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몸 안에 거대한 몬스터가 들어와서
속을 답답하게 하면
엄마는 내 등을 쓸어내리면서
몬스터를 겁주기 시작한다
꺼-억 끄어-억
어깨부터 팔을 쓸어내리면서
평소에 듣지 못한 굵고 무서운 소리가
엄마한테서 뿜어져 나온다
소리가 점점 커지면
제아무리 몬스터라도
겁을 먹고 구석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지
이때다! 엄마가 엄지를 실로 칭칭 동여매고
바늘로 콕, 찌르자
붉고 둥근 몬스터 무덤이 불룩 솟아난다
나는 얼른 일어나 두 발을 쿵쿵
팔을 훠이 훠이 내두르며
다시는 오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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