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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별 Oct 30. 2020

어린 왕자가 사랑한 장미꽃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별에 씨앗 하나가 날아왔고 꽃을 피웠다.


어린 왕자의 장미꽃은 그를 길들이려고 했지만 순진한 어린 왕자는 장미꽃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것이 사랑이라고는 더더욱 눈치채지 못했다.


장미꽃어린 왕자를 길들여 소유하려고 했지만 그것을 깨닫기엔 그가 너무 어렸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몰랐으며 바라는 바도 달라 마침내 헤어지고 만다.



어린 왕자는 장미꽃 씨앗이 처음 날아온 그날부터 꾸준히 장미꽃을 지켜봐 주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봐주었고 정성껏 물과 바람막이를 제공해주었다.


장미꽃 역시 갓 세상에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인지 표현과 방법이 상당히 서툴렀다. 그래서 어린 왕자와 장미꽃은 마음이 서로 통하지 못하고 차츰 어긋나 버리고 만다.


꽃들은 자기 마음을 정직하게 말하지 않거든
하지만 난 너무 어려서 그 꽃을 사랑할 줄 몰랐던 거야

꽃을 사랑하지만 또 마음의 한 구석에서는 꽃도 나를 사랑하는지 의심을 한 것


어린 왕자가 작은 별을 떠나던 날 장미꽃은 고백을 한다.

당신을 사랑했다고..


그리고 유리 덮개도 필요 없다고 한다.

자존심이 강한 꽃은 자신이 우는 모습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기 싫어 빨리 가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서 만난 여우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여우는 자신을 길 들여 달라고 한다.


"길들인다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우선 참을성이 많아야 해

처음에는 나랑 좀 멀리 떨어져서

이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그러면 내가 널 곁눈질로 힐끗 보겠지

넌 아무 말도 하지 마

말이란 오해를 낳기도 하니까

그러다가 매일 조금씩 더 가까이 앉는 거야"


길들여짐은 관계를 맺는다 는 뜻이다.





어린 왕자는 다른 여러 별을 거쳐 지구에 왔을 때 자신이 살던 별에서와 같은 장미꽃 5천 송이를 보고 풀밭에 엎드려 운다.



꽃은 그냥 바라보고 향기를 맡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으며 꽃이 하는 말로 판단할게 아니라 꽃의 행동으로 판단해야 했었다고 아쉬움을 말한다. 그리고 장미꽃이 자신에게 투정 부린 것은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후회를 한다.


여러 개의 행성과 지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한 어린 왕자는 뒤늦게 자신이 장미꽃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가 있는 자기 별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우리는 어린 왕자가 자신의 작고 소중한 별을 떠나온 이유를 알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 때문이었다.



자신의 평온하고 안정된 삶에 예고 없이 불현듯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힌 작은 장미꽃 한 송이 때문에 자신의 소중하고 자그마한 별을 떠나 머나먼 지구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어린 왕자는 자기 별로 돌아가 장미꽃을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결말은 보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어린 왕자죽음을 암시하는 글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 무나 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읽었던 어린 왕자 책은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이상한 동화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책 속에 있는 그림들만 보면서 대충대충 책장을 넘기며 정말 따분하고 재미없는 책이라고만 느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본 어린 왕자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문장들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갔으며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았다.


30대가 되어 다시 본 어린 왕자 책은 심오하고 철학적인 내용으로도 해석이 되면서 좀 더 깊이 느껴졌다. 그리고 여전히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났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전해지는 어린 왕자 이야기,

나를 길들인 '어린 왕자' 책은 내 인생 책이라고 말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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