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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Dec 21. 2021

태드 도장깨기는 계속된다(10) -
빌킨피피(2)

태드 리뷰 / I promised you the moon

I promised you the moon


아, 진정 애증의 ITSAY 시리즈입니다. I told sunset about you의 시즌2예요. I promised you the moon(일명 프문), 너에게 달을 약속해라니 제목도 시즌1처럼 감성 터지죠. 시즌1에서 힘들게 돌아돌아 연인이 된 떼와 오는 대학에 진학해요. 각자 다른 대학교에 진학하다보니 이전처럼 자주 만날 수 없고, 꿈을 향해 질주하는 떼는 이래저래 바쁩니다. 남겨진 오는 외롭지만 외롭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저 떼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그리고 배우가 천직이라고 느끼는 떼와 달리, 오는 자신이 정말 배우를 원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꿔야하는 배우라는 직업이 오에게는 부대꼈던 것 같아요. 오는 그저 오 자신으로 있고 싶거든요. 떼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오는 대학교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고, 그 친구들따라 광고과 수업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자신이 광고쪽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전과를 준비해요. 근데 떼는 오의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치 자신에게서 오가 멀어지는 것 같거든요. 점점 공통관심사도 줄어들고 대화주제도 줄어들죠. 그리고 떼의 선배들도 하나둘 배우의 꿈을 포기해요. 혼자라고 생각한 떼는 결국 이전의 못된 심보가 튀어나와버려요.(이노무 자식 오한테 상처 좀 그만줘 싶었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여튼 그래도 두 사람은 위기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어가요. 그리고 저 때 두 사람이 옥상에서 달 아래 서서 사랑을 약속하는데, 그 장면이 정말 너무 아름답습니다. 시즌1에서도 화면의 색감, 구도 등으로 배운 변태 기운을 물씬 풍기던 제작진들다워요. 그리고 저 장면에서의 대사, 두 사람의 표정과 분위기, 잔잔히 흐르던 ost가 제목이랑 이어지며 이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것 같아요. 달은 수없이 모습을 바꾸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하지 않잖아요. 두 사람의 사랑도 그러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시련은 또 찾아옵니다. 선배 제이의 졸업 연극의 주인공이 된 떼는 연습에 집중하는데, 늘 한 장면에서 덜컹거려요. 그 연극은 제이의 이전 사랑을 녹여낸 이야기였고, 떼는 오와의 사랑 때문에 연극의 한 장면에서 자꾸만 걸립니다. 어쩌면 권태일수도 있고, 이전처럼 친밀하지 않는 두 사람의 관계 때문일수도 있겠죠. 그리고 연극 연습을 핑계로 떼와 제이는 호감을 나눴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떼는 어느 정도 저 호감을 인정하는데, 제이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가 저런 둘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눈치채고 아파하는데도 떼가 정신을 못 차리는 건, 아마도 저 제이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그래서 완결되지 않는 그 감정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차라리 제이가 응, 나도 너한테 호감을 느꼈어, 이렇게 인정했다면 그냥 그 정도에서 마음을 접고 떼는 오에게 돌아갔을 것 같아요.



근데 그 미완의 마음 때문에 떼는 제이한테서 끝까지 미련을 못 버리고, 결국 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줘요. 오에게 이별통보를 받고서야 정신을 차립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죠. 떼는 시즌1에서나 시즌2에서나 후회남이에요.(정말 저때는 벽보고 혼자 앉아있고 싶더라구요.) 두 사람은 이후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재회해요. 인기배우가 된 떼를 오는 TV로도 보고, 잡지를 사서 간직하기도 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그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떼를 지켜보는 오의 표정이 한결 가벼워 보였어요. 모든 감정을 다 쏟아붓고 홀가분해진 느낌었달까요.



반면 떼는 원하는 모든 걸 이뤘지만 늘 한구석이 공허해요. 그러다 우연히 오를 다시 만난거죠. 두 사람이 재회한 순간, 이번에도 오가 져주겠구만 했는데, 역시나 떼의 형 결혼식에 참석한 오는 떼를 다시 받아줍니다. 이전처럼 고향 바닷가를 걸으면서 두 사람은 사랑을 약속하며 마무리돼요. 개인적으로 시즌1보다 시즌2가 숨막히는 느낌은 덜해서 보기는 수월했는데, 떼가 오를 너무 마음 아프게 해서 마지막이 해피엔딩인데도 뭔가 아픈 시즌이었어요. 어찌보면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너네 달보고 약속했잖아, 왜 그래ㅜㅜ 이러면서 봤던;; 



그럼에도 제작진들의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후덜덜합니다. 떼가 제이에게 자꾸만 끌리는 마음도 너무 잘 표현됐던 것 같아요.(그래서 더 아팠다는 게 함정;;) 오래된 커플이 서로의 관심사나 생활이 달라지면서 점점 멀어지는 것도 현실적으로 표현된 것 같아요. 아마도 시즌3는 없겠지만, 인워의 The Best Story처럼 빌킨피피 커플로 다른 시리즈를 제작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네요. 이번에는 좀 행복한 이야기로다가. 이만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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