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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Dec 23. 2021

태드 도장깨기는 계속된다(12) -
까오업

태드 리뷰 / Lovely writer

Lovely writer


7회까지 방영한 신작. bl소설 작가와 bl드라마 배우의 사랑이야기. bl출판 및 드라마 업계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음. 초반에 극중 드라마 제작진들이 회의를 하며, 너무 여성적인 남주는 안 팔린다는 말을 하는데, 저쪽 업계 사람들도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구나 생각함. 


능글맞고 계략 한가득인 연하남 Nubsib과 어리숙하고 순진한 연상남 Gene의 만남. Nubsib은 비주얼이 다 하고, Gene은 동공이 다함. Gene의 자잘하게 돌아가는 동공 보는 재미가 쏠쏠함. 



Lovely writer(일명 럽롸) 드라마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인데, 때때로 현실적인 느낌이 남. 쓰고 싶은 글과 써야하는 글이 다른 Gene, 글을 쓰고 싶으나 편집장의 허드렛일만 하는 Hin, bl을 통해 돈과 명성을 얻으려는 Hin이나 Aey, 어쩌다보니 bl작가가 된 Gene에게 게이가 된 거냐며 캐묻는 대학동창들 등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이야기들도 함께 담고 있음. 


결국 우리가 보고 있는 bl드라마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종이고, 그것이 어떻게 상업적으로 팔리느냐를 bl드라마 안에서 보여주는 격. 태국 bl 특유의 문화인 cp활동의 허상, 드라마에 ppl이 어떤 식으로 들어가는지를 보여주며 ppl을 하는 광경, 아예 작정하고 cf느낌으로 연출한 장면, 키스씬이 가짜면 다른 드라마와 경쟁할 수 없다는 감독의 외침 등 bl산업을 신랄하게 까면서도, 거의 매회 설렘포인트를 저격함. 근데 본인들도 그러고 있는 걸 아는지, Bua편집장의 입을 통해 업계 이야기를 그리더라도 가볍게 다루라며, 너무 진지한 이야기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함. 



볼수록 귀여운 작가님과 알고보면 순정남인 배우님이 열일하며, 서사도 촘촘한 편이라 정독하는 느낌으로 보게 됨. 극중 Gene이 요즘 인기 있는 bl시리즈는 중요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그저 사랑의 환상을 보여주는 거라고 말하는데, 막상 그 대사가 펼쳐지는 본 드라마도 그러함. 


두 사람의 인연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너무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개연성은 떨어지고, 환상은 과한 느낌. 초중반의 재밌게 bl을 까면서도, bl의 설렘포인트를 저격하던 발랄한 분위기가 좋았음. 후반부는 Aey의 본격 빌런 활동이 펼쳐지며 고난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됨. 그리고 Gene의 아빠가 아들이 bl소설 쓰는 것을 꺼려하며, 어린 시절부터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가족의 반대도 다룰 것 같음. 



막상 주인공들보다 더 복잡한 인물은 Aey인데, 거의 클리셰 덩어리라 볼 수 있음. cp활동으로 명성을 얻으려는건가 싶었는데, 막상 프랑스 유학이 목표고, 딱히 Nubsib을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주인공들 사이를 훼방놓고, 가정사도 복잡한데다 Mhok이랑 과거사도 있는 것 같고, 파도파도 끝이 없음. 


그치만 매운맛 채찍질하는 편집장 Bua누님, bl업계에서 잔뼈 굵은 Mai감독, 기존의 성역할을 전복시킨 매니저 Tum과 Tiffy 등 나머지 주변인물들의 캐릭터는 확실한 편. 후반으로 가면서 초반만큼 재밌지는 않지만, 완결까지 달릴 예정. 


후반부는 전반부와 분위기가 달라지지만 그만의 매력이 있어 완주함. 특히 Gene 아버지의 서사라던지, 업계사람들의 대응이라던지 게이커플이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을 담담하게 그림. 업계이야기로 시작해서 현실로 안착한 느낌. 그러나 전체적인 드라마 톤에 맞게 귀엽고 꽁냥꽁냥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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