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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May 25. 2019

<예술의 향기> '중국 판화의 대가' 쑤신핑

#중국미술 #쑤신핑

<예술의 향기> '중국 판화의 대가' 쑤신핑

    오늘 점심 먹고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지난번 '월요 휴관'으로 보지 못했던 쑤신핑(蘇新平) 작가의 전시에 갔다.

    민생은행 현대미술관은 언제 가도 널찍하고 전시장 구조도 좋고, 작품 구성도 좋고, 모든 게 마음에 든다.

    1960년생인 쑤신핑 교수는 중국 미술 명문대인 톈진미술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고향인 내몽고 사범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다시 중앙미술학원 판화과 석사과정을 마친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중앙미술학원 부원장을 맡고 있다.

    그가 석사를 하던 시기가 바로 현재 중국 현대미술을 주름잡는 팡리쥔(方力钧) 같은 작가들보다 한 세대 정도 앞선 때로 팡리쥔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항렬로 따지면 팡리쥔의 사형 정도가 될 것이다.

자신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쑤신핑

    그의 판화 작품은 실크스크린 판화가 아니라 석판화 또는 동판화가 주력이다. 당연히 유화 등 다른 장르를 작업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화려한 실크스크린 판화보다 조금은 투박해 보이지만 명암의 조절이나 선 하나하나에 담긴 섬세한 묘사는 그가 왜 인정받는 예술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 전시에서는 유화 작품을 많이 선보였는데 오늘 낮에 김일룡 교수님과 작업실에서 잠시 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예전에는 판화가 정통 유화나 수묵에 비해서 크게 인정을 받지 못했는데 요즘은 판화가 아주 인기를 끈다고 한다. 다만, 인기 판화 작가들은 대부분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그래서 다른 장르의 작업을 하기도 하고 판화 작품도 더 깊이 있는 느낌이 난다.

왼쪽부터 '저 멀리', '동지', '동지'
왼쪽 두 작품은 '고지' 시리즈, 세번째는 '설교'

    쑤신핑 작가도 판화를 주력으로 하지만 깊은 내공의 소유자다.

    오늘 본 그의 유화 작품들에서는 그의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났다.

    유화임에도 그의 판화 작품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됐고, 단순한 선을 이용했지만 깊이 있는 감정이 관객에게 묵직하게 전달됐다.

    특히 '고심하는 사람'(thinker)이란 작품은 잔잔한 울림이 있었다. 또 '고지'(highland)라는 작품 역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독특한 구도로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고심하는 사람 thinker

    쑤신핑은 작품에 자신의 모습을 자주 등장시키는 데 그의 판화에도 종종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판화 작품은 사선으로 내리치는 빛과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표현한 작품이 많은 데 이게 굉장히 쓸쓸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주면서 매력적이다.

     사실 오늘 전시도 그의 이런 류의 작품이 있을까 해서 갔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판화 작품이 많지 않았고, 판화 작품도 최근 작업한 작품들만 있었다.

빛이 사선으로 내리치는 그의 판화 작품.

    오늘 전시된 판화 작품들은 2018년에 주로 작업한 것들로 동판을 이용해 모자이크 형식으로 산수화 같은 큰 그림을 퍼즐 맞추듯 구성하는 작품들이었다.

    10m 이상의 대작들이었는데 실제로 가서 보면 수묵 산수화를 보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이 강하다.

#예술의향기 #중국미술 #쑤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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