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 곧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다.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앤서니 브라운 저, 웅진주니어

by 빛나는 새벽별

이 그림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고명환 작가가 외쳤던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에요.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주인공이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애쓰지 않았다면 주인공은 평생 고통과 괴로움, 자책과 슬픔 속에서 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는 '다른 사람을 구하는 것이 곧 나를 구원하는 것'이라는 서사를 완벽하게 그리고 있는 기적같은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인간이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볼 수 있도록 돕는 명작 그림책을 만나보세요.






엄마는 반려견 스크러피를 데리고 바닷가 산책이라도 하고 오라고 대니를 내보냅니다.

왜냐하면 같이 놀아줄 마이크형은 친구들과 놀러 나가고, 엄마는 바쁜 탓에 대니가 울적하고 심심해하고 있었거든요.


바닷가에 사는 대니는 만날 똑같은 바다가 재미없다고 투덜대지만

엄마는 뭔가 의미 심장한 이야기를 한 마디 던지죠.


"그렇지 않을 걸.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렴.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니?"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스크러피와 바닷가를 거닐며 막대기 던지기 놀이를 합니다.

바다로 막대기를 던지면 스크러피가 바다로 뛰어들어가 막대기를 건져오는 놀이입니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대니는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웃고, 소리치고, 손을 흔드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사람들이 왜 손을 흔드는지 궁금한 대니가 바다를 바라봅니다.


멀리서 손을 흔들며 소리치는 사람이 보입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왜 저 사람은 깊은 바다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걸까요?


'마이크형이 있었다면 어떻게 할지 알텐데.'

대니는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퍼뜩 좋은 생각을 떠올립니다

"스크러피, 데려와! 데려와 줘!"


바다에 뛰어들었다가도 너무 먼 거리에 멈칫하는 스크러피.

하지만 스크러피는 사람을 향해 헤엄치기 시작합니다.

지쳤는지 점점 느려지죠.

마침내 사람이 있는 곳에 도착한 스크러피는 아주 천천히 다시 헤엄쳐 옵니다.


그런데 스크러피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세상에, 마이크형이 스크러피와 함께 물밖으로 나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대니도, 형도 이제는 활짝 웃습니다.


"대니, 정말 고마워, 갑자기 다리에서 쥐가 나서 수영을 할 수 없었어.

네가 아니었다면 큰일이 났을지도 몰라.

넌 내 영웅이야!"


대니는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형을 구한 건 내가 아니라 스크러피야.

스크러피가 진짜 영웅이야!"




맹자는 유자입정을 이야기합니다.

아무리 악한 사람라도 우물가에서 놀던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하면 손을 뻗어 아이를 붙잡을 것이라고요. 사람에게는 남을 돕고자 하는 본성이 있습니다.


고명환 작가는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에서 말합니다.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에게 이롭게 하기 위해 창조 됐는데, 사람은 이성과 언어를 발달 시키면서 자기 자신의 행복만을 살도록 세뇌당했고,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지면서 돈을 쫒는 악순환의 하루하루를 견디는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고요.


대니가 남을 돕고자 하는 본성에 따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바닷가에 있던 사람들은 손을 흔들면서도 도움은 외면하고 있었거든요.

모두가 외면하고 있는 그때 대니는 위험을 감지하고 타인을 향해 이타성을 발휘합니다.


나를 위한 욕심이 아닌 다른 사람을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합니다. 절체절명의 그 순간 대니는 스크러피를 떠올립니다. 스크러피의 도움으로 대니의 형, 마이크는 무사히 살아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고 짐이 무겁습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늘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시댁과 친정의 도움이 있었고, 일을 할 때도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잘해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아이캔대학에서 소모임을 같이 하면서 혼자서는 포기했을 어려운 책도 포기하지 않고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앞으로의 목표도 설정해서 선언하고 책도 소개받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저도 우연찮게 이타성을 발휘하고 100배로 돌려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당근앱에 책장을 팔려고 올렸다가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께 무료로 나눔을 하게 되었는데, 그 분은 고맙다며 저한테 복을 빌어주셨어요.


얼마 후에 막내가 검도복 위에 입는 호구세트가 필요해서 당근으로 알아보다가 50만원 상당하는 호구세트를 무료로 받은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이 때는 특히 고명환 작가 강연회에 다녀 온 직후라 이런 경험을 하고 보니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 곧 자기를 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들이 많은데요, 이 책 또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생각하도록 안내해 주는 좋은 책입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살아라 이야기하는 대신에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어떤 삶을 살아가면 좋을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 참 좋겠습니다.




[그림책 수업]


1. 그림책을 보기 전에

- 이 책의 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표지를 보면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상상해보세요.

-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책 속에 위트있는 그림을 숨겨놓기로 유명하지요. 면지를 보면 다양한 모양의

조약돌이 등장합니다. 조약돌의 다양한 모양을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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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림책을 보고나서

- 이 그림책에는 복선이 많이 깔려있어요. 바다가 만날 똑같다는 대니에게 엄마는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렴.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니?" 라고 말하죠. 저는 바닷가에서 대니와 노는 스크러피에게서도 또

하나의 복선을 발견했는데요, 숨겨진 복선을 자녀와 같이 찾는 묘미도 느껴보세요.


- 바닷가에 있던 사람들은 바다에 빠져 도움을 외치는 사람에게 왜 손만 흔들고 있었을까요?

대니처럼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던 걸까요? 위험에 처한 사람을 외면한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해 볼까요?


- 스크러피가 구해준 사람이 바로 마이크형이라니 생각만해도 아찔하고 기적같은 일입니다.

책을 읽은 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감상을 나눠보세요.


- 대니처럼 이타성을 발휘한 경험이 있는지, 반대로 남에게 도움을 받았던 경험도 좋아요. 그때의 기분은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 앞으로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어떤 자세로 살면 좋을지 이야기하면 유익한 시간이 되겠지요.



3. 활동 안내

-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좌우명' '명언' 등 나의 삶에 지침이 될 만한 것들을

책갈피로 만들어보세요. 매일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마음에 새기면 좋겠지요.


-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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