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분에 오랜만에 한국에 나왔다. 장기로 일정을 잡으니 10년 20년 만에 반가운 얼굴들도 찾아보았다.
이제 다들 60이 넘거나 곧 앞둔 나이들. 옛 추억에 대한 되새김이 지루해 져갈 시간이 되면 타인의 정치적 성향을 염탐하듯 한국 정치의 다양한 이슈들을 툭툭 건드리며 화제가 넘어간다.
놀라운 건 그들 대부분이 타인에게 주입시키려 하는 자신의 정치적 관점들이 때로는 엄청난 학습을 통해 공고해지고 있다는 거.
평생 교육. 참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인데 손주를 둔 노년세대가 탈원전 반대를 위해 원자력을 공부하고 젊은 시절부터 서울의 노른자 지역에서 자가에 살아왔던 이가 정부의 부동산정책 비난을 위해 부동산을 공부하는 건 쓸데없는 재능 낭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치의식의 과잉이 노년세대에 심해지는 건 그렇게 유튜브적 알고리즘이 심화된 결과가 아닐런지.
평균수명이 길어져 60대도 아직 젊다고는 하지만 젊은 세대보다 살 날이 적게 남은 거 또한 사실일 터.
60이 되는 해부터 선거권을 박탈해버리면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을 젊은 세대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노년세대는 이제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을 거두라. 아이들의 세상은 아이들 손에 오롯이 남겨주고 고전을 읽던가 여행을 떠나던가 차분히 자기 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