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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몬>
대만판 '꽃보다 남자' 산차이가 운영하는 그 식당
따오밍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산차이도 당연히 기억하겠지?
산차이가 벌써 커서 바람둥이 남편이랑 결혼을 했어요. 하하하하하. 미인은 박복하다더니 ㅡㅡ .
그 남편이 아니 정확히는 그 남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강남요릿집 '차오장난' 구경하세요.
요즘 잘나가는 트렌디한 중국 식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보시죠.
<맛객> 따오밍쓰 여친 산차이 남편(?)이 운영하는 '차오장난'
전에도 말했다시피 우리 회사는 한국에서보다 중국에서 위상이 더 높다.
그래서 가끔 중국외교부 고위직 인사가 불러서 점심을 사(?)는데 뭔가를 얻기 위한 것보다는 그냥 얼굴이나 터놓자는 차원에서다.
또 요즘 한국 매체가 관심을 두는 이슈가 무엇인지도 알아보려고 이런 자리를 만든다.
보통 각 매체를 별도로 부르는 편인데 이날은 우리 회사 외에도 몇몇 매체와 함께했다.
중국 측에서는 꽤 고위직 인사 한명과 실무진 2명이 나왔다. 이런 자리에서는 음식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된다.
일단 오늘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의 고향은 한명은 톈진(天津), 나머지는 저장(浙江), 랴오닝(遼寧)이었다. 이럴 때는 각 지역의 요리를 하나씩 이야기 해주면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금방 허물어진다.
톈진은 자희태후(서태후)가 즐겨 먹었다던 거우부리(개도 안 쳐다 봤다는 만둔데 맛남), 저장은 동파육, 랴오닝은 다구방(돼지 허벅지뼈 요리) 정도만 이야기해주면 일사천리로 대화가 이어진다.
이런 오찬에 오면 좋은 점이 하나 있는 데 식사를 굉장히 신경 쓰기 때문에 식당이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인 경우가 많다.
오늘도 중국외교부 근처 강남요릿집을 약속장소로 잡았는데 대만판 꽃보다 남자 '유성화원'의 여주인공 산차이의 실제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식당 이름은 '차오장난'(?江南)으로 뜻을 굳이 풀이하자면 '잘 나가는 강남식당', 아니면 '아름다운 강남' 정도 된다.
중국에는 이런 식의 연예인급 셀럽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유행하는 데 꽤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무래도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직군이기 때문에 고전풍의 중국 식당이나 일반 식당보다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이 식당 역시 꽤 가격이 나가는 편인데도 낮부터 사람으로 북적였다.
이런 식당들의 특징은 중국의 전통적인 식당과 달리 간판에 내건 지역의 음식에 국한해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맛있고, 예쁘고, 세련되면 다 메뉴에 포함한다.
전통을 고수하는 맛은 좀 없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좋은 전략이다. 셀럽의 유명세와 이런 실용적인 메뉴 구성이 이런 류의 식당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집도 강남 요리에서 조금 부족한 매콤한 맛을 보강하기 위해 쓰촨(四川) 요리를 메뉴에 포함했고, 디저트 파트에서도 강남식 디저트뿐 아니라 베이징 특산인 전통 다과를 포함했다.
오늘 메뉴는 중국외교부에서 직접 마련했기 때문에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강남 요리가 70%, 베이징 요리 10%, 쓰촨 요리 10%, 혼종 10%로 구성됐다.
가장 인상적인 요리는 중국식 곱창전골과 쪼꼬미 만두, 채소 육수 우럭탕, 궁바오 새우, 베이징 전통 디저트, 강남 전통식 마 음료 등이다.
항시 그렇듯 맛있었던 순으로 소개하자면, 오늘 단연 최고의 요리는 중국식 곱창전골이다.
혹시 중국에서 곱창 요리를 먹어본 사람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중국 곱창 요리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잘 알 수 있을 거다.
일반적인 곱창요리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배경은 일단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 선생님처럼 당신이 산수행을 하듯 강원도 두메산골에 있다 생각하자.
열심히 산행을 하다가 길을 잃게 됐는데 어디선가 '꾸르꾸르' 소리가 들려와 무서운 나머지 나무 위로 몸을 피한 당신은 잠시 뒤 어미 멧돼지와 어미 뒤를 졸졸 따르는 새끼 멧돼지 5마리를 보게 된다. 그때 어미 멧돼지가 사람 냄새를 맡고 당신이 오른 나무 밑동으로 다가올 때 바로 그때 나는 '산짐승'의 살아있는 냄새 그게 중국식 곱창 요리의 맛이다. 이제 좀 이해가 가는가?
그런데 이 곱창 요리는 그런 잡내가 거의 나지 않았다. 곱창과 새우, 장어, 스팸, 오리 선지 등을 재료로 했는데 아마도 스팸과 새우가 잡내를 강하게 누른 생태에서 위에 뿌린 고수가 잡내를 완전히 잡아낸 것 같았다.
체면만 아니면 내가 혼자 한 그릇을 다 먹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다음은 쪼고미 만두. 중국의 만두를 먹어 봤다면 알겠지만, 보통 만두 사이즈가 크다. 그나마 작다는 샤오룽바오 정도가 한국 고향만두 크기보다 아주 조금 작고, 나머지는 대부분 사이즈가 크다.
특히 만두피 안에 육수를 고형 시킨 '탕바오'(湯包) 같은 경우는 웬만한 여성의 얼굴만 하다. 이 만두는 나중에 맛객으로 한 번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넘어가겠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만두피 안에 굳힌 육수를 넣고 쪄내서 빨대를 꽂아서 안의 육수를 먹는 만두다. 물론 피도 먹는다.
아무튼, 오늘 먹은 만두는 내가 중국에서 본 만두 중 가장 작은 크기의 만두였다.
맛은 어땠냐면 고향만두에서 살짝 조미료를 걷어내고 먹는 맛. 게다가 만두 아래쪽을 약간 태워서 불맛도 나고 전체적으로 맛의 간을 비롯해 만두피의 두께 소의 크기 등 모든 게 균형이 맞았다.
다음은 외모와 완전 다른 맛이 났던 채소 육수 우럭탕이다. 중국에서 물고기 요리를 먹는 것은 우리 먹스승님 정도 내공이 있어야 가능하다. 왜냐면 일단 민물고기는 디스토마의 우려도 좀 있고, 흙냄새가 심하게 나기도 한다.
바닷물고기의 경우는 동부 해안가를 따라서 조선소와 제철소가 쭉 늘어서 있어서 물고기가 그냥 물고긴지 아이언피쉬인지 분간이 안 갈 수도 있다. 뭐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이런 식당에 오면 그냥 믿고 먹어봐도 좋다.
오늘 먹은 우럭탕은 겉모양이 일단 독특하다. 탕색이 노란색인데 얼핏 보면 뭐지? 겨자 맛인가? 싶을 정도로 노랗다. 그래서 국물을 떠먹어 봤는데 신세계! 굉장히 독특한 맛이 난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탕 맛이 떠올라 다시 숟가락을 들었는데 이미 표면이 굳어진 것을 봤을 때 꽤 오랜 시간 곤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종업원을 불러 물어보니 물고기는 우럭 종류를 사용하는 데 일반 우럭보다는 더 고급 어종이고, 육수는 채소로 낸다고 한다. 채소 종류를 물어봤더니 주방장이 잘 아는데 자기는 모른다고 도망가 버려서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대충 내 입맛으로 찍어보면 일단 노란 호박이 아주 조금 색을 내기 위해 들어가는 것 같고, 국물을 시원하게 하려고 박을 쓰는 것 같다. 나머지는 일반적인 당근, 양파, 마늘 정도? 국물이 생각보다 깔끔한 맛이 난다. 예전에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 샘킴 셰프가 채소 육수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런 맛 난 맛이 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은 궁바오 새우. 궁바오지딩이라는 닭조각과 땅콩, 대파, 고추가 들어간 요리는 중식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이게 자금성 그러니까 궁에서 먹었던 음식이라고 하는데 뭐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우리나라로 치면 멸치볶음이나 제육볶음처럼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요리다.
궁바오지딩에서 약간 진화한 것이 바로 궁바오샤(宮爆蝦), 즉 궁바오지딩 양념을 사용한 새우 볶음이다. 궁바오지딩은 파와 탕수 소스 때문에 달큰하고, 고추의 매콤한 맛과 땅콩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한국인에게도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여기에 모두가 사랑하는 새우를 넣었으니 맛은 말해 무엇하겠나. 각자들 상상하도록 하자.
이 집은 궁바오샤를 낼 때 위에 설탕 공예를 덧씌워서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저런 설탕의 경우 먹기보다는 관상용인데 젓가락으로 장식을 깨뜨리는 재미도 있고, 달짝지근한 궁바오샤에 단맛을 더 첨가하고 싶을 때 곁드여 먹어도 된다.
그리고 오늘은 디저트가 정말 정수였다. 영화 '마지막 황제'에 나오는 베이징 궁궐에나 있을 법한 다과 식기에 나온 요리인데 총 8종의 디저트로 구성됐다. 맛은 대부분 한국의 전통 한과처럼 텁텁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그런 맛이다. 그냥 전통 나무 식기에 담겨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맛있다고 느낄 만큼 자태가 고왔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요리는 강남 전통 마음료다. 중국은 마를 '산야'라고해서 엄청 즐겨 먹는데 보통은 냉채로 애피타이저 요리가 많다. 이날도 애피타이저로 마 요리가 나오긴 했는데 음료로 나왔다.
오늘 자리한 사람들 모두 이 음료의 매력에 빠졌는데 맛이 참 오묘하다. 고소하면서도 마의 찰기는 안 느껴지고 진덕진덕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소프트 드링크처럼 찰랑찰랑했다.
오늘 자리를 같이한 한 여성 관료가 있었는데 이 분도 맛고수 포스를 풀풀 풍겼다. 종업원에게 물어보지 않고 내용물을 맞추는 배틀을 나와 벌였는데 내공이 보통이 아녔다.
나는 일단 너무나 느껴지는 '마'를 말했고, 그분은 '땅콩'을 외쳤다. 그리고 이어 내가 참깨를 외쳤는데 이 분은 귀리를 말했다. 그 이상은 뭐 혀가 영 좋지 못해 맞추지는 못했다.
오늘 식사를 하면서 연합뉴스가 공항에서 북한 취재를 어떻게 하는지, 하루에 기사를 몇 건 쓰는지 많은 관심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뭔가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 무서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봐주세요. 엉엉. 그래도 뭐 죽이기야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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