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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Mar 19. 2019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통해 본 비상금 통장 사태

#에세이

<북한덕후가 바라보는 비상금 통장사태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2005년 9월 16일. 이 이름마저 동남아스러운 은행을 둘러싸고 북핵문제의 큰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의 '슈퍼노트'라 불리는 위조 지폐 세탁을 도운 혐의를 들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에 대한 제재를 감행한다.
    '아니 마카오에 있는 은행하고 니 우리은행 비상금 통장 걸린 것하고 무슨 관계야 이 ㅅㄲ야'라고 할 수 있지만, 두 사건은 샴 쌍둥이 같이 매우 유사한 양상을 띄고 있다.
    미국은 당시 이름도 태극기 할배같은 <애국법 311조>를 동원해 BDA가 북한의 불법자금 세탁을 돕고 있다며 주요 우려 대상으로 지정해버렸다.
    요새 심심찮게 거론 되는 세컨더리보이콧(흥 애네랑 놀기만 해봐 너네 흥! 같은 제재)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그런 뒤 이 은행은 어떻게 됐을까?
    말 그대로 미국에게 찍힌 은행이 되면서 주옥이 됐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북한의 2500억 달러 규모의 BDA계좌는 어찌 됐을까? 그냥 없느니만 못한 '헛깨비' 통장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 지금 내 비상금 통장과 같은 신세가 된 것이다.
    와이프는 비상금 통장의 존재를 안 뒤에도 나에게 통장 속 돈을 달라고 하지 않았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 내 비상금 통장의 자금 흐름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은행에 넣어둔 비자금 1천만원을 감히 꺼내 쓰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또 미국이 BDA를 제재 대상에 올린 시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 BDA를 제재한 시점은 지금이야 유명무실 해진 북핵 6자회담이 힘을 받아 6개국이 합의에 이르러 <9.19공동성명>을 막 채택해 세상에 배포하려던 때였다.
    그런데 미국은 재무부와 국무부의 알력 다툼이라곤 하지만, 합의할 때는 언제고 '북한 이ㅅㄲ들 주옥돼 봐라' 하고 BDA를 제재 대상에 올려 버렸다. 참으로 의도가 불순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와이프도 마찬가지다.
    내가 투자 실패의 책임을 모두 안고 모든 재정을 와이프에게 넘기자마자 내 가장 아픈 혈자리인 우리은행 비자금 통장을 콕 찍어 제재하면서 나의 선한 의도에 먹칠을 했다.
     당시 북한의 당혹스러움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해 본다.
     2005년 북한 외무상이었던 김계관 외무상은 이런 말을 남겼다.

     "(미국의 BDA 제재에)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그러하다. 지금 내 심정이 딱 그렇다.
    이런 미국의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있은 후 북핵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흘렀을까?
    북한도 9.19 공동성명 이행을 거부하며 BDA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리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으니 아버지는 2006년 7월 5일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10월 9일 첫 핵실험을 강행한다.
    파국으로 치달는 북핵 설국열차가 레일 위를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길고 긴 유엔 대북제재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시소 게임은 이렇게 시작됐고, 이후 북핵문제는 흐르고 흘러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무산까지 이르렀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덕내가 진동을 해서 그만 써야겠다.
    짜파게티 먹고 잤다가 배탈이 나서 잠이 달아나 분기탱천한 마음에 한줄 적어 봤다.
    오늘부터 나는 자력갱생 모드로 들어가 미제에 아니...와이프 독재체제에 맞서 핵 개발 아니.. 일격 필살 무기 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 한다.
#아분하다 #방코델타아시아같은기지배
++꼴보기 싫어서 자는 잠든 코를 한번 비틀어 주고 다시 누웠다. 쿄쿄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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