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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Sep 08. 2021

[세계미진리] 세상의 먼지 속에서 완결 리뷰

중드 리뷰

* 완결 리뷰이기에 스포밭이 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시트콤 같은 분위기 때문에 집중을 못하다가 어느 순간 빠져든 드라마예요. 증리와 애쌤이 서로에게 스며들었듯이 이 드라마가 제겐 그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4회 동산 에피에서 퐁당하고, 10회 엔딩에서 증리의 독백 ‘하지만 이 순간 난 갑자기 동화를 믿게 됐다’에서 허헛! 하다가 12회 엔딩에서 허헝ㅜㅜ 했던.


12회에서 애쌤이 증리의 소설 속을 거닐면서 소설 속 증리, 소어와 마주치는 부분의 연출이 특히 좋았어요. 그리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증리의 소설 이야기가 증리의 독백과 함께 나오면서 드라마의 분위기를 잡아갑니다.


드라마의 주인공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보여주는 액자식 구성인데, 이를 통해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 애쌤이 증리의 과거를 엿보게 된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리고 이런 구성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연출도 좋았습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애쌤의 시점, 증리의 시점으로 변주해서 보여준다거나, 애쌤의 시점 안에서도 변주를 해서 보여주는 식의 연출이었어요.


그리고 이를 보여주는 타이밍이나 구성도 좋았습니다. 애쌤이 소설을 통해 증리의 과거와 우역의 존재를 안 이후에 현실에서 우역이 나타나죠. 그리고 현실의 우역을 통해 편지를 알게 되고 이후에 소설 속에서 편지의 의미나 카페의 유래를 아는 식의 구성이에요. 약간 한드처럼 회차별 구성이 잘된 느낌이었어요.(개인적으로 짝수회차 엔딩들이 좋았습니다.)


드라마가 후반으로 갈수록 증리 외에 다른 인물들의 독백도 나오는데, 그 시점도 인물별로 변주해서 보여줘요. 애쌤의 경우 중반 이후 한줄 정도로 가끔씩 나와요. 그리고 등호연-오영-마의의 순으로 나옵니다. 등호연의 경우 마의의와의 과거사를 풀고 정리하는 느낌으로 독백이 나와요. 오영의 경우 독백을 먼저 들려준 후 다음 회차에서 과거사를 풀어요. 마의의의 경우 거의 극의 마지막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감정선을 쭉 보여준 후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는 느낌으로 독백을 들려줍니다.


유일하게 독백이 나오지 않는 인물은 유우성인데, 아마 결혼식에서 오영한테 하는 대사로 대체한 것 같아요. 애쌤이 자신의 엄마아빠 얘기를 우성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전한 것처럼요.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백미는 증리를 비롯하여 인물들의 독백이 아닐까 해요.


그리고 증리-애쌤, 오영-유우성, 마의의-등호연 세 커플을 통해 사랑 또는 연애의 과정을 보여준 것 같아요. 결혼부터 임신까지 보여준 오영-유우성, 썸과 연애를 지나 프로포즈를 하며 마무리되는 증리-애쌤, 재결합하며 다시 시작하는 마의의-등호연. 그리고 마의의를 대사를 통해 굳이 결혼으로 사랑이나 관계를 매듭짓지 않는 모습도 보여주죠.


증리의 소설 ‘소어와 소우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증리의 첫사랑을 엿보던 애쌤이 증리의 또 다른 소설 ‘세상의 먼지 속에서’를 보고 증리가 만들어낸 두 사람의 첫만남을 연출하고 소설 속 문구들을 인용해서 프로포즈를 하는 마무리도 이 커플다웠습니다. (근데 이때 애쌤이 조용히 이 말을 하고 싶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데, 아마 놀이동산에서의 첫 고백이 시끄러운 환경으로 실패했던 게 사무쳐서 그런 게 아닐까 혼자 짐작했네요ㅋ)


너의 존재로 인해 한 알의 보잘 것 없는 먼지와 같던 내 세상에 우주가 하나 더 생겼다는 증리의 독백처럼 실제 커플들의 만남과 심쿵의 순간을 담은 인터뷰로 막을 내려요. 참 따뜻한 드라마였어요. 요즘은 이런 드라마들이 좋으네요.

출처 : 세계미진리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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