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코멘터리] C-Commerce 에 밀린 N-Commerce
창업 아이디어를 갖게 되는 가장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아마도 돈을 받고 자기 방을 빌려주다가 그에 영감을 받아 에어비앤비를 창업한 브라이언 체스키의 이야기 일겁니다. 23세의 나이에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온라인 플랫폼 trademe 를 창업한 Sam Morgan 의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Deloitte 에서 테크놀로지 컨설턴트로 일하던 Sam 은 중고히터를 구하려고 중고물품 판매사이트를 뒤지다 사이트의 부실한 재고관리에 낭패를 겪은 후 직접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trademe 는 단 5-6주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1999년에 정식으로 론칭합니다. 론칭 첫주에 155 명의 회원을 모은 Sam 은 장난삼아 trademe 사이트를 미국 eBay 에 buy-now price 1백만불에 등록합니다. 후에 등록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뉴질랜드 시장에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했지요.
그후 2001년에 원조 경매사이트 eBay 의 뉴질랜드 침공도 물리치고 trademe 는 뉴질랜드에서 독보적인 온라인 플랫폼으로 성장합니다. 2006년에 trademe 는 은 호주의 미디어 재벌 Fairfax Media 에 7억불에 매각되고 2011년에 상장했다가 2019년에 영국계 사모펀드인 Apax Partners 에 25.6억불에 매각되면서 상장폐지됩니다.
trademe 의 active 한 회원수는 5백만입니다.(뉴질랜드 전체 인구는 530만입니다) DAU(Daily Active User) 는 2021년 기준 690,000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3년 사이트 방문순위를 보아도 글로벌리 1579 위라는 높은 순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내에서는 몇몇 대기업들이 타도 trademe 를 목표로 야심차게 투자를 하였으나 엄청난 손실을 보고 소리없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https://brunch.co.kr/@kiyunglee41lb/13
그러나 trademe 의 아성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입니다. 이미 2023년 기준 TEMU 에 밀려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4위인 Aliexpress 와 6위 Shein 까지 합하면 뉴질랜드내에서 중국 커머스의 점유율은 40% 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trademe 의 시작은 개인간 중고물품거래 즉 C2C 를 기반으로 성장하였으며 차츰 전문셀러들이 늘어나면서 많은 부분이 B2C 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사실 C2C 플랫폼은 스케일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C2C 의 원조격인 eBay 조차도 B2C 로 전환하였지만 그나마도 아마존에 밀려서 쇠락해가고 있는 걸 보면 trademe 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우기 뉴질랜드는 제조업기반이 부실하여 거의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해서 쓰고 있는데 그간 trademe 를 무대로 판매해온 셀러들의 제품군과 알테쉬의 제품군이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어서 추후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도 보입니다.
그간 부동산, 구인/구직등 무형의 서비스 중개를 통해 수익모델을 다변화하면서 양질의 성장을 일궈왔지만 정작 태생의 원천인 커머스 부문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trademe 가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