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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별 Oct 28. 2020

엄마 이야기 <인생의 터닝포인트>

꿈을 접게 된 이유


브리즈번을 온 지 겨우 3개월,


동안은 새롭고 좋은 환경에서 여러 친구들과 주중에는 어학원을 다니며 영어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여기저기 놀러 다니 유로운 호주 생활이 그저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웠다.


문득 밤에 혼자 있을 땐 외로움과 그리움이 한 번씩 찾아오곤 했었잠깐 우울했다가 다시 괜찮아지기를 반복했었다.



미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던 나지만 미국이 아닌 호주 쪽으로 유학을 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대학교를 알아보러 다닐 정도 브리즈번 이곳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었다.


그러나 4개월부터 친구들도 하나둘씩 한국으로 돌아가고 영어공부에도 점점 흥미를 잃어갔소위 말하는 3개월 단위로 온다는 슬럼프가 내게도 찾아왔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미  열정도 어버리의지와 노력조차 라져 회복 불가능 상태였다.


Mt Coot-tha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어학원 클래스 레벨이 올라갈수록 수업은 더 이상 재밌지가 않았다. 레벨 5 반부터는 반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말하는 속도도 엄청 빨라지 수준도 꽤나 높아졌다.  


그러면서 고작 어학연수 3개월로도 이렇게 나약 내가 과연 미국 유학을 갈 수 있을까란 생각이 꾸만 들었다.


성격상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만학을 가게 되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게 될지 돈과 시간 낭비하게 되는 건 아닌지 고민으로 다가왔다. 


특히 부모님에게 기대어 금전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어학연수를 하면서도 내 걸렸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호주의 다른 지역 여행이나 뉴질랜드 여행도 가지 않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외식을 하며 끼니도 대부분 숙소에서 스스로 해결했다. 세탁비가 아까워 직접 손빨래를 하기도 했고 거기다 시티에서 기숙사로 돌아갈 때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녔다.




6개월이 됐을 때쯤에는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었지만 당한 이유 한 가지는 단순히 떡볶이가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우리 집 내방 내침대가 정말 너무나 그리웠.


브리즈번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도 많이 다녀보았지만 그냥 서울에 있는 우리 집 동네 떡볶이집이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고민을 한 끝에 한국으로 돌아갈 항공 티켓의 날짜를 변경하기 위해 시티에 있는 항공사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런데 돌아갈 비행기 빈 좌석이 앞으로 3개월까지 없다는 절망적인 얘기를 들었고 최대한 빠른 날짜에 예약을 한 후 기숙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브리즈번 West end 지역


그날부터 기숙사 방은 창살 없는 감옥 같은 느낌이었고 어학원 수업도 더 이상 가기가 싫어졌으며 영어로 말하는 것조차 싫어져서 외국인 친구들을 피해 다녔다.


막상 수업을 가서도 침묵을 하는 날이 많았고 토론 수업 중 선생님이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상대방의 말에 리액션만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참으로 망한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소중했던 남은 3개월을 왜 그렇게 헛되이 보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 시간에 여행을 한다던지 숙소를 새로운 곳으로 옮겨본다던가 어학원을 바꿔보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어학연수 가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
영어실력을 키우기
뚜렷한 목표 세우기




무언가를 얻고 하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된 어학연수 생활은 유학도 가기 전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는 방향으로 점점 흘러갔다. 그리고 욕심들을 모두 내려놓고 비웠을 때의 홀가분함과 자유는 정말 커다란 포기의 선물이었다.


전부터 딱히 종교가 없나는 친구들 따라 우연히 일요일 예배후 비빔밥을 먹기 위해 나갔던 교회에서 하루는 수요예배를 참석하게 되었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한 고백기도로 응답을 들을 수 있게 되다.


긴 인생을 놓고 볼 때 힘들면 몇 발자국 옆으로 돌아가는 융통성 필요하다고 본다.



There is one success-to be able to spend your life in your own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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