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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Dec 31. 2017

사진, 노출은 동사가 되어야 한다 #2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66

지난 시간에는 '노출'의 개념과 접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살펴보았다. 오늘은 조금 더 실전에 가깝게 접근하려고 한다. 먼저 카메라 세팅을 매뉴얼 모드로 맞추셔야 노출을 조정하는 세 가지 옵션인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를 여러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자신의 노출을 갖지 못하면 이런 사진은 촬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조리개 고정 모드나, 셔터스피드 고정 모드를 사용해도 되지만, 수동모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카메라가 개입하고 판단하는 것을 최소화시키기 위함이다. 고정 모드를 사용하면 편해지기는 한다. 고민거리 하나를 카메라가 도와주니까 말이다. 하지만 매뉴얼 모드를 사용하면 여러분들의 생각을 가능한 왜곡 없이 사진에 반영할 수 있으니 꼭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본인의 노출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단계를 지나야 한다.



Why : 노출의 비전을 상상하는 단계


눈으로 담고자 하는 장면, 피사체의 밝기를 확인하고 사진의 명암을 어떻게 구성하지? 마음껏 상상하는 단계가 출발점이다. 쉬운 방법으로는 가장 밝은 영역과 가장 어두운 영역의 밝기의 위치를 확인하고 중요한 곳 (예: 초점이 정확히 맞아야 하는 곳)의 밝기도 어느 정도 명도에 놓여있는지 잘 파악해보자.

가장 밝은 영역을 완벽하게 흰색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그것보다는 조금 어둡게 갈 것인지.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다.



How : 노출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단계


어떤 방법으로 밝기를 측정할까 결정해야 한다. 정해진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에 맞도록 선택해야 한다. 화면 전체가 골고루 정확한 색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다분할 측광 방식이 적절하고, 화면의 일부를 중심으로 측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중앙, 혹은 스팟(Spot) 측광을 사용해야 한다. 뒤에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린다. 이 단계에 노출의 측정 범위와 측정하고자 하는 위치가 결정된다.



What : 머릿속의 비전과 결과를 반복적으로 매칭 시키는 단계


결정된 측광 방법에 따라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그리고 ISO를 조절해가며 셔터를 누른다. 밝기의 기준은 여러분들이 노출 보정을 하지 않았다면 정확히 노출계의 중앙이 오도록 옵션들을 조절한다. 다만 노출계의 중간지점은 액면 그대로 카메라의 판단임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당연히 그것을 기준으로 여러분의 값이 가, 감 되어야 한다. 좀 더 밝게 가고 싶으면 올리고, 조금 더 어둡게 가고 싶으면 내리면 된다. 사전에 노출 보정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노출계의 위치를 정중앙이 아닌, 좌측, 우측에 기준을 두고 찍으면 조금 더 순간순간 입맛대로 노출을 조절할 수 있다.

테스트 컷 한두 장을 촬영하고 본격적으로 촬영을 한다. 리듬을 탄다. 촬영 중간에는 가급적 LCD 모니터를 확인하지 않는다. 리듬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촬영을 하는 도중 미세하게 밝기를 가+감 하며 충분히 반복한다. 이과정을 통해서 가장 처음 그렸던 머릿속의 그림과 실제 사진의 이미지를 매칭 시킬 수 있게 된다. 차이가 적으면 적을수록 여러분이 만족할만한 사진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촬영 전에 어떠한 이미지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여러분의 상상화(비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자신의 노출이란 최적의 밝기에 대해 머리속의 비젼과 실제 이미지의 차이를 줄이는 것


사람의 눈과 카메라 측광의 차이


1. 사람의 눈은 기준은 항상 유동적이다. (주관적이다. 냉정하지 못하다)

사람의 뇌는 이미지의 경우 부정확하게 기억한다. 오늘은 참 예쁜데 내일은 다를 수 있다. 물리적으로 같은 밝기라도 오전에는 밝은데, 점심때는 밝지 않다 라고 느껴질 수 있다. '적응 시'라는 것이 있다. 밝은 곳에 있다가 터널이나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어둡다가 점점 잘 보이는 현상. 이전 시간에 올렸던 동공 조절에 의한 빛의 양이 조절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두 사람 / 어두운 배경의 어두운 피사체의 경우 다섯 배는 더 고민이 필요하다.


2. 카메라는 의도적으로 보정을 하지 않는 이상 고정이다. (객관적이다. 냉정하다)

오토로 설정해놓지 않는 이상, 들어오는 빛의 양을 그대로 측정하게 된다. 이런 냉정함이 사진가를 당혹스럽게 한다. 어? 이렇게 어둡지 않았는데? 카메라의 눈은 객관적이므로 주관적인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병행하여 잘 이해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노출을 발견할 수 있다.

빛을 보아야한다. 대부분의 사진은 빛이 반사된 장면을 담아낸다.

카메라는 밝기 표현의 한계 내에서 몇 가지 로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측광'이라고 한다. 각 제조사마다 명칭은 다소 상이하지만 보통 세종류가 있다. 크게 전체와 부분으로 나누어지고 부분은 중앙과 스팟(Spot) 으로 더 세분화된다.


전체(분할, 평균) 측광 : 밝기 측정 범위가 화면 전체에 해당함

중앙 측광 : 밝기를 측정하는 범위가 화면의 중심부로 한정함

스팟(Spot)  측광 : 화면상의 3~5% 정도로 좁은 범위로 측정한다. (뷰파인더에서 원형으로 표시된다.)


* 스팟(Spot)  측광 시 초점이 중앙이 아닌 다른 위치로 움직일 경우 위치를 링크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매우 유용하지만 대부분의 카메라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프레임 전체의 밝기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프레임 일부의 밝기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측정의 기준은 역시 매우 기계적이다. 8비트 기준으로 중간 밝기인 128 정도를 '적정'이라 판단하고 높으면 밝다고 얘기하고 낮으면 어둡다고 결정한다. '18% Grey'라고 하는데 RGB 기준으로 128 정도의 값을 갖는다. (https://www.dpreview.com/forums/post/9505305)

나에게는 적당하지만, 기계는 어둡다(언더)라고 측정할 것이다.
역시 어둡다. 히스토그램(우측 상단 그래프)을 확인하면된다. 이 사진에서 나의 노출의 비젼은 대략 저런 형상이었다.

생각해보자. 여러분이 촬영하는 피사체의 밝기가 항상 128 중간 밝기를 갖고 있나? 인물 촬영을 예로 들면 스튜디오에서, 혹은 밤에찍은는 인물사진 낮에 찍는 인물사진... 주변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피부색의 밝기는 계속 바뀐다. 하지만 카메라는 여전히 128을 기준으로 한다. (노출 보정 다이얼을 이용하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메라기 판단하는 중간 지점을 사용자 입맛대로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밝기를 만드는 것은 순수하게 촬영을 하는 자신의 몫이다. 카메라는 촬영자의 수고를 덜어주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A, S, P, Auto 등의 편의적 기능을 제공하지만 촬영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카메라가 알기는 만무하다. 사진가의 마음을 읽기 못하는 이상 기계는 기계다. 터미네이터가 이렇게 외치지 않나.


I am a machine!!!


찍어봐야 한다. 자신의 노출을 만드는 연습을 해보자. 노출을 알기 위해서는 흑백사진이 좋다. 흑백은 검은색부터 흰색까지 밝기만으로 사진을 구성하기 때문에 노출을 연습하기에 좋은 포맷이다. 우선 카메라 세팅을 흑백으로 바꾸자. 조금 더 쉽게 시작하려면 DSLR 기능 중에 라이브 뷰 (Live View)를 활용하여 뷰파인더와 라이브 뷰를 비교하면서 시작해도 좋다. 미러리스의 경우는 뷰파인더가 없으므로 아쉽지만 비교는 불가능하겠다.

M모드로 바꾼다. 그러면 여러분이 조절할 수 있는 세 가지 옵션이 생긴다.


조리개 : 빛의 양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 사진의 심도를 결정한다.

셔터스피드 : 빛을 담는 시간을 조절한다. 짧은수록 적게, 길 수록 많은 빛을 담을 수 있다.

ISO : 감도는 들어오는 빛을 강제로 증폭하거나 축소한다. 올라갈수록 노이즈를 유발한다.


카메라를 들자, 사진은 찍는 것이다!


대략 이 정도만 이해하자. 흑백과 매뉴얼 모드로 세팅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오늘 여러분이 조절할 것은 이 세 가지 옵션이다. 한 곳에서 한 시간쯤 머무를 각오를 하고 위의 세 가지 옵션들을 계속 바꿔가며 촬영해본다. 아직 뭐가 뭔지 잘 몰라도 된다 세 가지 옵션은 공통적으로 사진의 밝기를 변화시키는 옵션들이다. 카메라의 모니터는 볼 필요 없다. 리듬이 끊어지기 때문에... 세 가지의 다이얼을 이용해서 계속 밝기를 변화시키며 가능한 많은 양의 사진을 촬영해본다.

집으로 와서 찍은 사진을 본다. 제대로 해다면 밝기의 흐름이 느껴질 것이다. 어둡다가... 점점 밝아졌다가... 아주 밝고 졌다가... 사진의 밝기가 오르락내리락... 신나지 않은가? 부담 없이 마음대로 셔터를 누르는 경험!!!

사진들 중 본인이 가장 적절한 밝기로 찍었다 라고 생각하는 사진과 임계점이 있는 아주 밝거나 아주 어두운 사진을 모아 본다. 그리고 EXIF를 확인해서 조리개, 셔터 스피트, ISO 숫자를 기억해둔다.

그리고 저의 다음 포스팅을 기다려 주시면 된다. 한걸음 더 들어가 세 가지 옵션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하려고 한다. 마치 가위바위보 게임과 같이 서로의 상관관계가 있다.


노출을 제압하는 자가 카메라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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