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의귀인 Jun 30. 2016

1600분의 1초의 승부사

사진을 꿈꾸다 /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09

장미의 계절 6월, 어느 날 휴가를 내고 장미꽃이 만발한 공원을 찾았다. 꽃을 촬영하러 갔으나 자유롭게 꽃과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귀여운 '벌'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계획을 바꾸었다. 곤충을 촬영해보겠노라고...


몇 시간 동안 좌절의 연속


정적인 풍경을 주로 촬영하다보니 동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에 습관이 덜된 탓일까? 아무리 AF(Auto Focus)가 빠른 렌즈와 카메라가 있다고 해도 움직이는 벌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곤충의 이동 경로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따라다니면 힘만 빠지고 실패한다. 나의 움직임으로 인해 사진 전체가 흔들리거나 초점이 쉽게 빗나간다.


끈기 있게 기다린다.


좋은 화면 구도를 잡고 피사체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다 보면 프레임에 벌이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물론 동체 추적 같은 고급스러운 기능의 카메라라면 좀 더 쉽게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사진가 손끝의 감각과 반응’이 장비의 성능을 압도한다. 물론 셔터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끝없는 노력과 반복 연습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빠른 셔터 스피드는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


빠른 움직임의 포착을 위해서 셔터 스피드 설정이 우선이다.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고 ISO를 올려 노이즈 발생까지 감수하더라도... 셔터 속도는 확보해야 한다. 이 사진들의 셔터스피드는 평균 1/1600 sec이다. 어둡고 노이즈가 생기는 것은 후보정으로 적절하게 보완할 수 있지만 피사체가 흔들린 사진이라면 절대 돌이킬 수 없다. 흔들림을 방지하다림이 많이 필요한 촬영 환경이라면 Tripod(삼각대)를이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무겁고 튼튼한 삼각 대면 좋겠지만 휴대하기 편한 소형 삼각대도 좋다.

유년 시절 골목길에서 축구공을 그토록 쫓아다녔는데 변변한 ‘골’을 넣을 수 없었던 것처럼 피사체만 졸졸 따라다니지 말자. 어느 순간 멈춰 서서 나에게 다가오기를 끈기 있게 기다려보자. 사진은 빛의 예술이지만 시간을 다루기도 한다. 그 찰나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당신의 승부사를 기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흑백 사진도 색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