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의귀인 Dec 26. 2017

사진, 노출은 동사가 되어야 한다 #1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65

  길을 가자. 가봐야 안다!


촬영, 카메라의 기술이 사진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노출'에 관련된 주제를 끄집어낼까 한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셨거나, 사진과 카메라를 오랫동안 접하지 않았던 분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먼저 양해 말씀드린다. 그런데 이해가 어렵다고 너무 심각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카메라와 사진을 손에 놓지 않는 한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알게 될 이야기라고 본다.

아는 형님 #1 / 노출을 어떤 밝기에 기준할까는 순수하게 촬영자의 몫이다.

노출의 개념,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분들은 굉장히 많다. 그런데 노출을 본인이 원하는 만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분들은 얼마나 될까? 노출을 아는 것과 자신의 의지대로 노출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모든 것이 비슷한 원리다. 음악을 아는 것과 음악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이 글은 디지털카메라를 기준으로 모니터로 보는 RGB 중심으로 얘기를 한다. 종이로 출력하는 인화는 표현 프로세스가 다르기 때문에 추후에 기회가 있다면 보충할 것을 약속드린다.


노출은 화면의 명암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의 질문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것은 저의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는 이야기다. 카메라 관련 서적이나 강의에서 얘기하는 접근 방법과 다를 수 있음을 추가로 말씀드린다.

2아는 형님 #2 / 극단적인 빛의 환경에서도 자신은 노출의 기준을 갖고 있어야한다.


이 세상 모든 카메라는 표현할 수 있는 밝기의 한계가 있다. 눈으로 보는 현실의 밝기 대비, 카메라로 표현할 수 있는 밝기는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말이다. 카메라는 방에 켜져 있는 형광등 밝기 조차 동일한 밝기로 표현이 불가능하다. 믿기 어렵다고? 방에 형광등을 하나 켜놓고 그 빛을 촬영 후 모니터에 띄워보자. 그리고 실제 형광등과 모니터의 형광등 사진을 번갈아 확인하자. 실제 형광등의 눈부심만큼 모니터의 백열등 사진에서도 느껴지는가? 절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모니터의 가장 밝은 밝기 정도가 카메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밝은 밝기와 동등하거나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은 빛과 어두움으로 표현되는 예술이다.

면적이 상이하기 때문에 아주 정확한 측정 방법은 아니지만 형광등을 끈 채 모니터 화면을 전부 흰색으로 만들고 방이 얼마나 환해지는지 확인하고 형광등을 켠 상태에서 방의 밝기를 비교해보면 된다. 여기에서 모니터의 흰색 화면은 카메라에서 가장 밝게 촬영한 사진과 같다. 해상도와는 상관없이 모든 픽셀(디지털 사진의 물리적 최소 단위)이 완전한 흰색을 유지한 상태와 동일하다. 당연하게도 형광등을 켠 상태가 넓은 범위의 방을 밝힌다. 그 밝기의 차이만큼 카메라에서 표현 불가능한 밝기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

흰색은 8비트 RGB 값으로 표현하면 255,255,255이다. 사진에서의 자신의 원하는 노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사진의 밝기와 현실의 밝기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부터 수긍(혹은 인정)하고 접근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전부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욕심('오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려고 했다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아서 욕심으로 순화하였다.^^)이다. 카메라의 한계를 넘어선 밝기는 절대 표현할 수 없다.

사진은 빛과 어두움으로 표현되는 예술이다.

카메라가 표현 가능한 최대 밝기가 100(계산하기 쉽게 갑시다.)이라면 현실은 때에 따라서  120, 150처럼 밝을 수 있고 극단적으로 200 정도로 두 배의 밝기일 수도 있다. 물론 100보다 낮게 80, 40일 수도 있다.

이렇게 현실과의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카메라의 노출을 접근하면 자신의 노출을 찾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실외 밝기는 눈으로 보는 것다 실제로 밝고, 실내는 실제로 어둡다

이 현상은 여러분들 눈 안에 자동 조리개인 '홍채'가 탑재되어있고 '동공의 개패' 조절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다음에 설명해드릴 측광 방법에 따르면 멀티 측광(눈에 들어오는 모든 빛의 밝기에 의해 조절된다.)에 가깝다. 동공의 크기를 홍채의 괄약근이 움직여 망막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변화시킨다. 물론 수동이라서 내 뜻대로 바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자동이다. 쩝~

밝은 곳(낮시간 야외)에서는 저절로 눈의 조리개가 작아지기 때문에 빛의 양을 줄여서 받아들이고, 어두운 곳(빛이 적은 실내)에서는 반대로 넓어져 빛은 좀 더 받아들이게 된다. 이 정도 밝기일 줄 알았는데 찍어보니 밝네? 혹은 어둡네? 하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은 이해가 빠르겠다.

현실의 밝기와 카메라에서 받아들이는 밝기의 한계에 의해 각 계조가 어떻게 담기는지 간단하게 설명드릴까 한다. 지금 현실의 최대 밝기가 200이고, 카메라의 조리개를 최대 개방한 상태가 최고 100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 가정하고 촬영을 하면 개념적으로 카메라는 아래와 같은 과정을 통해 빛을 이미지 센서에 전달한다.


200을 100으로 내려서 담는다.

100을 100 그대로 담는다.

50을 50 그대로 담는다.

0(검은색)은 0으로 담는다.


'화이트홀'이라고 들어본 적 있는지? 카메라에서 담기 힘든 밝기의 피사체일 경우 100 초과의 밝기를 그냥 흰색으로 담으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당연히 100 초과의 밝기는 계조라는 것이 없으며 그냥 흰색으로 표현된다.

조리개를 몇 스탑 조이고 (빛을 덜 받게 된다) 촬영을 하면 아래와 같이 빛을 받아들인다.


100~200이 100으로 내려와 응집된다.

100은 90 정도 떨어진다.

90은 70 정도 내려서 담긴다.

50을 30으로 내려서 잡는다.

0은 0으로 잡는다.


조리개를 조이면 100 이상 밝기도 70, 80 정도로 더 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  계조의 연속성 때문에 밝은 영역의 변화되는 정도와 어두운 영역의 변화 정도가 차이가 있다. 만약 이 원리가 동작하지 않는다면 100~200은 100으로 100은 80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100과 80 정도 밝기 사이에 구멍이 생기지 않겠는가? 조리개는 조였으니 그 영역은 밝아질리는 없고 어두워지는 정도가 미세하게 조절이 된다라고 이해하면 된다.

100에서 200의 밝기가 카메라에는 100 이상이 밝기의 데이터가 계속 100 영역을 채우기 때문에 데이터들이 100 주변에 응축되어 시각적으로는 변화의 정도가 작게 느껴진다. 만약 카메라의 밝기 표현 범위가 200이라면 어두운 영역이 어두워지는 것만큼 밝은 영역도 동일한 비중으로 떨어지겠지만, 카메라의 한계가 100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빛의 한계가 100 까지 이므로 100~200 사이에 버퍼가 존재하여 200에서 160 정도 떨어져도 카메라는 여전히 100의 밝기를 유지하여 받아들인다.

Children #2 / 불필요한 배경은 날려버릴 수 있다. 빛을 덜받으면된다.

현실의 밝기 100~200 사이는 거의 100의 밝기만큼만 담기고 100에 근접한 밝기는 어두워져 봐야 살짝 떨어지는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영역이 앞서 말씀드린 화이트홀을 만들어내는 장본인이다.


그러면 화이트홀이 생기면 안 되나?


화이트홀은 사진에 차지하는 면적에 따라 느껴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화이트홀에는 계조의 데이터가 없거나 굉장히 미세하게 담겨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하지만 이것에 대해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본인이 원하면, 필요에 따라서는 강하게 밝은 느낌을 원하거나 자신이 표현하는 주제에 맞게 밝은 표현이 필요하면 안쓸 이유도 없다. 하지만 자유자재로 자신의 노출을 완성하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가능한 화이트홀이 생기지 않도록 해보는 것도 배움의 차원에서 좋을 듯하다. 그 것은 어떤 밝기든 현실의 계조를 카메라의 계조로 정확히 정리하는 연습이 될테니 말이다.

가장 밝은 영역에 담기는 데이터는 응축(압축)된다. 사진에 담긴 100 주변의 밝기들은 눈에는 그냥 흰색으로 보여도 촘촘하게 계조의 변화가 담기므로 보정을 통해 조금 더 살려낼 수 있다. 하지만 어두운 쪽은 '노이즈'라는 것이 함께 담겨서 암부를 살려내는 것은 다소 노력이 더 필요하다. 다음 포스팅에는 이 이야기도 포함하려고 한다.

노출을 조절할 때는 밝은 영역들의 변화 정도와 어두운 영역의 변화 정도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는 점이 자신의 노출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어두운 영역의 범위는 의도하지 않게 금방 증가할 수 있다. 어두운 것은 그대로 어둡게 담을 수 있지만, 밝은 것은 밝은 그대로 담지 못하는 한계에 의한 현상이다. 태양을 촬영한다고 가정해보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된다.

Home / 태양과 주변은 화이트홀을 만든다.

낮의 태양의 밝기는 워낙 밝기 때문에 조리개를 많이 조여도 거의 흰색을 유지할 수 있지만 나머지 주변은 검은색으로 가득 찰 것이다. 즉 가장 밝은 태양의 밝기 변화는 작고 그 외 밝기 변화의 폭은 크다.

그래서 밝기의 차이가 큰 장면을 촬영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밝은 쪽의 변화의 폭은 작고, 어두운 쪽의 변화의 폭은 크기 때문에...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현실의 밝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50%는 밝고 50%는 어둡다면 밝던 어둡던 동일한 변화폭을 유지할 텐데... 이런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Children #1 / 불필요한 배경은 날려버릴 수 있다. 빛을 덜받으면된다.


밝은 영역이 20% 일수도 있고 반대로 80% 일수도 있고... 최고의 밝기가 100 아래일 수도 있고 훨씬 높을 수도 있다. 천문학적 숫자 이상 여러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그 조건을 어떻게 여러분 것으로 만드느냐? 이것이 노출을 대하는 태도로 자리 잡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험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음 시간에는 실전에 가깝게 다가가 볼까 한다. 카메라가 노출을 어떻게 측정하는지? 얼마큼 믿어야 하고 얼마큼 응용해야 하는지?

다음 포스팅에 설명해드리겠지만, 노출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흑백으로 세팅을 맞추고 촬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흑백 사진은 순수하게 밝고 어두움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노출이 뭐 중요한가?"

"노출은 카메라가 알아서 맞춰주겠지?"

"나는 셔터만 누르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셨던 분들은 사진을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면 그 생각을 지워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노출은 사진에서 기본임과 동시에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노출을 찾는 노력이 당신 사진을 바꿀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우리동네 풍경을 찍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