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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Feb 13. 2019

안보위기? 개와 소가 웃을 소리

#취재현장

<취재현장> 안보위기? 개와 소가 웃을 소리

    '격세지감'
    안보 위기라... 지나가던 개와 소가 웃을 일이다.
    내가 정치적인 글을 안 쓰려고 하는 편이라 가만히 있으려다가 기가 차서 미혹하지만 내 생각을 보태본다.
    사진 속 이 사람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이 사람은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라고 서우두 공항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일명 곰탱이로 불린다.
    지금은 이렇게 이런 사람이 나와도 아무도 모를 정도로 세월이 바뀐 것을 나는 현장에서 느낀다.
    얼마 전 그러니까 한 1년 전 쯤, 김일국 체육상이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범위 논의차 베이징 공항을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진짜 안보위기가 심각하다가 북한이 서서히 빗장을 열고 유화 제스처를 막 시작하던 타이밍이었다.
     지금처럼 뭐 비핵화네 ICBM 폐기네 풍계리, 동창리 실험장 폐쇄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할 때니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힐 거다.
     당시가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물 밑서 논의 될 때인데 그 진위에 대해 "에이 그 도라이 둘이 그걸 하겠어?"하며 전문가들도 의심하던 때였다.
    그 전문가들 중 일부는 지금 한미연합훈련 연기 결정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대해 한반도 안보 위기를 부르짖고 있는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 시절에는 남북 교류가 워낙 없다보니 김일국 체육상, 장웅 북한 IOC 위원만 베이징 공항에 출몰해도 공항이 떠들썩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김일국이 누구야?" 할 정도로 아무것도 아닌게 됐다.
    안보란 것이 공기와 같아서 좋아져도 좋아진 것 같지 않고, 안 좋아져도 안 좋아진 것 같지 않은 게 특징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자의 상황이다.
    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로 날아다니고 핵이 북녘 땅에서 '풍풍' 터지던 시절은 까맣게 잊고 현재의 안락함이 위기라고 악을 써대고 있는 꼴을 보고 있노라니 코웃음이 나올 뿐이다.
    오늘 나도 기다리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의전담당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안 나오고 곰탱이 김일국 체육상이 나와 '이걸 기사 써? 말어?' 고민하다가 문득 격세지감을 느꼈다.
    전 같으면 속보에 분석기사에 부산을 떨었을 텐데 선(先) 고민, 후(後) 기사 작성이라니.
    나는 정권마다 잘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은 남북관계와 외교정책 만큼은 다른 정권보다 월등한 성과를 냈다고 기록하고 싶다.
    요즘 터져 나오는 부동산 정책이니 경제위기니는 따질 생각도 없고, 민생도 세수 확보 정책을 보면 딱히 잘 한다고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한반도의 지역 감정, 진보와 보수 대결, 노동문제, 심지어 대미, 대일, 대중외교까지 우리 사회 병폐의 근간인 남북문제를 이렇게까지 끌고 온 것은 확실히 칭찬받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너 빨갱이냐?" 이 질문만 사라져도 얼마나 생산적인 논의가 많아 질까?
    오늘도 십 몇번대 채널에서는 안보 위기를 부르짖는 앵커의 목소리가 쇳소리처럼 시청자들의 귀를 때리고 있을 것이다.
     안보 위기라니. 허허. 진짜 위기면 방송도 안 하고 튈 거 같은 양반들이.
#취재현장 #격세지감

평양으로 가는 판 빈 민 베트남 외교장관 겸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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