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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두민 Jun 22. 2021

소크라테스의 변명 리뷰

네가그렇게 잘 알아?

 ‘너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 나는 책을 읽어가면서 나 스스로에게 많이 해보았던 질문이었다. 한 권씩 책들을 읽어가면서 더 지혜롭게 변모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카오스였다. 그야말로, 혼. 돈 그 자체였다. 그 이유는 내가 읽어 가는 책에 대해서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때마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성찰하면서 ‘너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라는 질문과 함께 사색에 빠져들게 된다. 그것이 하루가 되고 1년이 되고 가장 길었던 주제는 2년 반 동안 지속되었다. 이렇게 질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덕분이지 않았을까 한다.

 

 그는 논리와 논증에 아주 뛰어난 소피스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눈 일이 많았다. 그런 대화 속에서 소크라테스는 늘 그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그들이 논증하는 주제에 대하여 ‘그게 맞다고 생각해?’라고 일침을 날리셨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질문을 하고 산파술로 다른 이들과 대화하는 방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도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을 즐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질문을 통해서 답변이 형성되고 합리적이면 자신의 철학이 되고 가치관이 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보면 자신이 군중 앞에서 변명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일관된 논리로 군중의 감정을 호소할 뿐 아니라 정확한 논증으로 자신을 변호하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에는 두려움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그가 두려움 없이 답할 수 있었던 것은 ‘파이돈’을 참조하길 바란다.

 

 그는 자신이 생각해 놓은 삶과 죽음에 대하여 이미 대답을 내렸고 그것이 자신이 믿는 가치관과 신념으로 자리 잡았기에 그는 무엇 하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용감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 맹수에 달려드는 용사처럼!


 결국,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내가 느끼고 지금까지 사용하는 것은 매번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일까?’, 또는 ‘겉으로 만 아는 척하는 것이지 않을까?’ 매일 같이 점검한다. 책을 읽던 중이던, 삶을 살아가면서든 상관없이 여러 주제가 떠오르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이렇게 질문하고 나면 질문하고 답변을 찾아가는 그 순간들이 숨이 턱 막히고 갑갑한 경험을 한다. 어쩔 때는 좌절하고 우울하기까지 한다. 그런 시간 속에 사람을 통해, 책을 통해, 예술을 통해 필요한 답들을 얻고 성취감을 얻고 나의 신념이 되어 행동에 옮긴다. 그리고, 또다시 질문하고 답변하기를 반복한다.

 

 이런 과정은 나의 삶에 스스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읽다 보면 자신의 철학이 결국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한다. 만일 우리가 산모의 고통과 같이 혼돈에서 자신이 원하는 답변을 얻는다면 나는 그 답변을 통해 자신 스스로가 당당히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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