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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Aug 25. 2021

[세계미진리] 어른들을 위한 동화(9~10회)

중드 리뷰

이렇게 회차별로 리뷰를 남길지는 몰랐는데요. 어느새 보고나면 쓰고 있네요ㅋㅋ 10회까지 봤어요. 


9회에서는 여주와 남주의 가족사가 좀 풀려요. 증리의 가족사는 꾸준히 떡밥이 주어졌어요. 7회에서 증리의 두번째 아빠, 의붓오빠인 등호연과의 에피는 마음이 따스해지면서도 따끔해지는 에피였어요. 재혼을 통해 만난 딸에게 이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마음을 쓰는 의붓아빠와의 관계는 뭉클하기도 하지만, 이미 증리 엄마와 등호연 아빠는 이혼을 한 상태죠. 그리고 증리가 그 두번째 가정에서 꽤나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는 게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더 이상 그 가정은 증리에게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증리에게는 팽아저씨라고 현재의 세번째 아빠가 있습니다.


물론 두번째 아빠의 생일을 매년 챙기고, 등호연과도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지만 증리에게 이전만큼의 안정감을 주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증리가 엄마에게 팽아저씨의 승진을 위해 나를 이용하는 거냐고 따질 때는 뭔가 속이 시원했는데, 그 말에 상처받아 뒤돌아 가는 엄마를 보니 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마 이전이라면 증리의 입장을 이해했겠지만, 지금은 엄마의 입장도 이해가 됐어요. 엄마도 그리 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거예요. 살다보니 그리 되었겠죠. 그리고 증리도 엄마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술에 취해 애쌤에게 말해요. 자신에게 더 좋은 조건을 주기 위해 엄마가 그런 선택을 해왔던 거라고. 증리도 울고 나도 울고ㅜㅜ



그 말을 가만히 듣던 애쌤은 자신의 가정사를 고백해요. 이전 회차에서 증리가 애쌤의 사진들을 보며 왜 부모님은 없지? 했었는데, 그 이유가 밝혀지죠. 로맨스 장르에서 여주나 남주의 아픈 가족사는 흔한 설정이고, 사실 까보면 상처 없는 가정은 없기에 어쩌면 저것도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제껏 증리와 애쌤의 감정선이 정말 소소하고 차분하게 쌓아올려졌기에 저런 가정사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더라구요.


근데 상큼한 로맨스 장르답게 저리 서로의 가정사를 고백한 후에 사건이 터집니다. 술에 취한 증리는 애쌤을 굳이 카페로 끌고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애쌤을 강아지로 착각해 입술을 훔쳐요. 오마낫! 들고 있던 커피잔을 바들바들 떨지만, 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커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애쌤ㅋㅋ



근데 저 에피 이전에 있었던 에피가 더 기가 막힙니다. 여차저차해서 새해를 같이 보내게 된 증리, 애쌤, 오영, 유우성. 새해 카운트를 하는 순간 좋아하는 사람 이름을 외치고 고백을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약 팔고 있는 놀이동산 직원ㅋㅋ 여튼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바이킹에 오른 애쌤은 용기내서 카운트다운에 맞춰 ‘증리!!’라고 외치는데, 그 다음 말을 ‘워시..’까지 밖에 못해요. 근데 그 마저도 자체 묵음처리 됩니다;; 뒤에서 유우성이 ‘오영!! 워시환니!!”를 아주 기차 화통 삶아먹은 볼륨으로 외치거든요ㅋㅋ


증리가 ‘애쌤, 방금 뭐라고 했어요?’라고 물어서 두번째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번에도 ‘그러니까’라고 힘차게 외치고, ‘워시환니’라고 말은 하는데 역시나 묵음처리 됩니다. 뒤에서 유우성이 또 ‘오영!! 워시환니!! 같이 있고 싶어요!!’라고 외치거든요ㅋㅋ 증리야, 애쌤 좀 쳐다봐, 입모양이라도 읽어봐, 싶더라구요ㅋㅋ 여튼 그래서 애쌤은 턱 괴고 고백하기를 포기합니다. 사실 이 에피도 넘나 웃기고 귀여웠는데, 뒤에 저런 증리의 도발이라니;;



그리고 증리가 나이 스물여섯을 공으로 먹은 건 아닌지, 그 놀이동산에서 애쌤이 좋아한다고 한건가? 밤잠 설쳐가며 고민하죠. 그리고 애쌤도 증리가 왜 입술을 훔친건지, 무슨 의미인건지 안절부절하면서 고민해요. 급기야 증리가 일하는 도서관 앞에서 왔다갔다하는 애쌤ㅋㅋ(근데 애쌤, 간호사들이랑 점심 먹으러 안 갔는데 점심은 먹고 저러고 있나, 어느덧 애쌤의 끼니를 걱정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식겁하고ㅋㅋ) 결국 증리가 어젯밤 일을 기억 못한다는 걸 알고는 또 묻기를 포기합니다. 애쌤 손에 들려 있던 밀크티잔이 스르르 내려가는데 어찌나 애처롭던지ㅋㅋ



그리고 저는 또 이렇게 이번 회차가 마무리 되려나 했어요. 근데 그거슨 나의 착각일뿐, 카페 CCTV를 돌려본 증리와 친구들은 지난밤 증리의 만행을 보게 되죠. 우리 증리, 프라이버시도 없어ㅋㅋ 첫키스를 지인들과 돌려보는 현실ㅋㅋ 애쌤 보러 병원 갈 자신이 없는 증리는 도서관으로 도망치고, 결국 애쌤이 찾아와요. 그리고 온갖 걸로 뻐기고 있는 동문에게서 증리를 구해주죠.


그리고 증리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공주 꿈을 꾸던 여자들은 끝내 왕자님을 만나지 못하면서 동화는 결국 거짓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순간 난 갑자기 동화를 믿게 됐다. 비록 내가 기다리던 사람이 백마를 타지 않았어도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묵묵히 갑옷을 입혀 주고 나를 위해 나서 준다.’ 딱 이 드라마의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설렘, 백마 탄 왕자는 아니지만 나에게 갑옷을 입혀 나를 일으켜 세우는 내 곁의 사람. (물론 애쌤이 젊고 잘 생긴 치과의사라 좀 판타지적이긴 하지만;;)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아요. 그것도 굉장히 기분 좋게 예쁜 동화요.


물론 앞으로 오해도 있고 고구마도 있겠지만, 증리와 애쌤만 그대로라면 잘 버텨낼 것 같아요.



* 모든 사진 출처는 세계미진리 웨이보입니다. 둘의 첫키스씬과 애쌤의 고백씬은 신중하게 뺐습니다ㅋㅋ 혹여 못 보신 분들 영상으로 보시라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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