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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두민 Jul 29. 2021

엄마, 힘들 때 울어도 괜찮아

엄마는 내게 항상 소녀 같아

 오늘 어머니의 환갑 생신을 맞이하여 그간 고생했다고 용돈 100만 원과 케이크를 드렸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가족 식사를 했다. 사실, 가족 식사라고 하지만 어머니랑 나 단 둘 뿐이었다. 한 부모 가정으로 태어났고 형제가 없었기 때문인가? 조금은 어머니의 환갑이 많이 비어 보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오히려 아들인 내가 정성을 다해 준비한 선물을 받고 너무나 좋아하셨다. 자신의 인생에서 한 번 밖에 없는 환갑을 신경 써준 것에 대한 감사일까? 


 작년 이맘때쯤 어머니에게 전쟁을 선포하듯 한 마디를 선언했는데.. 그것은 어머니 환갑 때 100만 원을 드리겠다는 내용이었다. 늦은 나이에 방황하다 26살이라는 나이로 학교를 다시 입학한 나로서 돈이 나올 구멍은 없었다. 그래도 무엇인가라도 해주고 싶었다. 61년 동안 아들 하나 바라보면서 '있는 고생, 없는 고생'하신 어머니이기에 꼭 뭔가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적금 캠페인’은 시작되었다. 


 사실, 다니고 있는 학교가 신학교여서 그런지 한 교회의 청년부 전도사로 들어가 일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안 먹고 안 쓰니 금세 100만 원이 만들어졌다.  만들고 난 후, 나는 속으로 “뭐야 생각보다 쉽잖아..”라는 소리 없는 외침과 함께 성취감을 느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욱 값진 일이 있었다. 나는 어머니를 보면 항상 “어머~ 소녀같이 이쁘네”라고 이야기한다. (여담이지만 어머니가 젊었을 적에 남성들의 구애를 꽤나 받을만한 얼굴인듯했다.. 조금 인정..) 이 뿐 아니라, 나는 기회가 된 다면 어머니가 행동하시는 것들 중 관찰하여서 나중에는 본받을 점이 있는 것 같으면 구체적으로 칭찬을 아낌없이 해드렸다. 


 칭찬을 받는 어머니는 처음에 낯설어했다. 어머니가 항상 낯설면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이건 뭔지..?”라고 자신의 낯섦을 표현하신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랑곳하지 않고 자세하게 어머니에게 본받을 점을 이야기하고 칭찬한다. 그렇게 5 -6년이 지났을까 어머니는 이미 나에게 ‘둠며들었다..’ 나의 칭찬에 이제는 해맑게 웃으시면서 “고마워~”하신다. 이제는 가정 안에서 화목과 평안이라는 것이 그리고 서로 사랑하고 유대감 있다는 것이 더 살갑게 다가온다.


 뭐,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듯이 처음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나서 23살까지는 하루에 두 번씩 싸우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 과정에 어머니도 지치고 나도 지치면서 굉장히 긴 공방으로 이어졌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 싸움의 원인은 사랑하는 표현의 방식이 달랐음을 서로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알고 난 후 나는 어머니에 “사랑해”라는 말로 시작하여 칭찬하는 습관까지 이르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다. “엄마도 사람이구나”, “엄마도 울 곳이 필요하고 남에게 칭찬을 듣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구나” 어머니는 말씀은 안 하셨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 그렇기에, 어머니는 나의 칭찬을 듣고 해맑게 웃으시지…


 김상복 작가는 중학교 도덕 선생님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칭찬일기 숙제를 내주면서 부모님에게 칭찬을 해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잘 된 경우와 잘 안된 경우를 종합하여 기록해 놓았다. 책은 읽기 쉬웠지만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분명하게 있었다. 바로, 세대의 차이로 벌어져 버린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간격을 ‘칭찬’이라는 발판으로 좁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칭찬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께 칭찬을 하고 있는 내가 보았을 때는 자식들이 한 번쯤은 읽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정리하자면, 부모님들도 사람이다. 똑같이 ‘희로애락’을 느끼며 고통과 아픔이 있으시다. 그럴 때 나이가 어떻든 자식이 먼저 부모님에게 칭찬 한 마디 구체적으로 남기면서 가정 안에서 벌어져 있는 간극을 좁혀 나가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모든 이들이 읽지 않아도 된다. 그저, 부모님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자식들이라면 책을 집어 들고 단숨에 읽어 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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