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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Jan 17. 2022

태드 도장깨기는 계속된다(17) -
어스뉴

태드 리뷰 / Water boyy

Water boyy


최근작들을 보다보니 예전 작품이 보고 싶어서 본 작품. 대학 수영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1000stars 푸파 대장님의 젊은(?) 시절과 lovesick 이후 푼의 리즈시절을 만날 수 있는 작품. 그러나 막상 보면서는 Apo를 보려고 정주행함. 이성커플, 동성커플이 혼재해 있는데다, 예전 작품답게 여자친구 서사가 주요 갈등 요소. 


최근 작품들은 여자친구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주요 발암요소가 된다는 걸 아는지, 이런 서사를 많이 걷어내서 최근작에서는 만나 볼 수 없는 예전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감성. 개인적으로 이런 서사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만 남주가 여친 대신 또 다른 남주를 선택하는데 정당성을 주기 위해, 여친이 바람을 핀다거나 인성이 좋지 않다거나 이런 설정들이 진부할 뿐.(make it right에서 퓨의 여친, lovesick에서 푼의 여친 정도라 할 수 있겠음.) 


이와 다른 방식으로 그린 여캐는 lovesick의 유리라고 생각하는데, 유리는 여친이라기보다 공인된 썸녀 정도였고, 노와 유리, 둘 사이의 관계 변화와 이별의 과정을 심도있게 다루기 때문에 단순히 여친이나 썸녀로 볼 수만은 없음. 최근작 중에서 캐릭터의 성격은 다르지만 비슷하게 그려지는 인물은 I told sunset about you의 딴이라 할 수 있겠음. 다른 최근작에서는 아주 가벼운 정도의 썸녀거나 언제 헤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인성의 소유자로 그려져 아쉬움. bl작가의 대다수가 여성작가일텐데 여캐를 이렇게 다룬다는 게 아이러니한 지점. 



청춘남녀들이 모여 있는 캠퍼스인 만큼, 사랑의 작대기가 난무함. 그나마 메인커플이라 할 수 있는 건 Waii와 Apo인데, Waii에게는 여친인 Fe가 있어 이 둘도 쉽지 않음. Apo는 Waii에게 거의 보살급 상냥함으로 대하는데, Waii는 일단 밀쳐놓고 연고 가져다주는 서툰 남자. 거기다 Apo랑 Fe가 단 둘이 있는 꼴도 못 보는 질투남. 다만 누구를 향한 질투인지 알 수 없다는 게 함정. 


Waii는 가정사, 수영부의 존폐위기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그런 Waii에게 Apo는 뒤에서는 든든한 지원군, 앞에서는 담백한 조력자로 함께 하는 느낌. 그러나 Waii는 여친과의 관계도 정리를 못함. 그러면서 친구들 앞에서 여친을 무안줘서 여친이 빡치게 하는 빌미를 제공. 기본 성정이 까칠한데다 여러모로 불안불안한 남주. 그나마 Apo를 만난 후 긍정적으로 변하는 편. 



다음 서브라 할 만한 관계는 Fah와 Pan인데, Fah→Pan→Namkaeng→Fah 요런 돌고도는 일방통행적인 사랑의 작대기라 할 수 있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이 사랑의 작대기가 차츰차츰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역시나 서브라고 볼까말까 싶은 관계는 Min과 Wan인데, 서로 호감은 있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관계의 진척이 없는 커플이라 할 수 있음. Min은 수영부원인 Kluay, Fah와 과거사가 있고, Wan은 내면이 복잡한 여자. 


그 외에도 Kluay-Achi, Jord-Aom 적당히 귀엽고 감초같은 서서브커플도 있음. 이와 같이 등장인물이 참으로 많고, 다소 막장스러운 전개, 영자막의 압박으로 적당히 스킵하며 완주한 작품. 그러나 마지막은 모든 관계가 아름답게 마무리 되며, 성장물이자 청춘물 같은 느낌을 남김. 


Water boyy the movie


드라마 water boyy의 원작이 영화 water boyy라고 하여 찾아 봄. 그리고 감독이 lovesick, make it right, my tee의 감독이라고 함. 아마도 이 감독은 lovesick(시즌1, 2014), water boyy(영화, 2015), make it right(시즌1, 2016) 이 시기가 전성기였던 것 같음. 


등장인물과 커플들이 많았던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주인공 Nam(드라마 상 Waii)과 Meuk(드라마 상 Apo)의 이야기만 담고 있음. 방콕의 대학교 수영부가 배경이었던 드라마와 달리 지방의 한 해양 고등학교가 배경임. 드라마에서 수영부는 배경이자 주요서사 중 하나였지만, 영화에서는 그저 배경인 정도.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Waii에게 여친이 있지만, 영화에서는 Meuk에게 여친이 있는 등 설정이 다른 부분도 있음. 


사실 서사는 드라마가 더 탄탄하다고 생각함. 그러나 감정선은 영화쪽이 더 아련함. 이 감독은 이런 걸 잘하는 것 같음. 그러나 후반부에 두 사람이 어긋나는데 필요한 서사들은 참으로 어설픔. Meuk을 만날 거면서 왜 여친한테 연락하지? 저걸 못 기다린다고? 저렇게 엇갈린다고? 아까는 여친 통해서 연락하더니, 지금은 전화해서 컬러링을 듣는다고? 싶지만 깔려있는 감정선은 애잔하고, 두 사람이 재회하기를 바라게 됨. 


드라마는 초반에 거의 일방적으로 Apo가 Waii에게 상냥한데, 영화는 오히려 Nam이 Meuk에게 호감을 표시함. 처음 봤는데 아무도 안 데리고 가는 국수집에 같이 가자고 하고, 수영부원들도 Nam이 쟤한테는 왜 저리 친절하지 할 정도임. 그렇지만 이 감독의 작품 특성상 두 사람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거의 대등하게 좋아하게 됨. 한쪽의 짝사랑이나 일편단심보다는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음과 동시에 서로 좋아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설정을 자주 다루는 것 같음. 


Meuk의 여자친구 Nuen이 좀 복잡하고 이해가 안 되는 인물인데, 보다보면 이해가 됨. 내 남자가 될 수 없다면, 니 남자도 될 수 없다,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음. Meuk과 Nam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막상 가장 애잔한 인물. 역시나 내 남자의 심경변화는 여친이 제일 먼저 눈치채고, 심통을 부리긴 하지만 두 사람이 이어지도록 도와주기도 하는 인물.


드라마에서 Waii 아빠와 Kan의 서사는 약간 막장처럼 느껴졌는데, 영화에서 Nam 아빠와 Kan의 서사는 막장 느낌이 덜함. 아마도 애정씬이 등장하지 않고, 결국 아빠와 Kan이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음. 드라마에서 Waii와 Kan은 친구인 설정이고 갈등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데, 영화에서는 Kan이 Nam보다 형이고, Nam과 아빠 사이를 중재하기도 하고, Nam과 담담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함. 그리고 Kan이 떠나면서 Nam이 집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함. 전반적으로 영화의 Nam은 드라마의 Waii보다 덜 까칠하고, 더 속이 깊은 느낌. 반면 Meuk은 Apo보다 덜 상냥하고, 더 무심한 느낌. 


아무래도 제약이 많은 드라마와 달리, 제약이 덜한 영화에서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바와 담고자 한 이야기를 한 느낌. 그러나 수작이라고 하기는 어려움. 주인공에게 집중한 이야기와 드라마보다 아련한 감정선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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