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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국내선 터미널 T1 VIP
공항에는 정말 많은 취재 포인트가 있다. 나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든 또는 우연한 기회에서든 대부분의 취재 포인트를 알고 있다.
그런데 공항을 다닌지 2년이 다 되가는 최근에 새롭게 발견한 포인트가 있다. (베이징공항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이런 새로운 취재 포인트를 찾는 것은 초등학교 때 보물 찾기를 하는 것마냥 재밌겠니? 재미없다.
이 포인트는 나도 처음 서 봤는데 바로 국내선 전용 터미널인 T1 VIP 통로다.
T1은 T2와 붙어 있는데 국내여행을 할 때 이용하는 터미널이다. 건물끼리 연결은 돼 있지만 우리가 갈 일은 정말 없다.
보통 북한 인사들이 중국에 와서 국내를 순회할 때는 중국의 고속철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고속철은 중국에서 항공기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된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기술력 역시 안타깝지만 한국보다 높다.
고속철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더 붙이자면, 기자들도 지방출장을 갈 때 정시성이 요구되거나 급하게 가는 출장이라면 고속철을 이용한다. 이 편이 기본적으로 무조건 딜레이가 되는 중국 항공 교통보다 낫고, 인터넷이 연결돼 업무도 볼 수 있다.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국내선에 올 일이 없는데 지난번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에 개혁개방 모델을 학습하러 가게 위해 출국할 때 이 곳을 이용했다.
왜 국제선 터미널이 아닌 국내선 터미널을 이용하나요? 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 인사가 중국 국내선을 타야했던 이유는 아주 간단한 원인 때문이다. 바로 베이징에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베이징에 도착했지만, 하노이행 직항이 있는 광저우로 이동한 뒤 광저우발 하노이행 항공편을 타고 현지시간 오후 11시30분이 되서야 긴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
여기서 국제관계에 관심이 있는 분은 이런 의문이 들 거다. 아니 같은 공산당이 집권하는 국가끼리 이리 왕래가 없나요? 더구나 세계적인 허브공항인 서우두공항에서요? ㅇㅇ. 진짜 없다.
눈치를 챈 분도 있겠지만, 중국과 베트남은 영토 분쟁 역사가 길다. 중국의 서남쪽과 베트남이 맞닿은 국경지대부터 남중국해의 영해까지 투닥투닥한 역사가 매우 길다. 그래서 두 국가는 당 대 당 교류를 하긴 하지만 마치 별거하는 부부가 자식 결혼을 위해 잠시 식장에 앉아 있는 사이 같달까? 뭐 그렇다.
아무튼 나도 T1 VIP라는 새 취재 포인트를 알게 돼 뭔가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처럼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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