 삼순이 나이가 서른이었습니다;; 사실 중드 현대극은 우리나라 2000년대 드라마 감성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어요.


그리고 증리, 마의의, 오영 이 세 친구의 케미가 조금 아쉬워요. 마의의, 오영 둘 다 약간 오버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증리가 차분하고 평범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증리와 애경초의 연기는 좀 차분한 편이에요. 오영 역할의 배우는 ‘마천대루’에서 리모리역으로 만났던 배우인데, 그때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유우성과의 커플 케미가 살면 갈수록 좋아질 거라 생각해요.


아마도 ‘원래아흔애니’처럼 중후반 되면 분위기가 달라지겠지만, 초반의 분위기는 소소+달달+상큼하네요.

 

출처 : 세계미진리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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