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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Jan 23. 2019

<취재현장> 중국 국가 대극원

#취재현장

중국 국가대극원

<취재현장> 북한 공연단의 공연이 펼쳐질 중국 국가대극원 


    북한 공연단이 중국에 온다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베이징 내 내놓으라 하는 취재진이 모두 베이징역에 모였다.

    나와 나의 영원한 취재 동반자 영혜는 일찌감치 베이징역 플랫폼으로 들어와 평양-베이징 국제열차인 K28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꽝. 북한 공연단은 이번 열차로 베이징에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냥 나갈 수 도 없어 내일 취재 동선을 파악하려고 영혜와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말로만 듣던 전설적인 장소인 베이징역 귀빈실에 도착하게 됐다.

    이 곳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 시 특별열차를 타고 올 경우 중국 의장대를 사열하는 곳으로 대부분 귀빈실 바깥 쪽에서 취재를 하기 때문에 안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

    이제는 베테랑이 돼 변장과 위장에 너무 능숙한 영혜는 나와 함께 부모님을 마중 나온 남매인 척 하면서 귀빈실까지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는 베이징역 귀빈실이 있는 1번 플랫폼은 엄청 춥다는 것.

베이징역 귀빈실, 특파원계에서는 전설 속 용같은 존재로 실물을 본사람은 거의 없다.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다가 핑계거릴 찾아 1진 선배에게 보고를 했다.


    "베이징역도 중요하지만, 내일 공연하는 중국 국가대극원 미리 사전 현장 조사 가얄 거 같습니다. 불확실성보다 확실한 것을 먼저 하시죠"


    항상 현장 의견을 존중하는 선배는 내 의견을 받아들였고, 우리는 베이징역 귀빈실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우리는 일단 밥을 먹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런 뒤 북한 공연단의 공연이 펼쳐질 국가대극원으로 향했다. 

    중국 국가대극원은 세계 유명 건축가인 프랑스 건축가 폴 앙드뢰가 설계했다. 이 건축가는 뭐 워낙 유명하니 부연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공항 성애자인 나에게는 붕괴된 샤를 드골 공항을 설계했기에 인상이 깊게 남아 있다. (나쁜 것만 기억함ㅡㅡ)


    중국에는 사실 엄청난 현대 건축가들이 지은 생뚱맞은 건물들이 많다.
    일단 삼성미술관 리움을 지은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는 베이징 중국국영방송본사(CCTV) 건물을 지었다. 

    무슨 의자 모양같이 생긴 이 건물은 높이가 165m나 되는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건설된 건물이다.

    CCTV 본사는 두개의 건축물로 이뤄져 있는데 서브 건물이 본관에 엿을 날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이니 너무 신경쓰지 말기 바란다.

    이 서브 건물은 사실 화재로 철골이 휘면서 텅텅 빈채 공동묘지 묘비처럼 방치돼 있다. 철거를 시도해보려 했지만, 마천루의 특성상 건너편 건물과 하중의 균형을 맞춰 짓기 때문에 이 건물을 철거하려면 맞은 편 건물도 같이 철거를 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도 빈 채로 그대로 남아 있다. 원래 용도는 만다린이라는 리조트 브랜드가 들어오기로 돼 있었다고 한다.

엿을 날리는 것 같은 것은 기분 탓이다.

    또 베이징 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냐오차오(새둥지) 올림픽 경기장이 있다.
    이 경기장은 헤르초크 드 뫼롱, 에이럽스포트, 차이나 아키덱처 디자인 앤 리서치 그룹이 설계했는데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근데 너무 비효율적인 경기장의 대명사로 더 유명하다.
     또 올림픽용 건물이 하나 있다. 내가 매일 가는 공항에 있는 T3이 바로 그것.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3터미널은 영국의 노먼 포스터 경(卿)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데 기본적으로 인천공항의 설계와 비슷하다.
     아. 그리고 우리 동네에 있는 무슨 계림같이 생긴 왕징 소호 건물은 영국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 자하 하디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위쪽 냐오차오 경기장, 아래 왼쪽 서우두 공항 T3, 오른쪽 계림을 본딴 왕징 소호.

    각설하고 우리가 가야할 국가대극원은 제일 큰 대극장인 가극원과 중소규모인 음악정, 희극장, 소극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극장 1곳과 소극장 3곳으로 구성됐다고 보면 된다.

     총 객석규모는 5473석으로 2007년 9월 올림픽을 앞두고 완공됐다. 연건축 면적은 14만 9520m로, 반구형이 특징인데 일부 사람은 서니 사이드 업 같다고 농을 치기도 한다.

    이번에 북한 공연단이 공연을 하는 공연장은 오페라 극장인 가극원이다. 가극원은 4층 2416석 규모로 오페라, 뮤지컬, 발레 공연을 하며, 무대 전환이 빠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북한 공연단의 공연이 펼쳐지면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중국 대극원 오페라 극장인 가극원 입구

    2017석 규모인 음악청에서는 보통 클래식 공연이 열리는데 6500여개 관으로 만든 파이프 오르간이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1040석 규모의 희극원에서는 연극, 경극, 전통극이 무대에 오른다. 또 하나 소극장이 있는데 사실 이곳은 주요 공연을 하진 않고, 말 그대로 소규모 공연을 하는 공간이다.
    나와 영혜는 오늘이든 내일이든 베이징역에 북한 공연단이 도착하면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한 뒤 대극원으로 갈 예정이다.

    대극원 직원들 이야기로는 24-28일 대극원은 북한 공연 때문에 휴관에 들어간다고 한다. 아마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관람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보안 수준을 최고로 올린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이 난관을 넘을지는 오늘 철저한 준비를 했으니 한번 부디쳐 봐야 알 것 같다.

   #베이징역탈출성공  #국가대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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