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글 #20160106
마트에 가기 위해 씻고 맨 얼굴에 눈썹을 그리고 있었다. '이제는 맨 얼굴에도 눈썹을 그려야 밖에 나갈 수 있다니.' 갑자기 씁쓸해져 왔다. 지난 유럽여행에서 연주가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언니! 맨 얼굴에 눈썹 왜 그려?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아?", "네가 언니 나이 돼 봐. 눈썹이 없으면 사람이 아냐. 꼭 그리고 나가야 해.". 동시에 10년 전 교회 언니들과 나눈 얘기가 생각이 났다.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파릇파릇한 새내기였던 나 또한 언니들에게 똑같이 물어보았고, 언니들 또한 지금의 나처럼 동일하게 대답하였다. 눈썹 네 이놈.
눈썹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자니 'XXX 때엔 미처 몰랐던 것들.' 이런 책 제목이 떠올랐다. 내가 어릴 때엔 미처 몰랐던 것들, 내가 회사원이었을 때엔 미처 몰랐던 것들. 뭐 이런 류의 것 말이다. 요즈음 새삼스럽게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화를 내거나 뒷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 지금은 이해가 안돼도 내가 언젠가 그 사람의 입장에 서게 되면 이해되는 순간이 올 테니. 그럼 예전의 나의 행동이 부끄럽고 후회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