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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Jan 13. 2022

태드 도장깨기는 계속된다(16) -
민플랜

태드 리뷰 / love by chance, A chance to love


love by chance 


배우들이 잘 생겨서 그런지 드라마의 색감이 쿨톤이라 그런지 오프닝부터 뭔가 개안한 기분이 들게 함. 에의 허헛! 소리가 날 것만 같은 순박한 웃음을 볼 때마다 따라 웃게 됨. 개인적으로 나긋나긋한 남주는 취향이 아니건만, 피트의 연기는 가끔 한숨나게 하건만, 에가 멱살잡아 끌고 감. 


lovesick과 love by chance의 커플들을 콜라보해서 reminders를 찍었길래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love by chance(일명 럽바찬)를 보다보니 lovesick의 ost와 같은 곡이 나오기도 하고 뭔가 연관성이 있나 봄. 근데 lovesick보다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애들 대화가 2배속처럼 느껴지며 뭔가 보면서 숨찬 느낌. 



우직하고 건실한 청년 에와 얌전하고 연약한 도련님 피트의 사랑이야기. 축구밖에 모르던 공대생 에가 피트를 처음 본 순간부터 빠져드는 과정이 재밌게 그려짐. 본 드라마도 절반의 법칙에 따라 전반부는 자기도 모르게 피트에게 직진하는 에와 그런 에가 좋지만 도망가는 피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고, 중반을 넘어서며 내 남친이 되어 달라는 에의 멘트 폭격으로 고구마 해소, 후반부는 커플이 된 두 사람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음. 극중 설정 상 에가 키 작은 못난이로 나오는데, 내 눈에는 너무 귀엽고 잘생겨 보여 캐스팅 미스가 아닌가 싶었는데, 그러기엔 연기를 잘함. 눈빛이 다함. 


서브커플 틴과 캔은 앙숙이었다가 어느새 호감이 싹트는 사이. 과잉행동이 의심되나 의리있는 캔과 아무도 믿지 못하는 부잣집 귀공자 틴, 두 캐릭터 모두 설정 자체가 오그라드는 면이 있어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 역시 오그라드는 면이 있긴 하지만 그 맛으로 봤음. 틴이 캔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굳이 찾자면, 친구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오지랖과 날 함부로 대한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 뭐 이런 색다름이 아닐까 짐작해봄. 후반부에 분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시즌2에서는 여기가 메인이라고 함. 둘이 끝내 맺어지지 못했으니 시즌2를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음. 캔의 연기는 아쉽지만, 틴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려고 시즌2도 볼 것 같은 느낌. 


도와주는건지 방해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열일하는 폰드, 웃는 모습이 소녀시대 티파니를 닮은 폰드의 여친 에임, lovesick의 유리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데리, 잠깐씩 기타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lovesick의 믹, 나무늘보 굿, 세상 하찮은 노 등 주변캐릭터들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 다만 Type, Tharn, Tum, Tar 여기는 다 T자 돌림에다 서사도 혼돈. 여튼 2gether와 lovesick 이후로 간만에 술술 넘어가며 재밌게 본 작품. 


A chance to love


love by chance의 시즌2격 드라마지만, 이전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피트가 나오지 않고, 서브커플이었던 틴과 캔이 주인공인 드라마. 아마도 피트의 출연이 불발되며 서사를 조정한 느낌. 시즌1에서 꿀 떨어지는 커플이었던 에와 피트가 왜 헤어진 건지 명확한 설명 없이, 에의 괴로워하는 모습부터 봐야 함. 극중 에가 이해가 안 된다는 대사를 하는데, 시청자인 우리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 그냥 헤어지지 않고 피트가 유학을 간 설정이거나 아예 에와 피트 커플 서사를 덜어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앞으로도 피트가 출연하지 못하고 에는 출연을 시켜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음. 



시즌1의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듯 다른 감정선을 쌓아가는 틴과 캔을 만날 수 있음. 시즌1에서 갑자기 틴이 왜 캔을 좋아하게 된 거지, 캔은 왜 온순하게 틴한테 사과하는 거지, 이런 뜬금포적인 감정선에 서사를 부여하고 설렘설렘하게 새로 쓰는 느낌. 시즌1에서 과한데 어색한 캔에 적응을 해서 그런지 시즌2에서는 그런지도 모르겠음. 시즌1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과한 설정을 보여줘야 하다보니 이해가 안 되던 틴의 독백들도 시즌2에서는 자리를 찾은 느낌. 


이처럼 차곡차곡 감정선을 쌓아왔지만, 캔이 틴을 거절할 때의 감정선은 시즌1에서 더 살았던 느낌. 시즌2에서는 에가 이별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캔이 틴을 거절하는데, 시즌1에서는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모르겠고, 이런 감정이 생기는 게 싫지만 다른 친구들을 좋아하듯 널 좋아한다는 완곡한 거절과 그래도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캔 캐릭터랑 잘 맞았던 듯. 그리고 저리 말하는 캔을 바라보는 틴의 눈빛이나 표정이 너무 슬퍼보였음. 시즌1에서 이 순간의 감정선이 시즌2를 달리게 한 동력이 된 듯. 



중반을 넘어서며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 시즌1 이후의 이야기들이 펼쳐짐.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전의 이야기를 새롭게 보여주는 것임에도 과거 시점은 흥미롭게 봤는데, 막상 두 사람이 커플이 된 후인 현재 시점은 집중도가 떨어짐. 역시나 어설픈 빌런인 툴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고, 툴과 힌의 서사는 신파 느낌이라 그닥 궁금치 않음. 후반부로 들어서며 틴과 캔 커플로만 시리즈를 완성하기엔 동력이 딸리는 느낌. 그렇다고 이렇다 할 서브커플도 없는 상황. No-Kla, Tum-Tar-Keen도 지지부진한 상태. 


그 시절 마크


그나마 일단 덮쳐놓고 사랑이 싹트거나 상황을 해결하려는 bl 특유의 공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그릴 수 있는 건 No와 Kla인데, 시즌1보다 캐릭터의 매력이 줄어든 느낌. No의 경우 시즌1에서는 조연임에도 세상 하찮은 선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건만, 서브커플로 발돋움하지는 못하는 느낌. 


그치만 커플이 된 후로 직진하면서도 여전히 멍청한 캔과 훈훈한 비주얼에 무표정하면서도 잘 울고 미묘하게 표정이 변하는 틴을 보기 위해 정주행함. 마지막에 피트가 돌아오는 것처럼 암시를 주지만, 아마도 시즌3 제작은 힘들지 않을까 예상해봄. 


2wish


reminders의 투와 위시의 졸업 후 이야기를 그린 짧은 단편. 스토리는 그저 여느 연인들처럼 오해하고 화해하며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 순전히 love by chance 시리즈의 틴과 캔을 다시 보고 싶어서 본 작품. 틴과 다르게 얼굴 막 쓰는 투와 캔과 다르게 새초롬한 위시를 만날 수 있음. 위시가 음식 장만할 때는 소꿉장난 보는 것 같은 느낌. love by chance 시리즈에서도 reminders나 2wish에서도 이래저래 마음고생 많은 틴(투) 되겠음. love by chance의 틴과 reminders의 투는 캐릭터의 격차가 너무 커서 적응이 안됐다면, 2wish의 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느낌. 투의 유쾌하고 사랑꾼적인 면모에 틴의 감정선은 가지고 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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