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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별 Nov 18. 2020

엄마 이야기 <마음의 벽>

인종차별


얼마 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에 숨을 쉴 수 없다고 흑인 남성은 호소했지만 결국 사망에 이르고야 말았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시위와 폭동까지 일어나게 되었다.



미국 역사 속 인종차별은 흑인 노예 제도에서부터 시작하여 링컨의 노예 해방, 마틴 루터 킹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로드니 킹 사건과 LA 흑인 폭동 등 오랫동안 문제 되어 왔다.


미국은 소수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이고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민주적이지 않고 오히려 모순덩어리인 미국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으로 눈 찢는 제스처(Chinky eyes)를 취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작은 눈을 가지고 있는 동양인들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제스처인데 양손으로 눈을 가늘게 찢는 행위이다.



예전에 미국의 스타벅스에서 동양인 고객이 주문한 컵에 주문자를 표기해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기도 하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고객의 이름을 적는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인종차별을 호주에서 몇 번 느낀 적이 있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지나가는 차 안에서 물인지 뭔지 모를 액체나 날계란을 던지거나 공원에서 초등학생들이 뒤따라오면서 모래를 집어던지는 일, 시티에서 갑자기 다가와 한국말로 가방에 김치가 있느냐는둥 뜬금없이 말을 걸어오는 일 등등..


그들은 그가벼운 장난이라고 생각해 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분명 무례한 일이 맞고 당시에 기분이 몹시 불쾌했 기억이 있다.



한 번은 어학원 수업 중에 있었던 일이다.


토론 중에 대만 남자아이가 인종차별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이 그동안 호주에서 겪었던 일들을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그냥 길을 걸어가고 있었을 뿐인데 사람들이 일부러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면서 더 이상 브리즈번에서 오래 지내고 싶지 않다 대만으로 얼른 돌아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반 아이들 모두 심각하게 듣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웃음을 애써 참는? 모습이 보였다.


무엇 때문인지는 짐작이 갔지만 선생님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얘기를 꺼냈다.


"모든 호주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며 일부 사람들 하는 나쁜 행동이고 그런 사람들은 동양인에게만이 아닌 호주인들에게도 똑같이 그런 행동을 저지른다"라고 했다.


그래 맞다, 브리즈번에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았다.





"유전적으로 인종이란 없다" 

차별의 근거를 깨부순 유전학자 루카


루카는 인종을 비롯한 서로 다른 두 집단의 유전적 차이는 한 집단 내 개인 간의 그것과 결코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적다고 주장했고 2000년 저서 '유전자, 인간, 그리고 언어(Gene, Peoples, and Language)'에서는 "유전적 차원에서 인종 따위는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2015년 '우리는 누구인가?' 인류 다양성의 역사 Who are We? History of Human Diversity'라는 책에서 차별을 정당화하는 IQ 등의 인종적-유전적 차이를 거듭 부정하며 그 동인은 정치 종교 등을 아우르는 문화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우리는 과학을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과학 역시 돈과 시간이 드는 인간의 생산활동인 만큼 돈과 시간을 좌우하는 힘에 의해 어느 정도 통제되는,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면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슬픈 일이지만 결코 내 잘못은 아니다.


무지에서 비롯된 삐뚤어진 신념을 가진 일부 몰상식한 인간들의 잘못이고 인격 문제이며 편견과 선입견에서 비롯된 예의 없는 행동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우리와 동일한 사람들이며 서로 존중하고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틀림이 아닌 '다름'

배제가 아닌 '배움'

차별이 아닌 '차이'


인종차별을 넘어서 사회에 다른 모든 차별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버리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공존하는 것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겠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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