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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May 14. 2019

<예술의 향기> 松미술관- 루이스 부르주아展

#예술의향기 #루이스부르주아

송미술관 전경(좌), 송미술관 야외에 전시된 루이스의 <거미> 시리즈(우)

<예술의 향기> 松미술관- 루이스 부르주아展

    오늘도 영혜와 숙연이 없이 공항에 나오니 허전하고, 쓸쓸하고, 멜랑꼴리하다.

     내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날씨는 너무 좋았다. 이런 날은 예술로 힐링을 해줘서 꿀꿀한 기분을 살짝 걷어내야 한다.

    그리하여 공항 근처 중국 엔터테인먼트계 큰손인 화이브라더스가 운영하는 송(松)미술관에 왔다.

     송미술관은 베이징에 있는 지음(知音)께서 추천해 줬는데 공항 근처 내가 자주 찾는 뤄홍 사진 전시관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뤄홍사진전시관이 뤄홍 회장 본인이 직접 작품 활동을 해 전시를 한다면, 송미술관은 세계 유명 작가 초대전과 화이브라더스 대표인 왕중쥔(王中军), 왕중레이(王中磊) 회장의 소장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다.

     물론 시설면에서는 어느 곳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두 곳 모두 수준급 시설을 갖췄다.

      화이브라더스의 컬렉션은 실로 대단한데 반 고흐, 피카소 등등 나 같은 무지렁이도 알만한 거장들의 작품을 꽤 많이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초대전 역시 수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들여오는 대형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송미술관의 정원은 천연 잔디가 깔려 있고, 아름다운 고건축과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송미술관이 소장한 반 고흐 컬렉션

    오늘은 루이스 부르주아 초대전이 열리고 있어 거장들의 작품을 실제로 못 봤지만, 조금 아쉽지만 다음에 또 와서 보면 되니 상관없다.

    일단 송미술관도 미술관 자체도 입이 떡 벌어지게 예쁘고, 전시 공간과 야외 공간도 넓고, 전시되는 작품도 대단하다.

    오늘 감상한 전시의 주인공인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 역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작가 중 하나다. 프랑스 태생에 결혼과 함께 미국인 남편을 따라 뉴욕으로 넘어가 작품 활동을 한 그는 페미니즘적 작품을 많이 남긴 것으로 아주 유명한 작가다.

    그 시대에 이런 작품 활동을 한 것도 대단하지만, 그의 작품 전반에 깔린 여성만이 표현할 수 있는 페미니즘적 정서는 굉장히 선구자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루이스의 대표작인 <거미> 시리즈(왼쪽 첫번째, 두번째)와 그의 조각 작품.

    루이스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거미> 시리즈는 특히 모성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로 알을 품은 거대한 거미의 모습을 통해 여성의 강인함, 경외감을 잘 표현하고, 또 한편으로는 가느다란 거미 다리를 통해 가부장적 질서에 상처 받기 쉬운 연약함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조각과 설치 작품이 많은데 초기에는 회화와 판화 등 편명 작업을 하다가 30대 이후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름 그대로 부르주아 같은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다.

    루이스는 15세에 소르본 대학 수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던 수재로, 후에 수학에 흥미가 없어 미술로 진로를 바꾼다. 

    그의 페미니즘적 작품 성향은 어려서 아버지와 가정교사의 불륜과 아파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는 개인사에서 발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루이스 부르주아 관련 서적도 전시돼 있다.

    오늘 전시는 설치작품이 대다수였는데 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달라 보이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전시도 전시지만 오늘은 송미술관을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미술관 진입로부터 봄과 같은 정취가 느껴지고, 기하학적으로 절제미가 매력적인 본관 역시 그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 같았다.

송미술관 진입로. 양쪽으로 심겨진 포플러 나무가 매력적인 아름다운 거리.

    전시 공간도 일본식 정원처럼 정갈한 미학을 추구해 그저 이런 인프라를 갖춘 중국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입장료가 조금 비싸긴 한데 반 고흐, 피카소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데 뭐 200위안(34000원) 정도야 괜찮지 않나?

    솔직히 루이스 부르주아 전은 나 같은 남성 관객보다는 여성 관객들이 보면 더 감동이 있을 전시 같다.

     페미니즘에 관심 있거나 모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껴 보고 싶은 독자 분들은 루이스의 작품을 검색해 감상해 보기를 추천한다.

<좋은 엄마>라는 제목의 설치 작품
천을 활용한 작품들이 많다.
사방에서 감상하면 각기 다른 느낌이 나는 설치작품들.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 루이스의 설치 작품은 그저 난해함을 추구하는 현대 설치미술과는 또다른 매력을 줬다.
글쓰기에 능했던 루이스는 텍스트가 들어간 작품들도 많이 남겼다.

#송미술관 #루이스부르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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