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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Jul 26. 2016

저, 미러리스인데요...

사진에 미치다 /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17

어떤 카메라 쓰세요?


질문한 분은 당연히 캐논이나 니콘 DSLR 혹은 라이카 같은 고급 카메라 수준의 답변을 기대했는지 급 당황해하는 느낌이다. 카메라 브랜드도 예상과는 전혀 다른 답변이었을 것이다.


저, 미러리스예요. SONY
모델 김보라씨 / 2015 P&I에서 미러리스를 가볍게 들고계심

러리스는 미러리스 렌즈 교환식 카메라(mirrorless interchangeable lens camera (MILC)라고 불리기도 한다.

DSLR과 미러리스의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1. 렌즈의 빛을 반사해주는 거울의 유/무

2. 미러 없는 구조로 인한 광학 뷰파인더의 유/무


미러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소형화'에 있다. 거울을 제거했기 때문에 렌즈와 이미지 센서의 거리(플랜지 백)가 매우 가까와진다. 그것은 곧  카메라 바디 및 렌즈의 소형화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미러리스에 대한 선입견


확실히 있다. 나도 오래전에 잠깐 그랬으니까. 미러리스의 역사가 SLR에 비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극복해야 될 근본적인 문제도 분명히 있지만 미러리스와 DSLR의 비교에 있어서 적어도 아래와 같은 극단적인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1. 화질이 떨어짐

2. 색감이 떨어짐

3. 샤프하지 않음 (쨍하지 않음)

4. 소형 카메라처럼 노이즈가 많음

5. 얕은 심도(아웃 포커싱) 안됨


흔히 말하는 '화질'에 관련한 내용이 많은데 화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고 이런 '괴담'같은 무시무시한 얘기를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화질이란 무엇인가?
New York / 고층 빌딩 숲의 디테일이 멋지다

그림(사진 이미지)의 퀄러티(Quality), 렌즈로 모은 빛을 센서가 받아들이고 각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해 메모리로 데이터를 보내주는 과정에서 얼마나 정교하고 정확하게 '각 Pixel 의 빛을 재현'하는가?

이것이 '화질'을 결정짓는 가장 기초적인 과정이다. 이 '재현'의 과정을 위해서 DSLR이던 미러리스던 세 가지 공통된 기술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1. 렌즈(광학)의 기술

2. 빛을 정확히 받아들이는 카메라 센서와 연관된 HW 기술

3. 물리적인 빛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SW 기술


거울(미러)의 유/무는 위의 세 가지 기술과 하등 관계가 없다고 믿어도 된다. 왜냐하면 셔터를 누르고 DSLR의 미러가 열리는 순간 위의 프로세스는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는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 때문이다. 만약 같은 크기의 센서를 갖고, 렌즈의 사양이 비슷두 카메라 간 화질의  큰 편차가 존재할 수  없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와 렌즈의 종류가 화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된다. 물론 센서의 크기가 매우 작은 미러리스와 센서가 큰 DSLR 특정 기종간의 절대적인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되지만, 센서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미러의 유무와는 다른 관점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모든 미러리스가 아주 작은 센서만 탑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DSLR처럼 다양한 크기의 이미지 센서(마이크로포서드, APS-C 규격,  35mm Full frame 등)가 탑재되어있기 때문에 미러리스의 센서가 작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3번의 경우 카메라를 만드는 브랜드가 '바보'가 아닌 이상 화질을 일부러 나쁘게 프로세싱 할리는 없지 않은가? ^^

카메라 기종과 상관없이 평소에 세팅 전혀 손대지 않고 JPG 표준으로만 촬영하며 본인의 카메라의 화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콘트라스트와 채도를 (+1) 정도 올리고 샤프니스 (+2) 정도만 올려서 촬영해보시길. 조리개를 평소보다 조금 더 조이고(F5.6 이상, 일반적으로 렌즈 선예도의 최 상위 임계점이 F9~F11정도이다.) 촬영하면 여러분의 카메라를 다시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보통 빠른 렌즈의 조리개 최대 개방 즈음(1.2 혹은 1.4 등)에서 샤프한 이미지를 얻으려면


렌즈의 탁월한 능력이 필요하다
선유도 공원 / 얕은 심도 뒤에 보케(Bokeh)라고 불리는 빛 흐림의 특성 과 느낌 또한 렌즈에 달려있다
헤이리 풍경 / 저렴한 수동 렌즈(보이그랜더 녹턴 40mm 클래식) 이런 스냅 사진은 화질이 좋을 필요가 전혀 없다.

비싼 렌즈들이 비싼 이유가 이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사진의 중심부와 외곽의 화질 편차가 적을수록 좋은 렌즈. 비슷한 이미지 센서를 갖고 있는 카메라의 화질의 차이는 카메라의 종류가 달라서가 아니라는 말씀. 그런데 이 또한 실용성을 따지고 보면 크게 의미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대형 인화를 할 사진이 아니라면 보통 1,600px 전후로 리사이즈하지 않나? 그리고 리사이즈할 때 샤픈(Sharpen)적절하게 추가하면 당신이 그토록 갈망한 쨍한 사진, 깔끔하고 날카로운 사진이 된다. 물론 충분한 실험과 연습이 필요한것은 당연하지만. 웹에 포스팅하기 위해 리사이즈한 사진의 해상도가 작으면 작을수록 카메라나 렌즈 간의 커다란 차이를 느끼기는 더욱 어렵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 폰으로 촬영한 가로 해상도 1024px 정도 리사이즈한 사진은 폰으로 찍은 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까 미러리스, 카메라 화질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한 장이라도 더 찍고 카메라 세팅에 대한 실험을 꾸준하게 시도해 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한다.

수동 렌즈 이종교배 / 미러리스는 플랜지 백이 짧아서 다양한 종류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소형 자동차를 무시하는 문화. 어쩌면 작은 카메라를 똑딱이라고 낮춰 부르는 우리의 문화적 편견 때문이 아닐까? 큰 카메라에 거대한 망원 렌즈 마운트하고 촬 하면 멋있고 화려해 보이고 뭔가 프로 사진작가처럼 보이기도 하는 겉모습에 스스로 취해버린 우리의 씁쓸한 단면. DSLR도 콤팩트하게 작게 설계된 제품도 있지만 미러리스의 편한 휴대성을 뛰어넘지 못한다. 물론 크고 무거운 렌즈를 마운트 하면 그 편차가 줄어들긴 하겠지만 어쨌든 바디의 크기와 무게만큼 작고 가볍다. 완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취미 생활로써 카메라를 새로 구입하려고 한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미러리스다. DSLR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작을수록 더 많이 가지고 다닐 것이고 가벼울수록 자주 꺼내 사진 찍을 확률이 높다는 점 하나만으로 미러리스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시간이 지나 자신의 사진에 자신감이 붙는다면 'DSLR과의 비교',  '화질'에 대한 논란이 얼마나 쓸데없고 비생산적인 논쟁인지 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다양한 렌즈의 활용에 있어서 이종교배와 미러리스가 풀어야 될 숙제에 대해 얘기하려고한다. 만약 내 말 믿고 지른 미러리스에 대해 옆에 앉은 친구가 측은한 눈빛으로 DSLR과 비교하려는 낌새가 느껴진다면 이렇게 한방 날려주시라.


니 카메라는 거울이 찍어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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