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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Dec 14. 2016

창이 그린 그림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38

지난 금요일 탄핵이 결정되는 날이었다. 날씨는 다소 싸늘했지만 햇빛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부로 느끼는 온도는 외부 환경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같은 온도라도 겨울에는 따듯하게 느껴지고 여름에는 차갑게 느껴지고... 추웠기 때문에 더 따듯하게 느껴졌던 것인지... 가결이 되어 그렇게 느껴졌던 것인지... 아니면 복합적인 것일지...

사진을 찍으면 늘 다양한 빛과 마주한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고 내 사진에 기준이 되는 것은 태양 빛이다. 가시광선 중에 가장 밝은 빛. 간혹 유리창을 투과하거나, 반사되면서 만들어지는 모양새도 흥미 있게 관찰하고 사진의 소재로 이용해 보기도 한다.


간결한 흑백 사진


흑백으로 전환할 것을 예상하고 촬영했다. 그래서 더욱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프레임을 구성한다. 수직 수평 맞추고 의자가 정 가운데라면 재미없으니 살짝 오른쪽으로 옮긴다. 창을 투과한 빛이 사선구도라서 재미있다. 그것을 느꼈을 때 찰칵!

사람이 한명 앉아있었다면 덜 외로워 보였을까?


그림자가 주인공이 되는 사진도 재미있다. 항상 물리적으로 만져질 수 있는 물체가 주인공일 필요가 없지 않나?

무채색(흑백)이지만 나무결과 어울려 따뜻한 느낌이 든다.
그림자는 간혹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자연물처럼 불규칙한 이미지와 창에 반사된 그림자처럼 날카로운 이미지가 대비되는 사진도 재미있다.

나 들어갈래! /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진격의 담쟁이 덩굴


창에 반사되는 이미지는 적당한 외곡과, 추상적인 형태로 탈바꿈된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가상의  느낌이 전달되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코스프레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250분의 1초의 승부사 / 우연히 마주친 저 너머의 그녀와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진검 승부를 펼쳤다. 찍을 것이냐? 찍힐 것이냐?


사진은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서 '이념'이나 '사고'를 담는다. 보통 그것을 '주제'리 부른다. 하지만 위의 몇장의 사진처럼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순수한 이미지 자체로 메시지를 대신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주제를 붙이면 좀 어색해지거나 오버하는 억지스럼움이 생길 수 있다. 아마도 사진의 쓰임새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한마디로 정의가 쉽지 않은가 보다. 거의 매번, 마지막 문장에는 나름 심혈을 기울였다. (진짜다! ^^) 그런데 오늘은 위의 사진들처럼 복잡하지 않고 그냥 간결하게 포스팅을 끝내고 싶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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