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농업, 건축, 문자. 이 발명들이 문명의 기초를 만들었다.
불은 인간을 자연의 정점에 올려놓았다. 더 이상 자연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을 이용하는 존재가 됐다. 추위를 이겼고, 맹수를 쫓아냈고, 고기를 익혀 뇌를 키웠다.
농업은 정착을 가능하게 했다. 인구가 폭발했다. 먹고 남는 식량, 잉여가 생겼다. 분업이 시작됐다. 모두가 농사를 지을 필요가 없어졌다. 도공, 대장장이, 사제, 군인. 전문 직업이 생겼다. 왕이 등장했다. 국가가 탄생했다.
건축은 권력을 가시화했다. 피라미드와 지구라트는 왕의 권력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도시는 수만 명이 모여 사는 질서 체계였다. 계획된 거리, 신전, 궁전. 문명의 규모를 보여줬다.
문자는 기억을 영속화했다. 한 세대의 지식이 다음 세대로 전해졌다. 법이 기록됐다. 세금이 계산됐다. 역사가 보존됐다. 문명이 축적되고 가속화됐다.
이 발명들 위에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이집트 문명이, 중국 문명이 세워졌다. 하지만 역설이 있었다. 농업은 대부분의 사람을 더 불행하게 만들었다. 노동 시간이 늘었다. 건강이 나빠졌다. 계급이 생겼다. 전쟁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되돌릴 수 없었다. 인구가 너무 많아졌다. 야생 동식물만으로는 먹여 살릴 수 없었다. 한번 시작된 문명은 멈출 수 없었다.
50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이 기초 위에서 산다. 정착, 도시, 국가, 법, 문자. 모두 농업혁명에서 시작됐다. 우리는 1만 2000년 전 선택의 후손이다.
핵심 질문: 왜 문명은 특정 지역에서만 먼저 태어났을까?
답은 간단하다. 농업에 적합한 야생 식물이 있던 곳,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이 있던 곳, 적절한 기후를 가진 곳. 우연이 아니라 지리의 결과였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는 밀이 있었다. 중국에는 벼가 있었다. 중남미에는 옥수수가 있었다.
지리가 역사를 결정했다. 적어도 문명의 시작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